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녀와 야수' 라이브 컨퍼런스 & V앱 스팟 라이브 현장

   
▲ 영화 '미녀와 야수' 공식 포스터

[문화뉴스 MHN 서정준 기자] 6일 오전 9시 여의도 CGV에서 영화 '미녀와 야수'의 연출을 맡은 빌 콘돈과 벨 역의 엠마 왓슨, 야수 역의 댄 스티븐스, 개스통 역의 루크 에반스, 르 푸 역의 조시 게드가 함께하는 '미녀와 야수' 라이브 컨퍼런스 & V앱 스팟 라이브가 열렸다.

영화 '미녀와 야수'는 디즈니에서 제작해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 1991년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의 실사 버전이다. 지금의 디즈니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디즈니 르네상스 작품의 실사화인 데다 가장 주목받는 젊은 여배우 중 하나인 엠마 왓슨을 비롯해 배우들의 높은 싱크로율로 기대를 모았다.

1부에서는 주연을 맡은 엠마 왓슨과 댄 스티븐스가, 2부에서는 빌 콘돈, 루크 에반스, 조시 게드가 각각 라이브 컨퍼런스에 참여해 이야기를 나눴다.

또 1, 2부 사이에는 에릭남이 진행을 맡아 엠마 왓슨, 루크 에반스, 조시 게드와 함께한 V앱 스팟 라이브 영상이 스크린을 통해 상영됐다. 유명 셀럽들과의 인터뷰로 유명한 에릭남은 이번에도 배려와 유머가 넘치는 진행을 선보였다. 하지만 자막이 제공되지 않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해 한동안 영어로만 라이브가 진행되는 약간의 사고도 있었다.

   
▲ V앱 스팟 라이브 중인 에릭남, 엠마 왓슨, 루크 에반스, 조시 게드

V앱 스팟 라이브에선 영화 '미녀와 야수' 스틸컷을 보면서 어떤 장면인지 각 배우가 설명하고,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나 누가 가장 극중 배역과 비슷한지 등을 묻는 손가락 게임을 이어갔다. 조시 게드는 "엠마는 모든 여성의 롤모델이다. 내 딸들도 엠마를 닮으면 좋겠다"며 엠마 왓슨이 보이는 삶의 태도와 용기를 '벨'과 비교하며 칭찬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3월 16일 개봉일에 맞춘 포즈를 취하며 20분간의 V앱 스팟 라이브를 마쳤다.

이번 영화 '미녀와 야수' 라이브 컨퍼런스에서 나온 일문일답을 정리했다.

   
▲ 주연을 맡은 엠마 왓슨과 댄 스티븐스

간단한 인사 부탁한다.

ㄴ 댄 스티븐스(이하 댄): 안녕하세요. 너무 신나고 너무 기쁩니다. 한국에 직접 못가서 죄송합니다.

ㄴ 엠마 왓슨(이하 엠마): 저희만큼 재밌게 봐주시기 바랍니다.

'미녀와 야수' 출연 소식에 전 세계 팬들이 완벽한 캐스팅이라고 열광했다. 처음 캐스팅됐을 때 소감이 궁금하다.

ㄴ 엠마: 믿을 수 없을 만큼 신나고 흥분됐다. 첫 번째 뮤지컬 출연이고 처음으로 노래를 부르는 역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가 역량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뮤지컬에 적합한 목소리를 가졌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애썼다. 오디션을 볼 때도 노력했다. 그런데 '네가 해도 되겠다. 네가 캐스팅됐다'라고 했을 때 정말 신났다.

이번 작품에서 '벨'은 원작보다 용감하고 진취적 여성으로 그려졌다. 최근 디즈니 여성 캐릭터들의 경향과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ㄴ 엠마: 그 점에 대해서 굉장히 긍정적이라 생각하고 기대가 크다. 이러한 영화는 오늘날 사회적, 문화적으로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가 예를 들어 여자가 동등한 사회의 일원인 세상을 상상하자. 그런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믿고 우리 같은 아티스트들, 디즈니 영화들이 이러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다 생각한다.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작품이다. 원작이 있는데 무서움이 느끼지 않았는지.

