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무대 위 매혹적인 배우들의 연기 대결
22년 2월 27일(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서 공연

댄버스부인이 '나'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는 지점의 '레베카' 넘버/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댄버스부인이 '나'에 대한 감정을 드러내는 지점의 '레베카' 넘버/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뮤지컬 <레베카>는 는 오늘까지도 종결 지을 수 없는 작품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큰 파도가 되어 관객을 삼켰다. 수식어 필요 없다는 수식어를 붙인 이유를 공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뮤지컬 <레베카>는 영국 맨덜리의 한 저택 주인인 막심(민영기, 김준현, 에녹, 이장우)과 결혼한 ‘나(임혜영, 박지연, 이지혜)’가 저택의 가장 오래된 집사 댄버스 부인(신영숙, 옥주현)과 갈등하는 극이다.

그 중심엔 막심의 죽은 전 아내 레베카가 있고 그와 친밀한 관계였던 댄버스 부인은 레베카의 자리를 대신하려는 ‘나’를 증오하며 곤경에 빠뜨린다. 

 

댄버스 부인 역 신영숙, '나' 역 박지연/사진=EMK뮤지컬컴퍼니 공식 채널 영상 캡쳐
댄버스 부인 역 신영숙, '나' 역 박지연/사진=EMK뮤지컬컴퍼니 공식 채널 영상 캡쳐

 

‘나’는 레베카를 따라잡으려 애쓰지만 괴로워한다. 한 번도 보지 못한 레베카지만 레베카에 대한 평가를 들으며 자신과의 모습을 비교한다. 하지만 막심이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점차 강인하게 성장하며 댄버스에 맞서는데, 그런 ‘나’의 단단해져 가는 과정을 배우 박지연이 담담하게 소화해냈다.

뮤지컬 <드라큘라>에서도 ‘드라큘라’의 상처와 콤플렉스까지도 사랑하는 ‘미나’역을 연기했었다. 한 사람을 위한 열렬하고 따뜻한 사랑을 표현하는 순수한 역할을 많이 해왔기에 다양한 작품에서 어둡고 사악한 빌런(악당)을 연기해도 잘 해낼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루 또 하루(막심과 ’나‘가 부르는 노래)’ 넘버와 ‘레베카’ 넘버에는 영혼이 있는 것 같았다. 관객들 하나하나에 살아 돌아오는 것처럼 생생하고 웅장함에 압도당했다. 현장 관객들의 탄성을 곳곳에서 들을 수 있었다. 

생생하고 웅장한 무대에 곳곳에서 탄성

무대 전환이 빠르다. 단순히 소품과 장치의 이동이 매끄러운 것뿐만 아니라 지루할 틈을 주는 길고 장황한 넘버도 상황도 없다. 장마다 다음 장에게 질문을 떠넘기고 퇴장하는데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이 왜 ‘레베카’를 원작 삼아 영화로 만든 이유를 찾아볼 수 있다.

또 레베카를 중심으로 다양한 감정들이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가 충분히 매력 있기에 많은 관객에게 다양한 맛을 제공한다. 맨덜리 저택의 여러 곳을 보는 재미도 있었다. 특히 비가 오는 날을 표현하기 위해 맨덜리 저택으로 들어오는 입구에 호스를 설치해 정말 비가 내리는 듯 분위기를 형성했다. 

‘레베카’에서 자신이 그토록 섬기고 사랑하던 레베카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댄버스 부인 역에 신영숙. 그녀만이 구축할 수 있는 캐릭터라는 것을 관객들에게 설득시키고 관객들은 이미 그녀와 동화되어 간다.

 

레베카가 생전에 남긴 일기를 품은 댄버스부인/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레베카가 생전에 남긴 일기를 품은 댄버스부인/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뮤지컬 <레베카>가 사람들에게 선망되는 이유 중 가장 큰 건 바로 관객들이 두 눈으로 확인하지 않은 ‘레베카’로 인해 모든 일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극 중에서 그 이름이 수도 없이 언급되며 모두가 각자 다른 방식으로 레베카를 목놓아 외치지만 그녀는 돌아올 수 없다. 누군가에겐 허상일 수도 있을 터. 보이지 않아 더 이상 잡힐 수 없는 존재를 쥔 듯한 댄버스 부인의 비명. 주먹 틈 사이로 벗어나는 모래알을 함께 쥐고 싶을 정도로 감정을 이끈다.

레베카는 모든 배역마다 배우들이 그 인물을 색다르게 해석하는 재미가 있다. 신영숙은 레베카 노래를 부를 때 '어서 돌아와, 여기 맨덜리로' 의 가사에서 자신의 심장을 친다.

맨덜리 곧 자신에게 돌아오라는 그녀의 눈빛은 레베카의 비밀의 죽음을 알고 난 후의 그 눈빛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반된 연기가 인상적이었다.

뮤지컬 <레베카>는 22년 2월 27일(일)까지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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