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르토메우 마리 관장, ⓒ포커스뉴스 

[문화뉴스 MHN 권혜림 기자] 지난 4월 27일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1938-1965)' 展 개막식이 열렸다.

50년 만에 이집트를 벗어나 해외에 최초로 문화재급 작품들이 출연하는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의미깊은 전시다. 국립현대미술관 바르토메우 마리 관장을 만나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 전시가 갖는 의미와 이집트 예술이 세계사적으로 갖는 의미를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바르토메우 관장님. 이번 이집트전을 기획하게 된 이유나 배경이 무엇인가요?

ㄴ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을 혁신하기로 하면서 무엇이 ‘무엇이 현대예술인가’라는 주제로 교육을 하고 토론을 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20세기 말부터 예술가들 사이에서는 현대예술이 유럽과 미국 경제의 중심으로 편입되지 못하고 있다는 자각이 있어왔습니다. 특히 20세기 말에는 현대미술이 굉장히 흥미롭고 찬란한 발전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 문화들이 제대로 발굴되지 않은 지역들이 있어요, 아시아처럼요. 이 전시는 그 때 발굴되지 못한 생동감 있는 당시의 문화를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습니다.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 그 중에서도 수 백만년의 역사를 지님과 동시에 매우 창의적이고 독창적이며 예술적인 문화를 보여주는 이집트의 현대 예술과 문명을 보여주고 있지요. 그래서 이 전시는 1990년대 전까지의 현대예술이 당시 세계 예술의 흐름과 이전의 흐름이 어떻게 다른지를 잘 보여주는 예시라고 할 수 있지요.

물론 이 전시는 유럽에서 비롯된 심미적인 토론과 아이디어에서 시작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집트라는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매우 흥미롭지만 희귀한 표현들이 곳곳에서 발견돼요. 그래서 우리가 한국 예술을 국제적인 논의에 편입시키길 원할 때 이 전시가 시작점이 되길 바라는 거죠. 50년동안 이집트 해외에서는 선보이지 않았던 160점이 넘는 이집트의 작품들을 여기서 전시함으로써 말이죠. 이것이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점이에요.

제가 알기로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이집트 바깥에 처음 전시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정부의 폐쇄적인 태도 때문인건가요?

ㄴ제 생각엔 일반적으로 서구적인 관점에서는 최근까지도 (서구) 바깥에는 관심이 별로 없었어요. 그게 가장 큰 이유죠. 말씀드렸다시피 이집트는 독특한 나라에요. 미술사적으로나 현대사적으로 가치가 큰 나라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그 가치가 널리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집트는 굉장히 독창적이고 복잡한 현대사를 보여주는 좋은 예시입니다. 이집트 주변국 문화가 현대에 서구 예술에 영향을 크게 받았는데요 그 문화가 또 이집트의 전통 예술·상징들과 섞였죠. 그게 이집트 예술만의 독특한 표현을 만들어냈습니다.

'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 전을 기획하시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ㄴ평상시에 해왔던 다른 큰 규모의 전시보다 특별히 더 어려운 점은 없었어요. 물론 이 전시회의 작품들은 이집트를 벗어나 해외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것들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지연이 있을 거라는 점은 예상된 바였죠. 하지만 요즘에 전시가 지연되는 것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전시가 지연되는 건 언제,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죠.

이번에 전시된 이집트 미술작품들을 보면 혁신적이고 저항적인 정신을 엿볼 수 있는데요, 이집트 초현실주의 작품이 유럽의 초현실주의 작품과 다른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ㄴ예술을 자유의 경험이라고 믿었던 현대의 이집트 작가들이 (작품에서) 표현한 이집트의 ‘독립’이 이집트 예술의 근본적인 특수성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이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학적 관점과는 상관없이 각각의 작가들이 작품 속에서 정치적인 의견을 드러내고 고취시키려 한 것은 그들에게 절대 쉬운 일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어떤 작품은 가난에 대해서, 어떤 작품은 국수주의를, 어떤 작품은 순수 문학과 미학적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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