ㄴ 댄: 순간순간 그럴 때가 있었다. 우리가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복제하려고 하기도, 완전히 벗어나려고 하기도 했다. 특히 야수의 역할은 좀 더 센스있고 재밌고 따듯하고 바보스러운 인간적인 면을 집어넣으려고 했다. 그러면서 만화적인 것도 넣으려고 했다. 엠마랑 같이하며 우리가 어떻게 야수가 벨에게 위트 있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한편으로 원작에도 충실해지려 했다.

ㄴ 엠마: 오리지날이 잘못된 건 아니다. 오리지날은 너무 멋지다. 단지 우리가 어떻게 좀 더 실사 영화로, 살아 있는 3D영화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했다.

목소리 연기가 너무 좋았다. 야수의 역할을 할 때 대역을 쓴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중후했다. 본인 목소리인지. 얼굴을 드러내기 전까지 사랑을 느끼는 과정에서 점차 메이크업이 바뀌었는데 누구의 아이디어인지.

ㄴ 댄: 첫 질문에 대해 답하자면 음성은 모두 제가 했다. 제가 이렇게 연기하는 것을 항상 원했다. 또 메이크업할 때 날카로운 이도 해봤다. 이를 달고 나면 어떤 목소리가 나는지도. 그러면서 야수와 같은 모습을 보이기 위한 시도를 했고 목소리를 더 저음으로 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저음이 나오게 됐다(웃음). 얼굴도 다 제가 했다. 메이크업보단 여러 기술이 조합됐다. 신체에는 모션 캡쳐를 했다. 10인치 정도 되는 기둥을 신었고 페이스 캡쳐는 별도로 했다. 페이스 캡쳐 기술이 이렇게 집중적으로 사용된 적이 없었다고 했다. 2주에 한 번씩 얼굴에 페인트를 칠하고 20개 넘는 카메라가 제 얼굴을 찍었다. 이것을 가져다 야수의 얼굴로 변화를 시켰다. 이 기술을 통해서 사람 얼굴의 미묘한 움직임을 잡을 수 있었다. 이게 화면으로도 잘 구현된 것 같다. 이번 영화의 스토리텔링에서 굉장한 측면이 야수의 얼굴이 벨과 함께하며 점점 부드럽게 바뀐다는 것이다.

벨이란 이름이 시계를 의미하는 벨인지 프랑스 원어로 아름답다는 의미의 벨을 녹여내 연기했는지 궁금하다.

ㄴ 엠마: 사실 생각해봤는데 제가 보기에는 '뷰티' 쪽에 가까운 것 같다. 항상 제가 했던 상상은 모리스가 벨이란 이름을 지어준 이유는 내면의 아름다움이라고도 할 수 있고 아버지에게는 아름다운 딸이니까. 어떻게 보자면 부모로서의 사랑으로 이런 이름을 지어줬다고 생각했다.

무도회장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오리지날을 어느 정도 참고했는지와 어떤 재미가 있었는지.

ㄴ 엠마: 저희가 춤을 출 때는 오리지날을 그대로 가져왔다. 그렇다고 해서 애니메이션 무용 자체를 복사한 것은 아니다. 댄과 제가 겪었던 가장 큰 어려움은 어떻게 하면 춤을 잘 출 수 있을지였다. 인간 여성과 야수가 어떻게 춤을 잘 출까. 그가 야수를 연기할 때 높은 힐을 신고 근육 갑옷을 입고 있어서 춤추기 힘들었다. 문자 그대로 기둥과 춤을 추는 기분이기도 했다. 잘못 추거나 방향을 바꾸면 발가락이 부러질 거 같은 느낌도 받았다. 어떻게 하면 부딪히지 않고 잘 추고 야수를 살아 있게 할 수 있을까 싶었다.

   
▲ 빌 콘돈, 루크 에반스, 조시 게드

감독이 생각하는 미녀와 야수는 어떤 영화이며 어떤 점에 관객들이 주목하면 좋겠는지.

ㄴ 빌 콘돈(이하 빌): 제가 보기에 가장 중요한 건 결국 '러브 스토리'라는 거다. 제가 희망컨대 관객들이 엠마 왓슨의 벨 역을 보며 마지막에 야수를 안고 제발 돌아와달라고 하는 장면에서 서로를 위한 운명이고 드디어 만났구나 하는 감정을 느꼈으면 한다. 그 감정에 다들 몰입할 수 있으면 한다.

