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모델 조미경 (촬영: 김민경 작가)

[문화뉴스 MHN 변성재 기자] “사랑하는 가족의 응원, 그리고 주변 분들의 성원에 오늘도 힘내봅니다!”

시니어모델 조미경(엘리트모델에이전시/아미코젠퍼시픽팩토리얼팀), 그녀는 여고시절 하이틴 모델을 동경하며 예쁜 옷차림으로 TV나 잡지와 같은 대중매체에 서는 것을 늘 꿈꿔왔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결혼과 육아, 그리고 직장 생활에 바쁜 하루를 보냈던 조미경은 지인의 권유로 시니어모델이라는 직업을 알게 되고 오랫동안 갈망하던 모델의 꿈을 이루기 위해 국내 많은 모델 아카데미를 수소문 끝에 시니어모델로 입문하게 됐다.

18년 전 한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아픔을 가진 그녀는 그러나 아픔을 딛고 다시 멋진 중년의 모습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아래는 시니어모델 조미경과 나눈 인터뷰 전문이다.

- 반갑습니다. 자신의 소개를 먼저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시니어모델로도 주부로도 열심히 살고 있는 조미경이라고 합니다. 저는 2020년 11월 ‘박지윤 드레스 쇼’를 통해 데뷔한 새싹 시니어모델이예요. 현재는 사업을 하는 남편과 IT회사에서 일을 하는 아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 시니어 모델에 입문 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누구나 그렇듯 TV 속에 나오는 예쁜 모델들은 항상 저의 동경의 대상이었어요. 어린시절부터 모델이 막연한 꿈이었죠. 하지만 현실적인 생활 속에 야속하게도 시간은 금세 흘렀고 눈을 떠보니 어느새 그냥 예쁜 옷을 입고 사진찍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중년이 되었더라구요.(웃음)

이미 중년이 된 어느 날, 평소 다니던 옷가게에서 시니어모델에 대해 듣게 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생각이 났어요. 잊고 있었던 ‘꿈’이 살아나는 것 같았어요. 결국 ‘지금이 아니면 안되겠다’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열심히 하다보니 모델로 데뷔를 하는 날이 왔네요.(웃음)

시니어모델 조미경 (촬영: 김민경 작가)

-시니어모델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워킹 수업이 보는 것과 달리 어려웠어요. 구두를 신고 그냥 걷는 줄로만 알았던 ‘모델의 워킹’은 모델들의 피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수업 전에 시작되는 고강도 스트레칭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되는 워킹 수업까지 마치는 날은 제대로 걷기도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결국 몸살에도 걸리고 며칠 동안 고생하다 대표님께 못하겠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대표님께서 패션쇼에 한 번 서보고 결정하자고 말씀해주셨어요. 그런데 그때 포기했다면 정말 평생 후회할 뻔했지요. 지금은 오히려 다리가 아프면 뿌듯하기도 합니다. 워킹에 자신감도 붙고 이제는 고강도 스트레칭도 행복하기만 합니다(웃음).

-그런 과정을 거쳐서 드디어 시니어모델로 정식 데뷔를 했는데 소감을 듣고 싶습니다.

사실은 아직도 실감이 잘 안 납니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런웨이에 선다는 것은 상상도 못했거든요. ‘패션쇼에 구경 한번 가보고 싶다’ 정도만 생각하던 사람이 드레스를 입고 런웨이에서 걷고 있다면 믿을 수 있으신가요(웃음)? 제 삶에 마법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지금도 런웨이에서 걷던 생각을 하면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와요. 이 자리를 빌려 예쁜 옷을 디자인해주신 박지윤 디자이너님, 지도해주신 EMA 알렉스강 대표님, 이현정 원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데뷔가 꽤 큰 무대였는데 부담감은 없으셨는지요?

너무 긴장됐어요. 특히 윤영주 선생님, 에루화 선생님 같은 쟁쟁한 시니어모델 선배님들과 함께 무대에 선다는 것이 처음에는 설렜지만 갈수록 부담되더라구요.

