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이보람 작 김수희 연출의 '소년 B가 사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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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계동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재)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이보람 작, 김수희 연출의 <소년 B가 사는 집>을 관람했다. 

이보람은 가톨릭대학 심리학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극작과 전문사 과정을 전공 중인 한 미모의 여류작가다. <그날> <느릿느릿 엉금엉금 거북이> <육상 위 카우보이> <여자는 울지 않는다> <소년 B가 사는 집>을 발표 공연했다.

김수희는 이화여자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극작가 겸 연출가다, <어디가세요 복구씨>, <당신의 손>, <자웅이체의 시대>, <더 위너> , <어쩌자고 서로 만나 알게 되었는가>를 쓰고 연출을 했다. 연출작은 <흩뿌리니 날리어>, <옆에 서다>, <소년B가 사는 집>, <창신동>, <섬>, <황혼>, <다시 오적>, <싸우는 여자>, <사심 없는 사람들>이고, 2013 제34회 서울연극제 <아름다운 동행>으로 올해의 젊은 연극인상을 수상하고, 2014 제1회 서울연극인상 극작 상을 수상한 작가 겸 연출가다.

   
 

무대는 상수 쪽이 카센터, 하수 쪽이 주방 겸 거실, 그 뒤로 다락방인지 이층으로 오르는 지그재그 형 통로와 조명이 들어가면 방으로 설정되는 공간이 있다. 카센터에는 각종 정비기구와 사물함 그리고 직사각으로 된 웅덩이가 보이고, 탁자와 의자가 놓여있다. 방에는 조리대와 전자레인지, 냉장고, 그리고 식사할 때에는 밥상을 들여다 놓는다. 상수 오른 쪽에 집으로 들어오는 통로가 있고, 집 뒤쪽에 주자공간이 있는 것으로 연출된다.

   
 

도입에 소년이 카센터에 있는 탁자에 앉아있고, 그의 어머니는 상을 가져다 상다리를 펴서 반찬과 밥을 올려놓고, 식사하라고 소년의 아버지를 부른다. 소년은 인기척 때문인지 다락방으로 올라가 모습을 감춘다. 다락방에는 소년의 악의 형태인 소년 B가 모습을 드러낸다. 어머니가 식사하라고 재차 부르자 등장하는 아버지, 그런데 아버지의 모습이나 어머니의 모습이 밝지가 않다, 대화도 퉁명스럽기 그지없다. 전화벨이 여러 번 울려야 내외가 미루다가 아버지가 받고, 이리로 오겠다는 젊은 여인의 음성이 들린다.

그런데 배가 불룩한 임산부 여인이 떡을 들고 불쑥 나타난다. 얼마 전 이 마을로 새로 이사를 왔는데, 입구에 외등이 늘 꺼져있어 사람이 살지 않는 집으로 알았다며 이사 떡을 내민다. 그러면서 근처에 카센터 있는 것을 전혀 몰랐다며, 괜히 다른 곳에 차를 맡겼다는 소리와 함께 잠시 앉겠다며 방까지 올라가 털썩 주저 않는다. 그러면서 인쇄물을 펴 보이고는 가정교육인지 자녀교육인지 그런 강의를 하니 들으러 오라고 권한다. 예쁜 모습에 임산부라 어머니와 아버지는 잠자코 참고 듣자니, 너스레가 간단히 끝날 것 같지 않기에, 아버지가 식사 중이었다는 이야기를 해서 임산부 여인을 겨우 돌려보낸다.

다시 전화가 걸려오고, 통화내용으로 보호감호 운운하는 소리로 비로소 다락으로 올라간 소년이 문제 인물임을 감지하게 된다. 잠시 후 소년의 누나가 등장한다. 친정으로 왔으니, 당연히 이것저것 사들고 왔는데, 그 중에 잘 익은 것으로 알고 사온 감이 몹시 떫어 모녀가 뱉는 장면이 기억에 남게 연출된다.

