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의 간극을 뛰어넘는 최정상 배우들 총 집합
죽음을 마주하기, 삶과 죽음을 관통하는 무대 ‘햄릿’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3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공연

2016 '햄릿' 선왕의 죽음에 따라 갈등하는 어머니 거트루드(손숙)와 아들 햄릿(유인촌)
2016 '햄릿' 선왕의 죽음에 따라 갈등하는 어머니 거트루드(손숙)와 아들 햄릿(유인촌)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6년 전 박수갈채 속에 막이 오른 연극 ‘햄릿’. 손진책 연출은 당시 인물의 성별과 나이 고정없이 자유자재로 역할을 바꿔가며 일명 ‘연극놀이’를 제안했다. 

이해랑 탄생 100주년 기념 공연으로 이해랑 연극상을 받은 한국 연극계의 원로 9명이 출연해 큰 화제를 모았다. 그때의 기라성 같은 원로 배우들에 현재 한국 연극과 뮤지컬계를 이끄는 젊고 유망한 배우들이 가세했다.

박명성 프로듀서는 “언제 또 ‘햄릿’을 이 대선배님들과 모시고 할 수 있을까 했는데 저번과 다른 햄릿을 다시 하게 되었다. 대선배님들께서 빛나는 조연과 단역으로 서주시고 젊은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 세대를 융복합한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출 손진책
연출 손진책

 

손진책 연출은 햄릿의 주제를 ‘죽음 바라보기’라고 설명했다. “‘햄릿’이 쓰인 상황은 자의식의 개념이 없었으며 복수극으로 해석해 공연을 했다. 400년동안 수없이 많은 해석들을 통해 결국 ‘햄릿’은 죽음이라는 것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인간의 내면의 초점을 바라본다. 인간들은 모두 죽는다는 것이 확실한 사실임에도 죽음이 남에게 있고 멀리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번 작품을 통해 죽음에 대해 마주하고 생각해보길 바랐다”고 전했다.

배우1, 극중 극 배우 왕 역에 박정자는 “참여하는 이 기쁨, 연습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행복하다. 동시대에 한 자리 모이기 힘든 선배님들, 동료들, 후배님들과 햄릿을 하게 되어서 정말 감사하다. 이런 작품은 전무후무하다. 무대를 기획한 신시컴퍼니에도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권성덕
배우 권성덕

원로배우 권성덕은 굉장히 “조용히 퇴장하려고 했는데 불러주어 좋은 친구들과 함께 하게 돼서 행복하다.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배우2, 루시아누스 역에 손숙은 “다시 못 만날 것 같았던 선배와 동료를 만나 행복하고, 특히 젊은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좋다”며 이 작품을 기획하고 전 배우를 모은 박명성 프로듀서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며 공연이 잘 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성녀는 “연습이 시작되었는데 대사 한마디 한마디 하며 행복해하는 선배님들을 보며 뭉클했고, 좋은 작품이 그리웠을 관객들을 위해 사랑받는 연극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배우 정동환
배우 정동환

6년 전, 아마도 전 세계 통틀어 가장 연로한 햄릿이었을 배우 유인촌은 햄릿의 삼촌이자 적대관계인 클로디어스 역을 맡았다. 유인촌은 “순수 언어 연극인 이 햄릿이 신시컴퍼니에서 맡아 제작하는 자체가 큰 부담이고 꼭 성공하길 바란다.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성황리에 종료되어도 제작비를 잘 맞출 수 있을까 고민도 된다. 극단 신시컴퍼니가 ‘햄릿’ 때문에 무너지지 않도록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고 전하며 연극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남다른 분위기를 가진 손봉숙은 배우4를 맡았다. “후배들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좋은 무대를 만들어가겠다”고 전했다.

배우 2, 루시아누스 역을 맡은 길해연은 “연출님께서 주문하시는 내용을 선배님들이 어려워하는 모습, 연구하는 모습이 참 재밌다. 젊은 후배들과 대 선배님들 사이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겠다”고 말했다.

새롭게 합류한 김수현, 박건형, 강필석, 김명기, 이호철, 박지연은 모두가 입을 모아 긴장과 설렘으로 배울 것이 가득한 시간이 될 거라 말했다. 

레어티즈 역에 박건형은 “대선배님들과 우리가 만난 건 역사적 사건이고, 이 역사적 사건에 휘말린 것이 영광이다. 6년 전 햄릿에 작은 소품으로 참여하고 싶었는데 대본 리딩하는 내내 선배님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큰 긴장과 함께 많은 감동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배우 박지연
배우 박지연

오필리아 역에 박지연은 가장 막내이다. “우리 때문이 아닌 선배님들로 인해 가장 젊고 활기찬 무대가 될 것”이라며 설렘을 전했다.

대망의 햄릿 역을 맡은 강필석은 “어느 때보다 긴장된 순간들이다. 6년 전 ‘햄릿’을 봤던 두근거림에 반성을 많이 했었다.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벅찬 소감을 밝혔다.

마셀러스, 로젠크란츠, 전령1을 맡은 김명기는 “연극을 공부하던 어린 학생 때부터 봐왔던 선배님들과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다. 성실하게 작업하겠다”고 전했다.

버나드, 길덴스턴, 전령2를 맡은 이호철은 “연극 ‘햄릿’이 제 인생에선 처음인데, 선배님들의 삶의 지혜와 연극에 대한 자세를 많이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될 거 같다”고 말했다.

연극 '햄릿' 포스터
연극 '햄릿' 포스터

이어 박정자는 조역으로 물러난 데에 있어 “연극배우한테 배역은 그리 큰 문제는 아니다, 조명 밖에 있더라도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면 그거야말로 배우의 숙명이라 생각한다. 단역과 조연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절감하고 있다. 연극을 정말로 볼 줄 아는 관객이라면 조명 밖에 있는 배우도 관찰할 것”이라며 대사 외우기 어려운 자신과 달리 대사 많은 햄릿을 온 마음으로 응원했다.

유인촌은 배역의 변화에 대해 “시인이기도 하고 철학자, 또 군인이기도 햄릿이 가지고 있는 면은 너무나 다양하고 복잡하다. 결국 죽음을 바라보며 유유히 걸어가는 햄릿이었다가 대척점에 있는 역을 맡으니 존재 자체가 야비해야 했다. 생각보다 젊고 다분히 남성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왕을 어린 소년처럼 바라보는 햄릿, 복수를 하는 입장에서 복수를 당해야 하는 입장인데 끝까지 잘 버텨보는 나쁜 놈의 전형들을 바라보고 배워가며 소화해보겠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박명성 프로듀서
박명성 프로듀서

박명성 프로듀서는 “컴퍼니 자체가 연극을 잘 만들면 뮤지컬도 잘 만든다고 생각한다. 그래왔기에 대선배님들을 모시는 게 아주 편하다. 연극을 어떻게 만들어야 좋은 작품이 탄생하는지 배우는 것이 많다. 신시컴퍼니는 그런 정신이 있고 노하우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극장 연극이 실종된 가운데 새로운 스타일의 연극을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전했다.

연극 <햄릿>은 권성덕, 전무송, 박정자, 손숙, 정동환, 김성녀, 유인촌, 윤석화, 손봉숙, 길해연, 강필석, 박지연, 박건형, 김수현, 김명기, 이호철이 출연한다.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3일까지 한 달간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공연한다. 
 

(사진=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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