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되고 우리는 안되는 이유가 궁금하다.

대한 산부인과 의사회는 2010년 보건복지부, 교육과학부, 여성가족부의 후원으로 매년 10월 20일을 초경의 날로 지정하였다. 설립 취지를 보면 초경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도록 사회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내고, 청소년의 왜곡된 성 가치관의 변화를 통한 건강한 성 의식 확립과 여성질환 예방을 위한 날로 대한 산부인과의 사회는 초경의 날 제정과 함께 여성 건강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으로 중ㆍ고등 학교에서 성교육을 진행하고 있으며, 각 연령에 맞는 현실적인 성교육 교재를 개발하고 또한 학부모 건강강좌 참여 등의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초등학교와 주변 산부인과의 자매결연’ 등을 통하여 산부인과 방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사춘기 소녀들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몇일전(2022,10,20)가 22주년 초경의 날이었다.

기사 검색을 해보니 국내 생리대 생산 업체에서 가격 할인하는 것 외엔 눈에 띄는 기사는 없었다. 세계 최초 초경의 날을 지정한 나라답게 국가적인 차원에서 청소년 생리대 무상공급 추진 이런 기사를 기대했었으나 눈씻고 봐도 없었다. 지난 8월 24일은 스코틀랜드 여성들에겐 아주 특별한 날이었다. 해당 법안은 스코틀랜드 취약계층 여성들을 위한 법안으로 지난 2017년 4월 노동당 의원 모니카 레논에 의해 발의됐으며, 2020년 11월 만장일치로 통과된 바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 지난 2016년 깔창 생리대 사건 이후로 취약계층 여성청소년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우리나라 역시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2018년 10월부터 서울시는 공공기관에 비상용 생리대를 비치하는 시범 사업을 실시했다. 이어 강남구청은 2019년 3월 국내 최초로 초중고 34개교에 생리대 보급기를 설치했고, 경기 여주시 의회는 2019년 3월 전국 최초로 만 11~18세 여성청소년 모두에게 생리대를 무상 지급하겠다는 조례를 통과시켰다.또 여성가족부는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여 올해 약 259억 원 규모의 예산을 생리대 지원 사업비로 편성했다. 실제로 지난 7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6.3%를 기록한 한편, 국민들이 주로 소비하는 품목을 기준으로 한 생활물가지수는 7.4%를 기록했다. 주로 사는 물건들의 값이 올라 실생활에서 체감하는 물가는 더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한국소비자원 가격 종합포털이 제공하는 가격 동향에 따르면, 7월 기준 ‘소피 보디 피트 볼록맞춤 날개 중형(32개입)’은 14700원의 가격으로 편의점에서 판매됐다. 작년 같은 달에 10,500원이었던 가격보다 40%가 오른 것이다. 우리나라의 생리대 가격은 OECD 국가 38개국 중 가장 비싸다고 알려져 있다.

뉴스마켓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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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평균 생리대 가격이 개당 331원일 때 미국과 일본은 181원, 덴마크는 156원으로 한국이 개당 두 배가 더 비쌌다. 무엇이든 했다 하면 일등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근성이 있어서 그런가 생리대 가격도 일등이다. 세계 유일하게 초경의 날이 있는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생리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현실이 참담하다. 초경, 월경 단어를 검색해 보면 여성에게 매달 찾아오는 ‘마법의 날’이 어린 소녀들에게는 두려움과 공포의 날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거나 한 부모 가정에서 성장하는 소녀들은 비싼 ‘생리대’ 구입과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여성으로서 정체감을 가져야 할 나이에 자존감과 정체성에 큰 상처를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국내 저소득층 가정의 여학생은 약 10만 명으로 알려져 있다. 전 국민으로 확대하지 못한다면 이 학생들만이라도 무상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가격이 비싼 이유가 독과점 때문이란 지적도 있는만큼 국가적인 관리도 필요하다.세계 유일한 초경의날에 걸맞는 지원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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