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에 따라 움직이는 '체리피커'
잦은 신용카드 발급·해지 신용점수 영향을 미치지는 않아
어쩔 수 없이 캐시백 이벤트 진행하는 카드사의 입장

[문화뉴스 최호기 기자] 금융 플랫폼을 통한 신규 카드 가입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카드사들의 캐시백 마케팅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위축됐던 경제 활동이 재개되자 카드사들이 신규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카드사의 현금성 마케팅이 늘어나면서 수시로 카드사를 갈아타는 '체리피커'도 급격히 증가했다.

# 체리피커 무슨 뜻?

사진=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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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리피커'란, 어떤 회사의 제품이나 서비스 가운데 비용 대비 효율이 뛰어나거나 인기 있는 특정 요소만을 골라 합리적으로 소비하려는 현상을 가리키는 경제 용어 '체리 피킹(cherry picking)'에서 나왔다.

최근에는 그 의미가 확장되어 '감당하기 어렵거나 중요하다고 여기지 않는 부분은 버리고, 자신이 정확하게 원하는 부분만 취하는 행위'로 주로 부정적인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 신용카드 자주 발급·해지하면 신용점수 떨어지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신용카드 발급 개수와 신용점수는 무관하다.

과거 카드 대란·외환위기 시기에는 일명 '카드 돌려 막기'가 성행했다. 이 시기에는 카드를 많이 발급받은 사람이 연체를 하는 경우가 많아 신용평가 사 입장에서는 '카드 발급이 많을수록 연체가 많다'라는 것이 통계적으로 입증됐고, 이에 따라 신용점수를 조절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많은 카드사에서 다양한 혜택을 가진 카드를 많이 내놓았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하나의 카드만 쓰는 경우가 드물다 보니 통계상 발급 카드가 많다고 연체율이 높다는 주장은 힘을 잃었다. 

다만 오랜 기간 사용한 신용카드를 해지할 경우 신용등급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개설 정보를 비롯한 이용 실적, 보유 기간 등은 신용평가 시에 반영되는데, 카드를 해지하면 이러한 이용 실적이나 거래 이력을 신용평가에 활용할 수 없어서 신용등급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러므로 사용 이력이 오래된 카드는 해지 않는 게 유리하다.

종합하자면 발급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용카드를 해지한다고 해서 신용등급이 떨어지지 않고 보유한 신용카드 개수가 신용 등급이나 신용 평점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사진=네이버페이, 토스의 '신규 카드발급 혜택' 페이지/네이버페이, 토스 화면 캡처
사진=네이버페이, 토스의 '신규 카드발급 혜택' 페이지/네이버페이, 토스 화면 캡처

현재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은 6개월~1년 간(카드사별 상이) 카드 결제 내역이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캐시백·현금성 포인트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이벤트 기간 내 신용카드를 새로 발급해 일정 금액 이상 결제하면 10~20만 원 상당 포인트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 그렇다면 카드사들은 어떻게 고객들에게 캐시백 혜택을 제공할 수 있을까?

코로나19 발생 전 카드사는 카드 모집인을 통해 고객을 유치하고 발급 카드당 5만 원 안팎의 모집비용을 제공해왔다. 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엔 모집인 활동이 어려워졌고, 네이버·토스·카카오 등 금융 플랫폼을 통해 카드 발급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카드사는 카드 모집인들에게 제공하던 모집비용을 소비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방식으로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 카드사는 이런 캐시백 이벤트 어떻게 보고 있을까?

한 카드사 관계자에 따르면 경쟁사들 모두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고객유치를 위해서 진행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금융 플랫폼들 역시 자사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이런 이벤트를 진행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고 말해 소비자들과 금융 플랫폼 양쪽 눈치를 보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출혈이 상당해 보인다. 당초 계획한 혜택 범주를 넘어 중복 혜택 등 악용 사례가 공유돼 단종된 사례도 있어 체리피커의 범람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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