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 사용 아이들, 뇌 후두엽과 전전두엽간 강한 연결성 증명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 연구에 도움될 것 기대

사진=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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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아동기의 외국어 구사 여부가 인지능력을 향상하고 뇌 연결망에 변화를 준다고 한다.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 정용 교수 연구팀이 미국 예일대학교 심리학과 마빈 천(Marvin M. Chun) 교수 연구팀은 미국 국립 보건원(NIH)의 청소년 뇌 인지 발달 연구 데이터를 사용해 발달단계에 있는 9-10세 아이들의 인지기능 점수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분석했다.

모국어 외 다른 언어를 추가로 사용하는 아이들은 모국어만 사용하는 아이들에 비해 기억을 측정하는 인지 과제에서 높은 점수를 보였다. 또한 다언어 사용은 아이들의 뇌 전체 연결망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됐다. 

뇌 모든 영역 간의 연결 패턴을 나타내는 뇌 전체 연결망(whole-brain functional connectivity, connectome)은 사람마다 다르고, 그 사람의 나이, 지능, 인지기능 등 그 사람만의 고유한 특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알려져 최근 뇌 과학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연구팀은 뇌의 특정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뇌 전체의 연결망에 초점을 맞춰, 여러 언어를 하는 아이들과 하나의 언어만 사용하는 아이들이 서로 다른 뇌 전체 연결망을 가지는 것을 관찰했다.

기억 관련 과제를 수행할 때 다언어 사용 아이들은 단일언어 사용 아이들에 비해 뇌 후두엽과 피질하 영역 간 강한 연결망을 보였다. 아이들이 아무 과제를 수행하지 않는 휴지기에도 두 그룹 간 차이가 관찰됐는데, 다언어 사용 아이들에게서 뇌 후두엽과 전전두엽간 강한 연결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발달단계에 있는 9-10세 아이들의 다언어 사용 여부가 뇌 전체 연결망에 변화를 주는 것을 확인했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다언어 사용의 영향이 발달단계를 거치며 성인이 될 때까지 어떻게 변화하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더 나아가 다언어 사용은 알츠하이머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에 동반되는 인지기능 저하를 방어하는 뇌인지 예비능(cognitive reserve)을 가져오는데, 이 현상을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권영혜 박사과정이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논문명 : Predicting multilingual effects on executive function and individual connectomes in children: an ABCD Study)는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1월 118권 49호에 실렸다.

권영혜 박사과정은 "성인보다 언어사용 기간이 짧은 9-10세 아이들에게서도 여러 언어의 사용이 인지기능과 뇌 연결 패턴에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하였다ˮ 라며 "어렸을 때부터 형성된 이러한 차이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떠한 형태로 자리 잡아 성인이 되었을 때 그리고 노인이 되어서까지 영향을 주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ˮ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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