미국 일부 주에서 성소수자 캐릭터를 묘사했다는 이유 때문에 상영하지 않겠다는 소식을 들었다.

ㄴ 빌: 모든 분들이 영화를 보고 2주 뒤에 다시 이야기했으면 바람이 있다. 모든 사람을 이 영화 주제에 포용시키고 싶었다. 그냥 표면적인 것만 보고 그렇게 생각할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요즘 세상은 어떤 사람들이 뭔가 왜곡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주제는 '수용'인데 저항을 받고 있다. 전 디즈니를 믿고 있다.

ㄴ 조시 게드(이하 조시): 제 생각엔 이 시점에서 이 말을 하는 것보단 시간이 좀 지난 뒤가 어떨까 싶다. 우리가 반복적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전 이 영화가 자랑스럽다. 또 디즈니의 모든 영화는 포용성이 있다. 또 너무 의미 있는 주제를 다루고 있다. 가능하면 표지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강조하고 싶다. 우린 이해하지 못하는 것 모르는 것을 두려워한다. 예를 들면 루크 에반스의 '개스통'은 정말 멋지다. 만나지도 않은 야수와 싸우겠다 생각한다. 야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지만 공격하러 간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겠나. 영화에서 교훈을 받아가면 좋겠다. 30년 전 처음 이 영화가 나올 때와 마찬가지 주제다.

루크 에반스의 팬이다. 당신은 원래 뮤지컬 배우로 알고 있다. 다시 뮤지컬로 돌아온 소감이 궁금하다.

ㄴ 루크 에반스(이하 루크): 맞다. 팬이라고 해주셔서 감사하다. 무대에서 노래를 한 건 10년 정도 됐다. 그 이후 영화에선 뮤지컬을 한 적이 없었지만, 늘 기다려왔고 드디어 미녀와 야수를 만났다. 그리고 디즈니에서 가장 사랑받고 미움받는 악당인 '개스통'을 연기할 기회를 줘서 감독에게 감사하다. 소감은 즐겁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다. 어리석은 대사도 많다. 그러나 잘 써진 캐릭터라 생각한다. 또 개스통의 노래. 군중을 동원하는 노래 같은 게 무척 즐거웠다. 이런 캐릭터를 현실로 만드는 것이 제겐 즐거운 경험이었다.

'미녀와 야수' 애니메이션이 워낙 유명해서 결말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렇기에 실사화될 때 뮤지컬 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갔다. 내용을 알고도 이 영화의 어떤 점에 끌려 봤으면 하는지 관전 포인트가 궁금하다.

ㄴ 빌: 미녀와 야수가 아주 예전에 처음 나왔을 땐 뮤지컬이 없었다. 디즈니의 뮤지컬 영화에 뿌리를 둬 이렇게 음악이 들어간 뮤지컬 실사 영화로 만들었다는 건 마치 다시 집에 돌아온 거 같다. 그리고 관전 포인트 중 하나라면 루크 에반스가 워낙 실제적이고 독특한 인물을 연기한다. 자아도취적이면서 영혼이 맑지 않은 '개스통'. 그 악인의 모습에서도 뭔가 트라우마가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한때 전쟁 영웅이고 마을을 보호한 사람이기도 하고. 그런데 전쟁에서 트라우마를 겪으며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 됐다. 보면서 느낄 수 있다. '개스통'은 21세기 사람이구나 하고.

특별히 신경 쓴 CG 장면이나 신기술이 있는지.

ㄴ 빌: 물론이다. 애니메이션을 실사로 리메이크한다는 것은 애니메이션으로 보이면 안 된다. 물론 불가피하게 CG를 썼지만, 실사 느낌을 주려 노력했다. 그리고 다른 게 다 잘돼도 야수가 현실적이지 않으면 안 된다 생각했다. 지금까지 CG를 쓰며 연기하는 건 혼자서도 잘해낸 배우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런 로맨틱한 영화에서 주인공이 CG와 함께 아름다운 노래를 해야 하는 적은 없었다. 오랜 시행착오를 겪으며 여러 기술을 시도했다. 처음엔 수트를 만들어서 입혀보고 리허설도 했다. 그담엔 모션 캡쳐, 페이스 캡쳐도 했다. 새로운 건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집중적으로 쓰인 적은 없었다. 모공까지도 캡쳐할 정도로 썼다.

