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만난 탱고의 진정한 매력

[문화뉴스 MHN 박소연 기자]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귀한 조합. 탱고의 진정한 매력을 전하는 '엘 까미니또'의 첫 단독 공연이 지난 28일(금) 합정 폼텍웍스홀에서 진행됐다.

▲ (왼쪽부터) 재즈피아니스트 명나영, 하모니시스트 최희중 ⓒ 마들렌뮤직

엘 까미니또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하모니카 연주자 최희중과 재즈 피아니스트 명나영으로 이루어진 듀오로, 이들의 첫번째 앨범 'Primavera'는 작곡가 아스토르 피아졸라가 개척한 누에보 탱고 장르를 재즈 언어와 결합한 작품으로, 피아노와 하모니카라는 독특한 구성과 함께 엘 까미니또의 탄탄한 연주력과 작곡 능력이 녹아있다.

이날 공연에서 '마들렌뮤직' 이동수는 "최희중을 처음 봤을 때 얼굴은 콩알만하고 또랑또랑한 눈매를 가진 게 인상깊었다"며 "희중씨와 이야기를 해보니 하모니카로 재즈 연주를 한다고 하더라. 탱고 쪽에 빠져있다고 해서, 사실 탱고는 월드뮤직 중에 비주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집에 오니 계속 생각이 나더라. 합주를 들어보고 작곡 능력과 화려한 기교에 반해 앨범을 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라고 덧붙였다. 

 ⓒ 마들렌뮤직

최희중은 "약 1년 간 준비하면서 하루 빨리 여러분께 곡을 들려드리고 싶었다. 감사하고 뿌듯한 순간이다"라며 공연의 문을 열었다. 첫 번째 곡은 '바닷속 물고기'였다. 명나영은 이 곡에 대해서 "어항 안에 갇혀있던 물고기가 마치 우리의 모습과 닮은 것 같아 그걸 표현하고 싶었다"며 "이곡은 어항 안에 갇혀있던 물고기가 바닷속으로 나와 자유롭게 헤엄치는 모습을 통해 희망적인 메세지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연주는 시작부터 관객을 사로잡았다. 화려하면서도 섬세한 연주는, 아르헨티나의 거리 '엘 까미니또'에 와있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했다. 엘 까미니또는 '탱고'라는 장르에 대한 지식이 없다고 해도 상관없는, 음악이 만들어내는 순간 안에 오롯이 자신을 내버려둘 수 있게 하는 순간을 만들어냈다.

두 번째 곡은 '푸켓의 등불'이었다. 최희중은 '누에보 탱고 앙상블'이라는 팀에 대해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누에보 탱고 앙상블은 이탈리아에서 유명한 탱고팀이다. 얼마 전에 내한을 하기도 했다. 언니(명나영)와 내가 그들의 팬이라 공연에 갔었는데, 우연히 우리의 연주를 들려 줄 기회가 있었다. 정말 좋아하시더라. 꿈이지만, '우리를 이탈리아에 한번 불러주시면 얼마나 좋을까'하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 마들렌뮤직

엘 까마니또가 '그 리듬'을 연주할 때 관객들은 숨죽였다. 연주가 끝났을 때 명나영과 최희중은 물론이고 관객들조차 참았던 숨을 몰아쉬어야 했다. 최희중은 이 곡에 대해 "멀리에서 들려 오는, 어디엔가 있을 것 같은 리듬을 생각하며 작곡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이 곡은 자신이 원하는 '리듬'이 무엇인지 어렴풋하게나마 상상할 수 있게 한다.

당신은 '탱고'라는 단어를 듣고 무엇을 떠올리는가. 춤, 관능, 열정 같은 것들이 머리에 스칠 것이다. 탱고의 본 고장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드림'을 꿈꾸며 이민을 떠난 노동자들은 향수를 달래기 위해 서로를 힘껏 껴안고 춤을 췄다. 탱고는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서로를 껴안았을 때 생기는 힘은, 탱고의 선율·리듬과 닮아있다. 노동자들의 애환이 담긴 슬픈 역사 때문일까, 탱고는 고독하고 쓸쓸하다. 때때로 고독과 쓸쓸함이 건네는 위로는 가장 진실하다. 

엘 까미니또의 탱고에서는 '그들만의 신념'을 볼 수 있다. 그들이 전달하는 음악적 서사에는 고독, 쓸쓸함, 희망이 있다. 각 곡에 담긴 메세지는 음악 그 자체로 관객에게 전달되며, 듣는 이를 현실과는 멀리 떨어진, 자유로운 공간으로 데려다 놓는다. 

 ⓒ 마들렌뮤직

한편 엘 까미니또는 오는 5월 세계음악 산업 관계자들이 참가하는 '2017 서울뮤직위크'에 월드뮤직 부문 국내 대표 아티스트로 선정돼 무대에 오른다. 또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활동할 것으로 전해진다.

soyeon0213@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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