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일, 22시 45분 방송
풍성한 먹거리와 볼거리 자랑하는 오산시 최대 전통시장
가죽공예 장인 박상기씨, 시장에 온 후 "새로운 내가 태어난 것 같아요"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1914년 개장 이후 10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경기 남부지역 대표 장터, ‘오산 오색시장’. 다섯 가지의 빛깔을 지녔다는 그 이름처럼 풍성한 먹거리와 볼거리를 자랑하는 오산시 최대 전통시장이다.

오색시장의 ‘오색’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을 만족시키는 생동감 넘치는 장터의 이미지를 담은 이름이다. 추석 대목을 준비하는 상인들과 명절을 맞아 시장을 찾은 반가운 발길들. 사람 냄새가 그리운 요즘, 추억의 맛과 풍경을 간직한 오색시장을 찾았다. 

지난 2013년 오산 중앙시장에서 오색시장으로 개명한 뒤, 주요 판매 품목에 따라 다섯 가지 색으로 거리를 단장했다. 


■ 색 따라 길 따라, 신(新) 구(舊)의 만남

오색시장의 대문을 지키는 노란색의 미소거리, 수십 년 경력의 상인들 사이에서 파릇한 신입들이 눈에 띈다.

시장의 오랜 역사를 함께한 방앗간들이 줄지은 이곳에서 부모의 가업을 잇는 젊고 활기찬 청년들을 만났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장인이 되기 위해 매일 성장 중인 새내기 상인들. 

■ 오색시장을 지키는 사람들

수십 년 세월 같은 자리를 지키는 시장의 사람들. 매일같이 얼굴을 맞대며 소소한 일상을 나누며 살아간다. 연장된 거리두기 지침으로 어려운 상황에도 상인들은 서로가 버팀목이 되어 함께 이겨내고 있다. 약 550명의 상인들이 치열하게 뿌리내린 오색시장은 저마다의 사연들로 살아 숨 쉬는 삶의 터전이다. 

뜨거운 기름, 연탄불 앞에서 허리 한 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일하면서도 손님을 맞는 얼굴에는 웃음꽃이 끊이지 않는다. 넉넉한 인심으로 끈끈한 정을 나누는 사람들. 온기 가득한 오색시장의 이야기를 듣는다. 

자려고 눈을 감으면 잠은 안 오고 꿈에서 김이 타는 거예요. 
몇 개월 지나니까 ‘아 이렇게 굽는 거구나’ 감이 오더라고요.
그게 벌써 20년 된 일이네요

송미영 (51세) / 오색시장 상인 

■ 새로운 변화, 앞으로의 100년을 위하여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전통시장들도 빠르게 발맞춰 변화하고 있다. 바로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를 도입한 것이다. 상인들이 주문받은 물건을 확인해 시장 내 배송센터에 가져다 두면 몇 시간 내로 손님의 집 앞까지 전달된다.

시장을 향한 사람들의 발길이 대폭 끊겼던 시기엔 온라인 주문 매출로 월세를 낸 가게도 있을 정도다. 정해진 시간에 배송센터로 향하는 것은 어느새 상인들에게 익숙한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오색시장은 새로운 동력으로 위기를 극복하며 100년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 오색시장이 선물한 또 하나의 인생

왁자지껄한 시장 한복판, 잠시 시간이 멈춘 듯한 한 공방이 있다. 가죽 냄새 짙게 밴 열 평 남짓한 이 공간은 박상기 씨의 새 삶이 시작된 곳이다.

지금은 자신만의 기술로 특허까지 낸 가죽공예 장인이지만, 한때는 빚더미에 앉아 10년간 노숙자 생활까지 했다는 박상기 씨. 15년 전 시장 상인들의 도움으로 작은 좌판에 희망의 둥지를 틀게 되었다. 인생의 굴곡을 거쳐 닿은 이곳 오색시장은 그에게 다시 일어설 힘을 준 역전의 장소다. 

새로운 내가 태어난 것 같아요 시장에 와서
시장 사람들, 부지런하신 분들 많이 보고 본받고 따라 했더니
이런 감사한 일이 생기나 생각합니다

박상기(62세) / 오색시장 상인


시장에 터를 잡고 희로애락을 나누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3일> 694회 『백 년이 넘도록 – 오산 오색시장 72시간』은 오는 10월 3일 밤 10시 45분 KBS2TV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사진=KBS 다큐멘터리 3일 제공)

주요기사
방송 최신기사
관련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