각자가 꼽은 베스트 씬이 있다면.

ㄴ 조시: 루크와 저는 둘 다 같은 장면일 거 같다. '개스통'이 죽는 장면(웃음).

ㄴ 루크: 그 말할 줄 알았다.

ㄴ 조시: 같이 부르는 노래. '개스통 송'이 하이라이트가 아닌가 싶다. 어릴 때는 꿈을 갖고 있지 않나. 셀 수 없이 91년 판 '미녀와 야수'를 보며 자랐다. 내 딸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렇게 5주 동안 리허설하고 노래 녹음하고 반복적으로 3일간 촬영했다는 것은 꿈이 이뤄진 거였다.

ㄴ 루크: 우린 모이기만 하면 노래했다. 그래서 영화 장면 내에서 노래 부르는 장면이 가장 기억나고 그게 최고의 순간이 아니었나 싶다. 다른 수많은 마을 사람들과 함께했다. 빌에게 조금만 더 찍어달라, 하루만 더 하자며 졸랐을 정도다. 제겐 거의 영화가 하나의 마술 같은 순간으로 변모하는 장면이었다. 또 이 영화가 LA 프리미어에서 상영됐는데 큰 박수를 받았다. 런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개스톤 송'에선 영화를 보고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푹 빠진 것 같다. 영화관이 아니라 눈앞에서 노래 부르는 퍼포먼스를 본 사람들처럼 박수쳤는데 그때가 정말 좋았다. 화면 안의 에너지가 관객에게도 전달되는 것이.

ㄴ 빌: 저도 그게 하이라이트라 생각한다. 마치 평생 연습한 걸 보여주는 것 같았다. 무대 위에서 공연하는 것 그리고 그걸 영화화하는 것이 특별한 순간이고 뭔가 변모되는 순간이었다. 내가 뮤지컬에 있구나 하고 느낀 장면이었다. 18분 정도 계속 노래 부르는데 너무 멋진 장면이었다. 그리고 이 둘이 같이할 때 관중들은 모두 사라졌다.

관객들이 '미녀와 야수'의 어떤 점을 보고 좋아해 주면 좋겠는지.

ㄴ 루크: 이 영화를 사실 저는 네 번 봤다. 근데 볼 때마다 꼭 매료됐다. 정말 소리를 낮춘다 하더라도 시각적으로도 매우 아름답다. 각각의 장면이 너무 디테일까지 묘사됐다. 또 화면에서 감정도 넘쳐나고 소리를 높이면 음악감독이 26년 전에도 너무 아름답게 음악을 만들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하나의 여정이다. 일상으로부터의 탈피. 12살 때 처음 '미녀와 야수'를 봤다. 너무 몰입해서 현실을 잊고 디즈니가 제공하는 상상에 빠져들었는데 12살로 돌아간 거 같았다. 일상의 걱정을 다 잊고 이 아름다운 캐릭터를 즐기길 바란다. 저희가 재밌게 만들었기에 여러분도 재밌게 즐기시면 좋겠다

ㄴ 조시: 어떤 때보다도 일상으로부터 탈피하고 싶은 순간인 거 같다. 생각을 잊고 즐기시길 바란다. 또 이 영화가 좋은 점이 다른 영화와 다른 느낌이라는 점이다. 제 딸이 실사 뮤지컬을 영화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늘날엔 이런 영화가 별로 없다. 4~50년대만 해도 뮤지컬 영화 황금기였다. '싱잉 인 더 레인', '오즈의 마법사' 등. 최근 '라라랜드'도 있었지만 이후 '미녀와 야수'가 등장하며 이 장르가 되살아날 수 있는 시대가 됐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이런 실사 뮤지컬 영화를 다시 발견할 수 있길 바란다. 기술적으로도 좋아졌다. 관객들이 같은 영화를 계속 보면 지루할 수 있는데 '미녀와 야수'는 좋은 대안이 될 거 같다.

ㄴ 빌: 두 분이 너무 아름답게 표현해줬는데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1930년대에 만들어진 '미녀와 야수'는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차례 해석됐다. 중요한 메시지는 책을 표지로만 보는 게 아니라 내면을 봐야 한다는 것이고 이게 요즘에도 통용된다 생각한다.

   
▲ 영화 '미녀와 야수' 스틸컷

서정준 기자 some@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