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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딸같이 살가운 레슬러 며느리와 며느리를 재가시키려는 시아버지. 며느리와 시아버지, 남남인 인물이 가족이 되기 위해서는 아들이라는 매개가 필요하다. 아들이라는 매개가 사라졌을 때 이들은 가족이 될 수 있을까?

연극 '헤드락'은 이런 질문에서 출발한다. 재가시키려는 시아버지와 가지 않으려는 며느리가 옥신각신 다투는 가운데 '잡히면 놓지 않는' 이들의 헤드락은 혈연이 아닌 가족을 탄생시키는 기호가 된다. 이들 사이에는 혈연 이상의 것, 정(情)과 같은 내밀한 정서적 유대관계가 흐른다. '헤드락'은 '혈연이 아닌 가족'이라는 독특한 가족의 탄생을 통해 과연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평범하고 단란하게 보이는 며느리와 시아버지 사이에는 치유되지 못한 상처가 있다. '춘설'은 남편 '철진'과 싸우고 집을 나간 날 일어난 사고 때문에 자신을 자책한다. '철진'은 레슬링을 포기하고 '춘설'의 뒷바라지를 했었다. '중달'은 아들의 죽음 이후 미끄러운 곳을 피한다. '초코파이'를 좋아하는 '중달'의 취향까지 챙기는 '정' 많은 며느리는 자식과 같은 가족이지만, 아들이 죽었으니 자유롭게 놓아주어야 한다는 마음의 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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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락'에서 가족에 대해 새로운 사유나 흥미로운 소재, 반전 따위는 없다. '헤드락'은 가족의 '정'이라는 잔잔한 정서를 유쾌하게 그리면서도 마지막까지 긴장의 요소를 놓지 않는 잘 짜인 극이다. 서로 상처를 보듬고 헤드락을 걸며 살아가는 가족 사이의 유대감을 작품은 별 과장이나 감정의 과잉 없이 바라본다.

'보고싶습니다', '행복' 등 다양한 작품을 집필했고 2012년 아르코 공연예술인큐베이션에서 차세대예술가 인큐베이팅 희곡작가 부문에 선정된 이선희 작가. 그리고 극단 화살표 대표인 정세혁 연출이 만든 연극 '헤드락'은 임형택, 이선희, 전익수가 출연할 예정이다. 2월 10일부터 2월 22일까지 대학로 스타시티 예술공간 SM에서 막이 오른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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