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단둘뿐인 우리 가족, 아빠와 나린이
단 둘 뿐이지만 마음은 가득찬 크리스마스

출처: KBS '인간극장'

[문화뉴스 MHN 권성준 기자] 서른셋, 최문기(33) 씨는 싱글대디다. 여섯 살 딸 나린이(6)를 뽀뽀로 깨우는 것이 아침의 시작, 씻기고 먹이고 입혀 등원시키고 직장에 갔다 오면 다시 주부로 출근, 아빠의 시계는 그야말로 나린이 중심으로 돌아간다. 

회식도 친구와의 만남도 문기 씨에게는 사치가 된다. 누군가에게 잠깐 돌봐달라고 하면 되지 않겠나 싶지만 사실 문기 씨와 나린이는 서로에게 유일한 가족이다.

문기 씨는 부산에 있는 한 보육 시설에서 자랐다. 언제, 어떻게, 보육원에 맡겨졌는지도 알지 못한다는 문기 씨는 '나는 부모가 없구나'라는 사실도 초등학교 때 다른 친구의 부모님을 보게 된 이후였다. 

출처: KBS '인간극장'

교복 바지가 터지기라도 하면 스스로 꿰매며 학창 시절을 보냈고 졸업 후엔 직업학교에 가서 기술을 배우고 공장에 취업했다. 하지만 6년 전 아이를 가졌다는 여자친구의 말이 문기 씨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 가정을 이루고 사는 것에 대한 오랜 꿈을 이뤄보려나 싶었는데 어린 아내를 달래 가정을 유지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결국 2년 전 이혼을 하고 혼자 나린이를 키우게 된 문기 씨는 누구 하나 기댈 데 없는 서러움과 뼈저린 외로움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딸에게는 같은 아픔을 주고 싶지 않았다. 딸이 외로움을 느낄 새 없이 든든하게 지켜주겠다, 문기 씨는 눈물을 삼키며 마음먹었다.

그렇게 단둘이 아침을 맞은 지도 벌써 2년, 나린인 아빠 출근 시간에 맞춰 친구들 보다 한 시간 먼저 유치원에 간다. 20분 거리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부품을 만드는 회사에 다니는 문기 씨는 퇴근하고 돌아오면 노곤할 텐데도 날로 늘어가는 꼬마 숙녀의 요구를 늘 최선을 다해 들어준다.

출처: KBS '인간극장'

한창 손이 많이 가는 나이인데 행여 빈틈이 보일까 딸이 커갈수록 걱정이 늘어가는 아빠와 그런 아빠의 마음을 아는지 나린이는 야무지게 자랐다. 아빠와 저녁을 먹을 때는 국도 미리 퍼 놓고, 옷도 척척 개어 놓는 나린이는 유치원에서는 언니들도 호령할 만큼 씩씩하다. 

이혼 초기에 문기 씨는 막막한 마음에 술로 하루를 마무리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나린이의 유일한 식구는 아빠이고 내가 아프면 나린이를 챙겨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생각하니 달라져야겠다고 생각했다.

아파트 계단을 오르내리며 달밤에 운동, 두 달 새 7킬로그램을 줄였다. 이왕 몸만들기에 돌입했겠다 딸 손 꼭 잡고 전문 사진관에 가서 바디 프로필도 찍어볼 계획이다. 캠핑 가기, 놀이동산 가기, 문기 씨는 요즘 나린이와 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출처: KBS '인간극장'

제일 부러웠던 건 크리스마스트리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시간을 보내는 가족의 모습이었다. 하나밖에 없지만 그래서 더 소중하고 애틋한 나의 가족, 나린이와 크리스마스 맞이 준비를 해본다.

유난스레 힘겨웠던 한 해 오로지 서로에게 마음을 기댄 아빠와 딸 꿈꿨던 크리스마스, 세상에 단둘뿐이지만 두 사람은 꽉 차게 행복하다. 고사리손 보태 부녀가 함께 트리도 장식해보고 케이크에 초를 꽂고 소원도 빌어본다.

문기 씨와 나린이의 사연이 담긴 KBS '인간극장'은 21일 월요일에서 25일 금요일까지 매일 아침 7시 50분에 방송된다.

-----

'인간극장' 싱글대디의 애틋한 딸 육아, 나린아 사랑해

세상에 단둘뿐인 우리 가족, 아빠와 나린이
단 둘 뿐이지만 마음은 가득찬 크리스마스

주요기사
방송 최신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