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꼴라주플러스 팀의 재개관 기념 퍼포먼스가 진행 중이다.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하는 긍정적인 신호탄이 될 것이다."

6일 오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재개관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지난해 11월부터 3월까지 5개월에 걸쳐 약 30억 원이 투입된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세종미술관으로 이름을 바꾸고 전시장 내 1층과 지하 전시장의 연결공사가 끝났다는 것을 밝히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엔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을 비롯해 김노암 시각예술전문위원, 정종철 세종문화회관 전시디자인팀장이 참석했다. 행사 시작 전 바이올린을 부숴 튀김기에 튀기는 퍼포먼스로 기자간담회는 시작됐다. 행사를 진행하는 예술가에게 어떤 의미인지 묻자 "제가 해체한 바이올린을 다시 튀겨서 재생산하는 의미를 담았다.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하는 의미에서 튀김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2주 전, 취임 기자 간담회를 했을 당시 세종문화회관하면 예술이 떠오르는 예술명소로 만들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그때 말씀드린 예술엔 순수미술도 들어있다. 그 첫 시작이 미술관 재개관인 것 같다. 기대가 매우 크다. 이 미술관의 규모는 그렇게 크지 않지만, 제대로 된 도심의 전시공간으로 자리를 잡도록 노력하겠다. 그것이 우리 세종문화회관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하는데 긍정적인 신호탄이라 생각한다"고 인사를 남겼다.

   
▲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이 인사말을 남기고 있다

세종미술관이 바라는 미술관은 크게 세 분류였다. 첫 번째로 전문 기획시스템을 갖춘 '본격 미술관'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었다. 지난해까지 '문화역 서울284'의 예술감독으로 활동했던 김노암 시각예술전문위원은 "서울문화회관 인근 전시공간으론 서울시미술관, 일민 미술관, 대한민국역사박물관, 문화역 서울 284, 금호아트홀, 덕수궁미술관 등 여러 곳이 있다. 미술 관련 미술관들이 지향하고 있는 바는 대동소이하다"며 입을 열었다.

그는 "외부전문가로 세종문화회관 기획전에 참여도 해 봤고, 개관식도 많이 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현재 전시기능보다 공연이 가장 중요한 과업이었고, 미술관은 부차적 역할 수행기관이었다. 어떤 의미에선 서울시의 미술 공간들이 복합문화공간을 지향하다 보니 상식적이고 정상적인 미술관 기능이 확대됐다 볼 수 있다. 세종미술관은 그런 의미에서 열악한 전시여건을 이번 리모델링을 통해 깜짝 놀라울 정도로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리모델링으로 하드웨어를 정비했다. 항온·항습 등의 저니 보조 시설을 보강했고, 쾌적한 관람을 위해 로비도 확충했다. 적으로 환경에 민감한 작품과 고미술 전시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여기에 1층 '전시관', 지하 1층 '미술관 본관'이라는 통일감 없는 이름을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과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2관'으로 정리했다.

또한, 본격 미술관 역할 수행을 위해 미술관 등록을 통해 경력 인정기관으로 미술관 운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미술을 전공하는 젊은 청년층에게 참여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엽 사장은 "세종문화회관은 문화예술회관으로의 정체성이 있으므로, 미술관 등록을 따로 해야 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청년 인턴들이 큐레이터 등의 자격증을 받기 위해선 인증기관에서 실습 경험을 해야 했다. 그래서 젊은 기획자들과 인턴들에게 자격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추고 있어서, 미술관 등록을 추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키워드는 동시대 미술의 경향과 담론을 빠르게 반영하는 '열린 미술관'으로의 성장이었다. 김노암 위원은 "예술과 일상의 만남, 현대미술과 대중문화의 만남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기획을 많이 할 것이다. 세종미술관은 장소성과 의미성으로 봤을 때, 예술성과 대중성 두 가지 토끼를 잡아야 한다. '광화문 예술블록'이 활성화되고 있으므로, 세종예술회관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본다. 그 역할을 하려면 지역성에서 벗어나 국제경쟁력이 있는 예술콘텐츠를 기획 해야 한다. 자체 제작과 외부의 좋은 프로그램 영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이승엽 세종문화회관 사장(왼쪽), 김노암 시각예술전문위원(가운데), 정종철 세종문화회관 전시디자인팀장(오른쪽)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또한, 세종문화회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을 위해 야외전시, 미디어파샤드, 윈도우 갤러리 등 다양한 틈새 공간을 이용한 예술 작품을 365일 항상 접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즐거운 미술관'을 만들어 "직장들이나 일반 시민들, 어린이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미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고 김노암 위원은 이야기했다.

하지만 세종문화회관의 자체 기획전이 오는 11월에 선보일 예정이고, 대관 전시를 먼저 한다는 점에는 사전준비가 소홀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보통 미술관이 열리면 관람객들을 위해 미술관의 자체 기획 전시를 열기 때문이었다. 이에 이승엽 사장은 "정상적으로 보면, 기획전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았을 것이다. 기획 전시가 11월로 예정됐다. 그 부분이 세종문화회관의 수장인 저로선 아쉽다"고 답했다.

그는 "그동안 공연장도 마찬가지이지만, 전시관 콘텐츠에 대해 스스로 만들어내고 주도하는 것이 매우 미약했다"며 "리모델링 마무리한 다음에 자연스럽게 기획 전시를 11월까지 기다려서 하는 것이 좋을지, 이런 공간이 만들어졌으니 널리 알리는 것이 좋을지 생각하다 후자를 선택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공간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 전시장 곳곳에서 재개관 기념 퍼포먼스가 열렸다.

한편 1978년 개관한 세종문화회관 세종미술관의 미술 소장품은 136점으로 그중 일부가 이날 기자간담회 이후 쇼케이스로 취재진에게 공개됐다. 이 작품들은 다시 보관 장소로 이동될 예정이며, 8일부터 세계미술연맹이 주최하는 '201_5감도'가 열릴 예정이다. 이후 5월부터 8월까지 '디에고 리베라전'과 8월부터 10월까지 '안셀 아담스와 친구들 사진전'이 예정되어 있다. 모두 대관 전시로 진행된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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