극단 SOUL MATE의 안상우 작 연출의 검둥이

 

[글] 문화뉴스 박정기 (한국희곡창작워크숍 대표)
pjg5134@mhns.co.kr 한국을 대표하는 관록의 공연평론가이자 극작가·연출가.

[문화뉴스] 안상우(1976~)는 배우이자 작가 겸 연출가다. 영화 <대호> <소수의견> <러닝 맨> <배우는 배우다>에 출연했고, 방송은 <청담동 살아요> <로얄 빌라> <감격시대-투신의 탄생>, <송곳> <욱씨 남정기> 연극은 <죽이는 이야기> <용서를 넘어선 사랑> <햄릿 분신놀이> <세월이 가면> <캘리포니아> <소월> <미스터 로비> <짐라와 솔레> <사람을 찾습니다> <소심한 가족>에 출연한 미남 배우다. 직접 쓰고 연출을 한 작품은 <디어 앤 포(Dear N For)> <안녕 쿤!> <양벌리 미스터 킴> <핫 걸> <검둥이> 등이 있다.

<검둥이>는 유기견과 그것을 데려다 기른 여인의 이야기다. 여인의 집 거실이 무대이고, 무대 왼쪽 객석 가까이에 출입문이 있는 것으로 설정이 되고, 담장이 허물어진 뒤쪽의 뚫린 창 같은 공간으로 주인 없는 고양이 두 마리가 들어오고, 정면의 안락의자 뒤쪽 벽 틈으로 쥐가 들락거린다. 무대 정면 중앙 벽 앞에 냉장고와 찬장이 있고, 탁자가 있어 음식통과 식기를 올려놓았다. 그 오른쪽에 내실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 안락의자에 앉아 TV를 켜면 화면은 객석에 있는 것으로 설정이 된다.

무대 오른 쪽 객석 가까이에는 벽돌담장이 있어, 그 앞이 주인공 <검둥이>가 버려진 장소로 연출된다. 남녀 출연자가 개와 고양이 그리고 쥐 역할을 맡아 한다. 개 짖는 소리, 고양이 울음소리, 쥐의 소리와 함께 동물들이 말도 하고 의사를 주고받는다. <검둥이>는 여인과 대화도 나눈다. 두 마리의 커다란 개가 서로 으르렁 거리며 싸우다가 한 마리가 심하게 물어 뜯겨 벽돌담장 앞에 기진해 쓰러진다.

   
 

마침 남자와 이별을 하고 새로 이사를 할 집으로 향하던 트렁크를 든 여인이 바로 이 쓰러진 개를 발견하고, 먹이를 주고 자신의 이사할 집으로 개를 데리고 가고 <검둥이>라는 이름을 붙여 부른다. 함께 살게 된 검둥이와 여인은 차츰 의사소통을 하고, 검둥이는 여인의 말귀까지 알아듣게 된다. 거기에다 한 발 더 나아가서 말까지 주고받기에 이른다. 이 집에는 나이든 쥐와 암고양이 두 마리가 들락거리고, 차츰 개와도 친한 사이가 된다.

짐승들은 음식을 뒤져먹기도 하고 먹이로 준 음식을 나눠먹는다. 검둥이는 자신을 데려다 기르는 여인을 좋아하고, 사랑하는 마음도 품는다. 이 때 여인과 헤어졌던 남성이 찾아온다. 음주벽이 있는 인물인지 취한 상태로 찾아온다. 물론 여인은 마음으로는 반기지만 겉으로는 쌀쌀하기가 북극의 빙하 같다. <검둥이>는 당연히 낯선 남성에게 으르렁 거리지만, 덤벼들지는 못한다. 여인의 냉대에 남성을 돌아간다. 여인이 외출을 하면 고양이와 쥐는 제 세상을 만난 듯 부산을 떨지만, <검둥이>는 진중함을 보인다.

여인이 귀가하면 <검둥이>는 여인의 기분과 기색을 살피고 정중하게 여인을 맞이하고 여왕을 모시는 기사처럼 행동한다. 여인이 남성을 다시 만나고, 남성이 여인을 다시 찾아오면서, 여인은 <검둥이>의 목에 고리를 매어 붙들어 둔다. 남성이 간 후에도 여인은 <검둥이>의 고리를 풀어주지 않는다. 남성으로 인해 여인의 속이 상 할대로 상하고 야멸차게 대하면서도 여인은 남성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검둥이>는 그런 여인을 지켜보며 애간장이 타는 모습이다. 마치 남편이 아내가 다른 남정네에게 연민의 정을 보이는 것을 못 참겠다는 표정이 된다.

다시 남성이 만취해 비틀거리며 여인을 찾아온다. 그리고 여인에게 소리까지 지르며 소파에 널브러진다. 여인은 차마 남성을 내쫓지를 못한다. 그리고 잠든 남성에게 담요까지 가져다 덮어준다. 이를 지켜보는 <검둥이>는 증오심으로 으르렁거리기 시작한다. 여인이 방으로 들어간 후, 검둥이는 스스로 고리를 풀어버리고 남성에게 다가간다. 그리고 남성의 목을 힘껏 물어뜯는다. 남성이 비명을 울리고 죽은 듯 쓰러진다, 비명소리에 놀란 여인이 방에서 나와 이 광경을 보고 놀라 여인도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

   
 

대단원은 언젠가 길가 벽돌담장아래 버려져 쓰러져 있던 <검둥이>의 모습처럼 담장아래 누워있는 <검둥이>의 모습과 이를 무심한 듯 지나치는 트렁크를 등 여인의 모습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김영기, 문혜준, 김 욱, 황배진, 이규태, 이도연, 김지수, 최아진, 장문희, 장다빈 등 출연자 전원의 열연과 호연은 물론 동물 역 또한 탁월한 성격창출과 기량을 발휘해, 관객의 우레와 같은 갈채를 받는다.

총괄제작 김정석, 무술감독 곽진석, 무대 서지원 그 외 스탭 진의 열정과 기량이 드러나, 극단 SOUL MATE의 안상우 작 연출의 <검둥이>를 창의력과 연출력 그리고 출연자의 기량이 조화를 이룬 우수 걸작연극으로 탄생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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