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연극은 시대의 정신적 희망이다'는 슬로건과 함께 제36회 서울연극제가 관객들을 찾는다. 문화뉴스에선 4일부터 5월 10일까지 열리는 서울연극제의 관객들의 관극을 도울 수 있게 매일 주요 작품들을 소개하는 꼭지를 마련했다. 본지 부사장이자 배우인 박리디아가 직접 소개하는 '박리디아의 오(늘의), 서울연극제'가 그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열리는 제36회 서울연극제. 그중 공식참가작들의 기대는 어느 때만큼이나 뜨겁다. 사전공모를 통해 신청받아 희곡심사 과정을 거친 끝에 초연 5편, 재연 2편이 선정됐다. 이 중 '만주전선'이 올해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4일부터 15일까지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관객과 다시 한 번 만난다.

'만주전선'은 지난해 6월과 8월 소극장 시월에서 처음 선보여졌다. 박근형 연출의 수작으로 지난해 한국연극협회가 발행하는 월간 '한국연극' 선정 공연된바 있다. 박근형 연출은 1999년 '청춘예찬'으로 평론가협회 작품상, 동아연극상 작품상·희곡상,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문화장관부 장관상 등 상이란 상은 모두 휩쓸며 연극계 차세대 연출가로 주목받았다. 여기에 지난 3월, 수현재컴퍼니에서 공연된 '경숙이, 경숙아버지'를 2006년 선보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만주전선'은 1942년, 지금의 중국 창춘인 만주국 수도 신경을 배경으로 한다. 조선에서 유학을 온 남녀들은 조선인 의사 '기무라'(권혁)의 살림집에 정기적으로 모여 문학, 역사, 사랑, 그리고 떠나온 고향에 대한 향수를 이야기한다. 이들에겐 공통된 꿈이 있다. 부와 명예를 동시에 누리는 만주국의 고위관리가 되어 일본인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가 뜻하지 않은 사고를 당한다. 그 친구의 부상으로 온갖 의문과 추측이 오간다. 친구의 사고가 조선인 독립운동가를 비하하는 '비적'과는 관계가 없는 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조선인 비적단에 대한 무한한 증오를 품으며, 조선인들의 어리석음을 한탄한다.

   
▲ ⓒ 극단 골목길

연극을 제작한 극단 골목길 측은 "일본인처럼 동화되고 싶어하는 70여 년 전 조선인의 모습과 서구화되려는 지금 우리들의 무의식이 과연 이 땅을 건강한 사회로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그 당시 만주국 유학생들의 모습을 통해 오늘 우리들의 정체성에 대한 성찰의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박근형 연출은 2일 열린 서울연극제 기자간담회에서 "이 작품을 통해 "70년이 지난 지금과 무엇이 얼마만큼 달라졌는가?", "이것이 단지 우리 할아버지들의 이야기로만 그치는 것인가?", "아직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존재하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에 "지난해 초연 당시 극의 후반이 허술하다는 지적을 받아, 이번에 참가하면서 그 부분을 보강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공연엔 지난해 초연을 했던 배우들이 그대로 참여한다. '기무라' 역에 권혁, '나오미' 역에 강지은, '아스카' 역에 김은우, '요시에' 역에 정세라, '게이코' 역에 이봉련, '가네다' 역에 김동원이 출연한다. 평일 오후 8시,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 4시에 대학로 자유극장에서 막이 오른다.

[글] 문화뉴스 박리디아 golydia@mhns.co.kr
[정리]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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