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집 수록곡 전체 뮤직비디오 촬영
명절 주제로 콘텐츠 제작 계획

[문화뉴스 조희신 기자] K-POP 시장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한국문화에 관한 관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 속에서도 국악의 문턱을 낮추고 친숙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퓨전 국악팀 '비단'이 있다.

​한국의 보물을 노래하는 '비단'은 여성 5인조 퓨전국악 그룹(김수민/보컬, 김지원/타악, 김가윤/대금, 손 예/가야금, 서재원/해금)​으로, 국내 최초로 한국의 문화유산을 주제로 활동하는 팀이다. 훈민정음이나 홍길동전 등의 유네스코 ​​​(UNESCO) 등재유산을 소재로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2014년 1월 '출사표' 앨범으로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 시작한 '비단'은 올해 9년이 다 돼가고 있다. 총 4장의 음반을 통해 다양한 한국의 문화유산과 역사적 인물을 음악 및 영상 콘텐츠로 개발해 오고 있다. 청와대 초청공연, 국무총리 표창 수상 등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단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5집 앨범 이미지/사진=케이앤아츠 제공
5집 앨범 이미지/사진=케이앤아츠 제공

​그런 '비단'이 2년 만에 정규 5집 음반 '출두가'로 돌아왔다. 이번 5집은 부처의 세계를 이루기 위해 불국사를 건설한 신라인들의 염원을 담은 ‘파랑새의 꿈’, 아버지 사도세자를 그리워하는 정조의 사부곡인 ‘사도가’, 중국의 동북공정에 대응하기 위해 전통한복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하늬 아리랑’ 등 총 6곡이 수록되어 있다.

​30여 종의 문화유산 주제가와 9개 언어별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전 세계에 한국의 역사를 전파하고 있다. 이러한 '비단' 멤버 보컬 김수민과 타악 김가윤을 지난 24일 동작구에 위치한 케이앤아츠에서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봤다. 


​비단

 

Q '비단'이라는 팀 이름의 의미는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비단은 예로부터 금처럼 귀중히 여겨졌던 최고급 옷감이었어요. 임금님께서 직접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인물이나 외교사절단에게 하사하실 만큼 귀한 의미를 지닌 물건이기도 해요. 이렇게 귀중했던 비단의 이름을 지닌 사명감으로 앞으로 가치 있는 문화콘텐츠를 만들고, '비단결' 같은 마음으로 문화예술을 활용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매진 하고자는 의미로 지어진 팀명이기도 해요.

'비단' 멤버  타악 김지원
'비단' 멤버  타악 김지원

 

​​Q 5집 음반을 준비하느라 바쁘셨을 것 같아요. 

​지난 6개월 동안 5집 음반 출시를 위해 준비를 해왔어요. 불국사, 해인사, 수원화성 등 전국 각지에 있는 문화유산들을 배경으로 뮤직비디오를 촬영해서 뜻깊은 시간을 보냈네요. 

아무래도 코로나로 온라인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비단'도 온라인 플랫폼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그래서 이번 5집은 전 앨범들과 다르게 전 곡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어요. 또한, 5집은 음반 발매가 아닌, 음원으로만 냅니다.

​코로나로 대면 공연을 진행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팬 분들과 소통하며 풀기도 하고, 최근에는 비단이 직접 뽑은 플레이리스트를 제작해 대중과 국악 곡을 공유하기도 했어요.

Q 5집 음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느라 전국 각지를 다니셨는데, 에피소드가 있을 듯합니다.

​5집에 정말 공을 많이 들였어요. 기대도 많이 했고, 그만큼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아서 만족하고 있어요. 여러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것이 하나 있어요.

 '비단' 멤버 보컬 김수민
'비단' 멤버 보컬 김수민

불국사 자하문에서 촬영하고 있었는데, 관광객 분들이 엄청 많으셨어요. 저희를 올려다보면서 구경하시고 계시는데, 꼭 공연을 하는 착각이 들더라고요. 오랜만에 관객 분들의 박수와 함성을 들으니 너무 행복했죠.

그날 저희의 모습을 보시고 '비단' 공식 유튜브를 찾아 음원을 듣거나, 팬이 됐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어 너무 뿌듯했어요. 

Q '팔만호국불'은 세계 최초로 한국 3보 사찰인 법보종찰 해인사에서 뮤직비디오 촬영이 이루어져 관심이 쏠리고 있어요.

​외국에서도 해인사를 찍기 위해서 많이들 촬영 요청이 오나 봐요. 하지만 한번 도 촬영 협조를 해주신 적이 없다고 해요. 