다행히도 사랑하는 아들과 남편의 세심한 위로와 격려 덕에 실수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늘 믿어주고 응원해주는 우리 가족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시니어모델 조미경 (촬영: 김민경 작가)

-런웨이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패션쇼에 앞서 3일 전 의상 피팅 시간이 있었습니다. 저를 위해 박지윤 선생님께서 예쁜 드레스를 피팅 해주시는데 창피하게도 드레스 지퍼가 안 올라가는 거에요(웃음).

결국 드레스를 3번씩이나 갈아입는 헤프닝이 있었어요. 박지윤 선생님께 얼마나 죄송하던지 평소 조금 더 몸 관리를 해야겠다고 반성도 많이 했습니다.

다행히 고급스러운 중세백작부인의 의상을 입게 됐고 런웨이는 무사히 마쳤지만 정말 잊지 못할 에피소드에요.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스스로 다짐했어요.

-시니어 모델로 데뷔 후 주위의 반응은 어땠나요?

저보다 가족들이 더 기뻐하고 있어요(웃음). 저희 남편은 출퇴근 때마다 ‘모델님 다녀오겠습니다’라 말하며 저를 인정하고 세워주며 아들은 ‘엄마가 가장 예쁘다’면서 저를 응원해줘요.

최근 MBN에서 방영 중인 오전 정보프로그램의 ‘면역력 건강미인’ 코너에 출연했는데 방송으로 저를 보시고 주위에서 많은 응원문자를 보내주셔서 정말 기쁘기도 했습니다.

모델로서 아직 미숙함에도 불구하고 과분한 응원을 받는 것 같아 가금 몸 둘 바를 모르겠어요. 칭찬과 응원을 보내주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시니어모델 매력은 무엇인가요?

저도 어느덧 중년이 되다보니 삶을 하루하루 즐겁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이외에도 많은 중년분들이 이런 생각을 하실 것 같은데 이런 면에서 시니어 모델이라는 직업은 정말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젊은이들의 소유물이라고 여겨졌던 모델이라는 일을 통해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설렘’을 느끼고 저를 관리하고 가꾸게 되니까요.

물론 생활이 조금 더 바빠지긴 했지만, 자신감도 생기고 흐트러져 있지 않게 저를 도와주죠. 그런 면에서 매력있는 직업인 것 같습니다(웃음).

저처럼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많은 분들이 시니어모델에 도전하셔서 행복한 중년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시니어 모델이 아닌 본래의 직업이 있으신가요?

모델이 아닐 때에는 가정주부로 일합니다. 그 전에는 전공에 맞춰 도서관 사서를 했었고 실내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아 잡지사에서 디스플레이 코디네이터로 일을 했습니다.

-평소 몸매관리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우선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가볍게 산책을 하고 간단한 스트레칭까지 마치고 나면 하루의 시작이 달라져요.

지금은 워킹 연습이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 같아요. 열심히 걷다 보면 체형도 교정되고 몸매관리에도 좋아요. 저만의 비결이라 한다면 워킹 연습을 열심히 하는 것입니다. (웃음)

-그렇다면 취미는 무엇인가요?

과거 저는 해금을 연주했었고 집 인테리어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또 독서와 음악감상을 좋아하고 골프와 걷기운동은 오랫동안 해오고 있습니다.

시니어모델 조미경

-골프와 시니어모델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 무엇인가요?

짓궂은 질문이지만(웃음) 그래도 저는 두 가지 다 하고 싶어요.

제가 골프를 좋아하는 이유는 지인이나 가족 모두와 어울려서 할 수 있고 공기 좋은 곳에서 탁 트인 잔디 위를 걷다 보면 몸과 정신이 모두 건강해지는 느낌, 말 그대로 ‘힐링’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라운딩 가는 날이면 가능한 한 많이 걸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경치 좋고 공기 좋은 곳에서 카트를 타고 다니는 것이 조금 아깝기도 하구요(웃음).

