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PPL부터 역사왜곡까지 국내 드라마 논란

사진=SBS 제공

[문화뉴스 이수현 기자]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킨 SBS 새 월화드라마 '조선구마사'가 결국 방송을 취소했다.

26일 SBS 측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하였다"고 입장을 밝혔다.

'조선구마사'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해 조선을 집어삼키려는 악령과 백성을 지키기 위해 이에 맞서는 인간들의 혈투를 그린 한국형 엑소시즘 판타지다.

태종이 환시와 환청으로 무고한 백성을 무참히 도륙하고, 충녕대군(훗날 세종)이 구마를 배울 것을 암시, 구마를 위해 온 신부 일행에게 중국 대표적인 간식인 월병과 감자를 비롯해 피단, 만두 등을 대접하는 장면들이 역사왜곡과 동북공정 논란을 빚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공식 홈페이지는 물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까지 폐지를 강력히 항의했고, '조선구마사' 제작진은 "오해가 될 수 있는 장면으로 시청의 불편함을 드려 죄송하다"며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결국 방송 취소를 맞게 됐다.

사진=tvN ‘여신강림’ 캡쳐

중국 PPL부터 역사왜곡까지, 이와 관련된 드라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 종영한 tvN ‘여신강림’은 중국 기업 PPL 광고로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여고생들이 편의점에서 훠궈를 먹고 국내에서 서비스 되지 않는 중국 쇼핑몰 광고판이 한국 버스 정류장에 등장했다. 중국 기업 로고가 그려진 휴지를 사용하고 중국 기업의 로고가 박힌 박스에서 옷을 꺼내는 등 곳곳에서 중국 기업의 PPL를 볼 수 있다. 

사진=tvN 제공
사진=tvN 제공

지난 달 종영한 '철인왕후' 역시 '조선구마사'와 같은 박계옥 작가의 작품으로 드라마 방영 중 논란이 됐던 역사 왜곡이 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 

‘철인왕후’는 조선왕조실록을 ‘지라시’로 취급해 논란이 됐다. 중국 자본의 지원을 받진 않았지만, 중국 소설 ‘태자비승직기’를 원작으로 한다. 이 원작 소설의 작가는 혐한 논란이 제기되는 인물이다. 그가 쓴 작품에서는 한국을 비하하는 내용이 많았다. 이러한 '혐한' 작가의 판권을 사들인것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사진= tvN '빈센조' 방송 캡쳐
사진= tvN '빈센조' 방송 캡쳐

현재 11%대 시청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 중인 '빈센조'도 중국산 PPL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14일 방영된 '빈센조' 8회에는 홍자영(전여빈)이 빈센조 카사노(송중기)에게 레토르트 비빔밥을 건네는 모습이 그려졌다. 문제는 해당 브랜드가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중국 브랜드이자 한국 전통 음식인 비빔밥이라는 점이다. PPL로 등장한 비빔밥은 중국 브랜드 즈하이쿼의 제품으로, 중국 내수용으로 알려졌다.

JTBC '설강화' 출연진 [사진=FNC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에이스팩토리, 싸이더스HQ 제공]
JTBC '설강화' 출연진 [사진=FNC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에이스팩토리, 싸이더스HQ 제공]

이와 같은 논란들에 사극과 시대극을 준비 중인 제작사들은 크게 긴장에 휩싸인 분위기다.

특히 JTBC '설강화'는 방송 전부터 역사 왜곡 논란의 타깃이 됐다. 앞서 '설강화'는 편성 전부터 시놉시스가 일부 공개되며 논란이 된 바 있다. 

2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설강화'의 개요에 따르면, 해당 드라마는 반독재 투쟁이 있던 1987년 서울을 배경으로 '호수여대'의 학생 영초가 피투성이가 된 남성 수호를 운동권 학생으로 여겨, 보호하고 치료해 주다 사랑에 빠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하지만 이 드라마의 반전 설정은 수호가 실제로는 남파 무장간첩이라는 것이다.

이에 네티즌들은 "무장간첩은 공산당을 미화하는 것이며, 운동권으로 위장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5.18 간첩설을 정당화하는 것이다"라며 한국의 민주주의를 폄하하고 독재 정권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영초의 조력자로는 '대쪽같은 성격'의 국가안전기획부(현재 국가정보원의 전신) 직원이 등장한다.

이러한 캐릭터 설정에 민주화 운동이 거세게 일던 시기 안전기획부 팀장 캐릭터가 미화된 점이 지적되고 있다. 

tvN '간 떨어지는 동거' 출연진 [사진=YG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티브그룹 아이엔지]
tvN '간 떨어지는 동거' 출연진 [사진=YG엔터테인먼트, 크리에이티브그룹 아이엔지]

한편, 2021년 방송 예정인 tvN ‘간 떨어지는 동거’는 중국 대표 OTT 기업 아이치이 오리지널로 제작된다. '간 떨어지는 동거'는 한국과 중국의 공동제작에 중국이 투자하는 드라마로 중국 제작사의 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이러한 국내 드라마 PPL 논란에 대해 방송가에서는 제작비 조달을 위해 PPL 등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반응이지만, 반중 정서가 극대화한 상황에서 제작진이 좀 더 디테일에 신경 써야만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결국 '픽션'인 드라마에 대해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창작 욕구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방영 전부터 논란에 휩싸인 '설강화'와 '간 떨어지는 동거'가 무사히 시청자와 만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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