소년은 14세로 친구를 살해한 것으로 가족의 대화를 통해 알려진다. 소년은 일정한 기간 소년원에서 복역을 하고, 출소 후 보호감호대상으로 거주지 제한조처가 내려졌고, 담당 감찰관이 자주 방문해 소년의 동태를 점검한다. 물론 소년의 아버지의 의견을 청취한다. 아버지는 소년을 감싸는 발언을 하고, 감찰관은 사실그대로 보고해 주기를 요청한다.

   
 

소년은 늘 자신과 자신 속의 악의 근원인 소년 B와 대결을 벌이고, 그 갈등이 극 속에 구현된다. 그런데 일종의 악마 같은 또 하나의 자신인 소년 B에게 늘 상 패하는 모습이다.

그런 소년을 어머니는 계속 품속에 가두어 두려고 하고, 아버지는 소년이 자의로 거듭나도록, 구속에서 풀어주려 애쓴다. 소년이 어린 나이지만 운전면호도 있고, 운전을 제대로 하기에, 아버지는 감찰관에게 소년의 거주제한을 일부 풀어달라고 간곡히 요청한다. 덧붙여 소년이 함부로 집을 떠나지 못하도록 감시 카메라를 집밖에 달아놓았다고 설명한다.

눈이 내리는 날 소년과 감찰관은 대면한다. 감찰관의 차가 고장이 나 가동을 못하자, 소년이 고쳐서 임시 가동을 하도록 고친다. 감찰관은 흐뭇한 마음을 드러내 보인다. 또 소년은 아버지 대신 운전을 하는 경우도 생긴다. 그러던 어느 날 악천후 속에 길을 걷는 임산부 여인을 태우고, 같은 방향이라 집까지 바래다주게 된다. 임산부 여인은 소년이 당자지인 줄 모르고 살인한 소년의 이야기와 그 집에 갔었다는 이야기를 하며 계속 떠들어 대고는 자신의 집에 도착한 것도 모른다. 소년이 차를 세우며 다 왔다고 이야기를 하니, 그제서야 소년이 누구인지를 깨닫고 비명을 지르며 차에서 도망치듯 내린다.

소년은 그날 자신의 악과 대결하듯 소년 B와 싸움을 벌인다. 또 하나의 자신과 다투며 2인의 소년은 무대를 종횡으로 누비고, 지그재그 형 통로 뿐 아니라, 극장 벽면의 중간 통로로도 쫓고 쫓기며 대결을 벌인다. 그리고 악의 기운인 소년 B를 떨쳐버린다.

임산부 여인이 찾아와 어머니에게 자신이 청한 자녀 교육 강의에 오지 말라고 당부하고는 도망치듯 허둥지둥 이 집을 떠나간다.

대단원에서 소년은 자신이 죽인 소년의 집을 찾아가 사과하겠노라 부모에게 이야기한다. 어머니는 적극 말리지만, 아버지는 소년의 뜻대로 하라며 현금카드까지 쥐어준다. 소년이 나간 후 어머니는 소년의 누나와 방에 앉아 그동안 잘 익어 달콤해진 감을 나누어 먹는 장면에서 연극은 끝이 난다.

이호재가 아버지, 강애심이 어머니, 백익남이 감찰관, 이윤정이 누나, 최정화가 임산부, 소년 이기현, 소년 B 강기둥 등 출연자 전원의 성격창출과 호연은 관객의 갈채를 이끌어 낸다.

제작총괄 박현숙, 기획 손신형, 무대 이창원, 조명 박선교, 의상 이명아, 음악 전송이, 분장 지병국, 소품 최슬기, 음량 유옥선, 조연출 김연수, 무대감독 구민철, 기술감독 신용수, 그 외 스텝 진의 노력과 열정이 돗보여, (재)국립극단의 김윤철 예술감독, 이보람 작, 김수희 연출의 <소년 B가 사는 집>을 학부형 뿐 아니라, 소년소녀가 있는 가정에게 권하고 싶은 좋은 연극으로 만들어 냈다. #문화뉴스 공연칼럼니스트 박정기(朴精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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