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
부산 드림씨어터 4월 1일(금)~5월 6일(금)

Nala and Simba - THE LION KING - Photo by Joan Marcus ⓒDisney
Nala and Simba - THE LION KING - Photo by Joan Marcus ⓒDisney

[문화뉴스 문수인 기자] 1994년에 애니메이션으로 첫 개봉한 <라이온 킹>. 어릴 적 비디오 영화로 보았던 ‘라이온 킹’은 내 동심에 물을 주었다. 권력싸움에 상처를 받아 변두리로 내몰린 아기사자가 자아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는 어렸던 우리에게 새로운 자극을 주기에 충분한 서사였다. 

어린 심바와 날라가 부르던 ‘라이온 킹’ OST ‘I Just Can't Wait To Be King(왕이 될 거야)’를 친구들과 부르며 그저 즐거워하던 향수 때문인지는 몰라도 뮤지컬 ‘라이온 킹’을 보면서, 일단 어른이 된 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동심의 암막을 잠시 열었다. 

아무 걱정 없이 춤추며 노래 부르던 비디오 속 아기사자도 성체가 되면서 자신의 운명과 마주한다. 하늘의 사명처럼 그려지는 심바의 왕위쟁탈은 고전적인 영웅서사와 닮아있다. 아버지를 죽이게 된 삼촌과 적이 되어 정글의 생기를 되찾기 위한 심바의 이야기는 셰익스피어 4대 비극 ‘햄릿’과도 유사한 구조를 띄고 있기도 하다.

오직 ‘뮤지컬’만이 보여줄 수 있는 정점

Mufasa and Scar - THE LION KING - Photo by Joan Marcus ⓒDisney
Mufasa and Scar - THE LION KING - Photo by Joan Marcus ⓒDisney

뮤지컬 ‘라이온 킹’은 영화와 똑같이 흘러간다. 다만 ‘뮤지컬’ 장르에서만이 구현할 수 있는 최대치를 ‘라이온 킹’에서 확인할 수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 속에서도 꽤나 웅장하게 표현되었던 장면들이 뮤지컬 속에서는 배가가 되어 나타났다. 

스카의 계략으로 무파사가 죽음으로 내몰리는 장면, 달려오는 물소 떼에 아들을 살리기 위한 아버지의 추락을 무대에서 더욱 공간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생생함은 곧 감정의 동기화로 전이되고 아버지를 눈앞에서 잃은 슬픔에 현장에 있던 관객들은 아이든 어른이든 하나 되어 탄식한다. 

무파사가 죽기 전 무리를 떠나 코끼리의 무덤으로 간 심바를 꾸중하며 밤하늘의 별을 보여준다. 아름다운 별무리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가르치는 장면이 인상 깊었다. 

마치 유언이라도 하듯 언제나 우리를 비추는 별은 먼저 떠난 선조들이라고 희망을 주는 무파사의 말은 그의 죽음을 더욱 비극적으로 만들었다.

 Circle of Life - THE LION KING - Company of the International Tour ⓒDisney
 Circle of Life - THE LION KING - Company of the International Tour ⓒDisney

드넓은 초원과 우거진 정글, 다양한 특성의 동물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배우들이 구현하는 동물들의 움직임이 마치 그 동물의 환경에서 자란 듯 완전히 스며들었다. 배우들이 도인처럼 보였다.

뮤지컬 ‘라이온 킹’의 의상과 무대는 시각적 은유성의 개념이 들어가 있다. 마법을 부리듯 심바의 이야기를 관객들의 상상력이 창의적으로 전개될 수 있도록 새로운 자극을 주었다. 관객에게 가르치려 들지 않고 손과 발, 얼굴 표정과 몸짓들이 만들어내는 그림자, 어둠과 빛의 대조, 주름들로 설명했다. 

체험하지 못해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을 경험하게 하고, 잊고 있었던 동심에 생기를 가져다줄 뮤지컬 ‘라이온 킹’은 우리가 무대를 찾아보는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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