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카와 히데키, 최초로 중간자들의 교환으로 강력 제안
쿼크 이론의 등장 이후 글루온의 교환으로 이해

출처: 미국 물리학회

[문화뉴스 MHN 권성준 기자] 색이란 물체의 표면에서 반사된 특정 파장의 가시광선이 안구의 세포에 도달할 경우 그 신호를 읽은 뇌가 그리는 이미지를 말한다. 물질마다 흡수하는 파장의 빛이 있고 반사하는 파장의 빛이 있기 때문에 서로 다른 색이 보이는 것이다.

원자에도 색이 있을까? 원자 한 개는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단일 원자로 이루어진 물체에 빛과 같은 에너지를 주입하면 원자 궤도에 맞는 에너지만 흡수하고 방출하여 정해진 파장의 빛만 방출한다. 이미 반사하고는 거리가 먼 현상이 시작된다.

원자 한 개는 보이지도 않는다. 또 원자와 충돌하여 빛이 반사되는 현상은 콤프턴 산란이라고 하는데 X선과 같이 단파장의 고에너지 광선이 되어야 겨우 일어나는 현상이다. 가시광선은 그냥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입자의 색깔을 논하는 것은 아주 무의미함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물리학자들은 원자보다 더 작은 원자핵, 원자핵을 이루는 양성자와 중성자 그리고 양성자와 중성자를 이루는 쿼크들에 색깔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게 대체 무슨 의미일까?

출처: 픽사베이

입자의 색깔을 논하기 시작한 건 강한 상호작용을 설명하면서였다. 어니스트 러더퍼드가 원자핵을 발견한 뒤 "어떻게 같은 전하의 입자들이 원자핵에 뭉쳐있을까?"라는 의문점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같은 +전하를 띄는 양성자들은 서로 쿨롱 반발력을 가져 흩어져야 하지만 세상의 모든 원자들은 양성자들끼리 뭉쳐 원자핵을 이루고 있었다. 그래서 당시의 과학자들은 뭔지는 모르겠지만 전자기력 보다 강한 어떤 힘이 원자핵을 붙잡는다고 생각하였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강한 힘이기 때문에 이 힘에 강한 핵력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당시에는 쿼크의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양성자를 묶는 힘이라고 생각하였고 이후 제임스 채드윅이 중성자를 발견하면서 중성자와 양성자를 묶는 어떤 힘이라고 생각하였다.

출처: CERN

양성자와 중성자로 이루어진 원자모형을 보고 일본의 물리학자 유카와 히데키는 원자핵을 이루는 입자들이 서로 어떤 입자를 교환하면서 힘이 생긴다고 보았고 이 입자에 중간자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지금은 유카와 퍼텐셜이라고 부르는 식을 보면 쿨롱의 법칙에서 약간 식을 변형하여 가까운 거리에서는 힘이 강하게 작용하고 먼 거리로 가면 힘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식을 만들어 강력을 설명하였다.

이 유카와 퍼텐셜 중 쿨롱의 퍼텐셜에서 수정된 부분이 바로 입자의 교환을 의미하는 형태로 나타난 것이었다. 유카와는 중간자가 실제로 발견되면서 업적을 인정받아 1949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세상에 존재하는 힘이 입자 간의 교환이라는 설명의 시작점이 되었다.

출처: 노벨재단
유카와 히데키 / 세실 파월

유카와가 노벨 물리학상을 받고 바로 그 다음해인 1950년 최초로 중간자를 발견한 세실 파월 또한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다. 이렇게 끝났다면 아름답게 끝났겠지만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파월의 발견 이후 수많은 중간자들이 발견되기 시작하였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전자, 양성자, 중성자 그리고 파월이 발견한 파이 중간자 정도가 세상을 이루는 기본 입자인 줄 알았었는데 갑자기 기본 입자들이 무수히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이는 수많은 물리학자들을 당황시켰고 더 중간자를 발견하는 과학자에게는 상이 아니라 벌금을 매겨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등장할 정도였다.

출처: CERN
겔만의 팔정도

이 모든 입자들을 성질에 따라 정리한 사람은 머리 겔만이었다. 과거 원소 주기율표를 만들었을 때와 비슷하게 발견된 입자들을 성질에 따라 늘어놓은 표를 만들었다. 이 표에 겔만은 팔정도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재밌게도 주기율표를 만들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표에는 빈칸이 하나 있었고 멘델레예프가 갈륨을 예측하였듯이 겔만도 빈칸에 해당하는 입자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실제로 이후에 해당 입자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겔만은 1969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다.

겔만은 팔정도를 만들면서 쿼크라는 기본 입자를 가정하면 모든 현상이 설명된다고 주장하였다. 현재는 쿼크도 발견되면서 겔만의 주장이 옳다고 받아들여지지만 강력의 문제가 따라오게 되었다.

출처: CERN
힘을 매개하는 입자

유카와의 이론에 의하면 강력은 중간자들의 교환인데 중간자와 양성자, 중성자 같은 강입자들은 전부 쿼크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쿼크를 묶어주는 강력은 중간자 모델로는 설명이 안되었다.

이제 쿼크들을 묶어주는 입자가 필요해졌다. 물리학자들은 이 입자가 마치 풀과 같이 입자들을 붙여준다고 하여 글루온이라고 명명하였다. 글루온은 현재에도 광자, W, Z 입자와 같이 힘을 매개하는 기본 입자 중 하나로 받아들여진다.

전자기 현상이 전하량이라는 물리량에 의해 생기는 것으로 이해되듯이 이젠 세상을 이루는 기본 힘으로 받아들여지는 강력도 어떠한 물리량이 필요했다. 정확히 블라디미로비치 스트루민스키가 쿼크들이 배타원리를 따르기 위해선 새로운 물리량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였다.

출처: CERN

여기에 한무영, 난부 요이치로, 월러스 그린버그는 이 물리량을 색으로 설명하였다. 실제 입자가 색을 가진 건 아니지만 빨강, 파랑, 초록이라는 세 가지 색으로 표현되는 물리량이 있다고 가정하면 훌륭하게 강력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쿼크들은 각자 빨강, 파랑, 초록 그리고 반빨강, 반파랑, 반초록 중 한 가지 색깔을 가질 수 있는데 이들의 조합이 흰색을 이루어야지 입자가 안정적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이론이었다. 또한 이 때문에 색을 띠는 쿼크들은 단독으로 존재할 수 없다고 설명하였다.

글루온은 입자들 간에 색을 전달하여 강력이라는 현상을 만들어낸다. 현대에는 양자전기역학에서 전하를 색으로 대치한 이론인 양자색역학이 강력을 설명하는 이론으로 인정하고 있으며 표준 모형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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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과학] 입자에도 색깔이 있다? 1949 노벨 물리학상: 강한 상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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