-다소 무뚝뚝한 이미지였는데 엄청 쾌활하신 것 같아요. 주변에서는 ‘조미경’을 어떤 사람이라고 하나요?

사근사근하고 잘 웃는다고 해요. 봉사활동도 많이 다니고 종교활동도 열심히 하는 자신보다는 남을 배려할 줄 알고 특히 남의 말을 끝까지 귀 기울여 들어주는 친구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네요(웃음).

-봉사활동을 하신다고 하셨는데 어떤 활동인가요?

아주 오래전부터 꾸준히 여러 봉사활동을 해왔어요. 그러던 중 작년에 평소 남편의 머리를 잘라주던 것이 계기가 되어 인도네시아, 네팔, 스리랑카에 미용 봉사를 다녀왔어요.

정글 안 오지마을 사람들의 미용을 도와주는 활동이었는데 한번은 귀여운 꼬마아이에게 모이칸 스타일로 이발을 해주었어요. 그러자 다른 아이들이 본인들도 해달라며 줄을 서기 시작하는거에요(웃음).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아이들을 보며 결국 제가 더 힐링하고 왔습니다.

이후에도 국군수도병원, 요양병원을 다니며 봉사를 했었는데 최근에는 코로나가 심해지며 봉사를 못 다니고 있네요. 어서 코로나가 잠잠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남에게 배푸는 일은 항상 따뜻하고 즐거워요.

-시니어 모델 중에 롤모델이 있으신가요?

윤영주 선생님을 롤모델로 삼고 있어요. 기회가 돼서 같이 워킹 수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너무 멋있었어요. 워킹이나 풍기시는 카리스마나 등을 보며 저 나이가되면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죠.

최선을 다하고 갈구하면 이뤄진다는 선생님의 말씀처럼 저도 노력하려고 합니다. 제게 많은 자극을 주세요(웃음)

시니어모델 조미경

-시니어모델 조미경이 아닌 인간 조미경을 말한다면 어떨까요?

항상 남을 배려하는 마음, 겸손한 자세, 어려운 이웃에게 희생과 봉사를 하며 긍정적인 마인드에서 샘솟는 미소로 대답해 주는 조미경이고 싶구요 미소 천사, 미소 전도사가 되어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미경이 바라본 국내 시니어 모델 업계는 어떤가요?

최근 대학의 평생교육원이나 백화점 문화센터 등을 보며 시니어 모델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걸 느끼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100세 시대 사회적 정년을 맞은 분들에게 시니어 모델은 아주 좋은 취미이자 직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전문적인 모델이 아니더라도 도전할 수 있는 분야이기에 시니어모델이 새로운 시니어 문화에 지평을 열어줄 것 같아요.

-본인처럼 새롭게 시작하는 시니어 모델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미덕의 기본은 겸손이라고 하잖아요. 나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겸손할 수 있어야 해요. 처음에는 누구나 완벽할 수는 없지만 겸손한 마음으로 한걸음 씩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2021년 목표가 있다면?

첫 번째 패션쇼에서 미숙한 점이 많았어요. 우선 부족한 워킹을 나만의 멋진 워킹으로 만들고 다음 쇼에서는 프로다운 모습으로 만회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한복을 입고 한복의 아름다움을 무대 위에서 보여주고 싶어요. 코로나로 인해 못간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싶어요.

시니어모델 조미경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전해주세요.

우선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게 도와주신 알렉스강 대표님과 가족들에게 감사합니다.

그리고 저희 세현이가 떠난 지 한 20년 정도 된 것 같아요. 12월 1일이 기일이에요. 반장을 놓친 적이 없고 글도 잘 쓰고 악기도 잘 다뤘었는데 너무 뛰어나다 보니 하나님이 빨리 데려가셨나 봐요. 세현이에게 엄마 이렇게 멋지게 잘 지내고 있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네요(미소). 사랑한다. 세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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