​아무래도 팔만대장경이 보관된 장소이고, 스님들이 살고 계시기에 음악을 틀고 연출하는 것이 어렵기에 촬영 허가가 쉽지 않았죠. 저희도 여러 번 거절을 당했어요. 하지만 ‘비단'이라는 팀을 소개하거나 뮤직비디오를 어떻게 찍는지 세부계획을 보내거나 등의 노력을 통해 거의 3개월이 돼서야 촬영 허가를 받아냈어요. 

그만큼 결과물을 잘 내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고, 기대한 만큼 잘 나와 줘서 기쁜 마음만 들 뿐이네요.

'비단' 공연 이미지/ 사진=케이앤아츠 제공
'비단' 공연 이미지/ 사진=케이앤아츠 제공

 

Q 다양한 언어로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데 힘쓰고 계십니다. 이와 관련해서 에피소드나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을까요?

​전통문화를 알리는 것과 그것을 세계로 알리는 데에 과연 외국 분들이 접할까? 우리의 뜻대로 잘 전달되고 있을까? 라는 고민을 가끔 해요. 

하지만 고민의 답은 유튜브를 통해 얻고 있어요. 저희의 영상을 보시고 외국 분들이 가끔 댓글로 '이것이 너희의 음악이야? 흥미로워', '한국 역사 잘 알겠어' 등을 적으세요. 심지어 음악 INST버전을 구하려고 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럴 때 정말 뿌듯한 것 같아요. 

컨퍼런스 공연하러 가면 외국인 관객 분들이 많은데, 저희 공연 특성상 뒤에 관객의 맞는 언어로 제작된 뮤직비디오와 다큐멘터리를 틀거든요. 갔을 때 영어로 된 다큐멘터리가 나오는데 눈물을 흘리시는 분을 봤어요.

그 순간 '아 공감해주시는구나'라고 생각이 들어 마음이 먹먹해지더라고요. 이런 분들이 계시기에 저희가 앞으로 잘 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Q 크로스 오버가 요즘 많이 뜨고 있습니다. 국악의 전통적인 면보단, 새로운 것에 관심을 많이 두는 편인지요?

​'비단'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K-POP의 형태로 왈츠, 발라드, ROK 등의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면서 활동하고 있어요. ​

다만 크로스 오버가 대중 분들께 국악에 관한 관심을 끌어올리고 벽을 허물었다는 장점도 분명히 있지만, 대중화·현대화에만 집중하다 보면 전통음악의 본질적 가치를 잊어버리고 훼손시킬 수 있으므로 외부 반응에만 집중해서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하기보다 비단의 음악적 목표를 계속 기억하며 작업을 하고 있어요.

Q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을까요?

​이루고 싶은 소망은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고 제한 없이 관객 분들과 만나서 같이 호흡하고 소통하며 공연하고 싶어요. 대면 공연을 할 때는 저희가 되려 관객 분들에게 에너지를 받고 있어요. 너무 오래도록 못하다 보니, 그때의 감정이 너무 그리워요.

코로나가 풀리면 각지를 돌면서 문화유산 앞에서 공연하는 전국 투어도 해보고 싶어요. 문화유산의 아름다움과 웅장함을 저희 비단의 음악이 더욱 증폭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더 나아가 저희 비단의 공연과 음악으로 더욱 많은 분께서 한국의 문화유산을 알게 되는 것이 저희의 큰 소망이에요

Q 앞으로의 계획은?

​이번에 출시된 5집 음반 활동을 열심히 진행할 예정이에요. 전국의 문화유산을 찾아다니면서 수록곡 전체의 뮤직비디오를 촬영하고 지난 6개월 동안 최선을 다해 만들었으니, 많은 분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올 추석 등 명정을 주제로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잊혀가는 가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살려 보려 해요. 주변국들의 역사 왜곡이나, 동북공정에 대응하면서 문화 주권 회복 운동에도 앞장서려 합니다.

 


​시대가 변하고 과학이 발전해도 대체되거나 복제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한 국가의 문화유산과 역사는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퓨전 국악 그룹 '비단'의 음악은 한 시간이 흐를수록 빛을 발하는 생명력처럼 길 것이다. 

​​​"우리 것임에도 불구하고 자세히 알지 못하는 문화유산들을 현장에서 제작된 뮤직비디오와 함께 음악으로 들려드림으로써 우리의 것을 왜곡 없이 올바르게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누구보다 전통의 본질과 가치를 지키고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비단'. 앞으로도 그들이 나아갈 행보에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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