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R&D 성과 보인다...작년 임상 시험 계획 승인 국내 최다 기록
3분기 누적 매출 1조 원 달성...내년 R&D 투자 금액 더 늘어나나

사진 = 종근당 공식 홈페이지
사진 = 종근당 공식 홈페이지

[문화뉴스 조아현 기자] 우리나라의 최초이자 최고 타이틀을 이어가고 있는 제약회사, 종근당이 있다.

종근당의 역사는 1941년 세워진 이종근 회장의 '궁본약방'에서 출발한다. 본격적인 의약품 도매업을 하면서 대광화학연구소를 설립하고, 국내 최초로 튜브제품 다이아졸연고를 출시한 이후 '주식회사 종근당제약사'로 법인을 등록해 제약회사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70년대와 80년대에는 세계에서 3번째로 항결핵제 리팜피신 발효를 성공시키고, 테트라사이클린, 옥시테트라사이클린이 미국 FDA의 승인을 받는 등 해외에서도 인정받았다.

90년대부터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기업으로서 토대를 마련함과 동시에 신약개발을 더 활발히 했다. 항암제 신약 캄토벨을 출시하고, 당뇨병 치료 신약 듀비에도 출시해 각종 상을 휩쓸기도 했다. 현재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는 등 당당히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글로벌 제약기업이 됐다. 

종근당은 종근당건강, 경보제약, 종근당바이오, 종근당 등의 계열사를 두고 일반의약품뿐만 아니라 전문의약품, 건강기능식품과 의약외품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일반의약품 중 대표적인 제품은 진통제 펜젤, 구충제 젤콤, 소화제 속청 등이 있다. 프로바이오틱스 연구도 활발히 진행해 프리락토, 락토핏과 같은 건강기능식품도 출시했고, 자체 개발 신약 항암제 캄토벨,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 항고혈압제 딜라트렌 등의 전문의약품도 널리 쓰이고 있다.

이와 같이 종근당이 국민 건강에 깊이 관여하게 된 것은 국내 최초로 설립된 중앙연구소에서 오늘날 효종연구소에 이르기까지 최고 수준의 R&D(연구개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종근당은 현재 연구소를 신약, 바이오, 기술로 나누어 운영하며 각 분야에서 보다 전문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신약 연구소는 면역, 신경, 암 등을 위한 신약을 개발하고, 바이오는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한 항체 신약과 바이오시밀러 연구를, 기술 연구소는 Liquistal 기술 등 새로운 약물 전달 기술을 이용한 신제제를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그만큼 아끼지 않는 R&D 투자를 늘려, 종근당의 연구개발비는 2019년 1375억 원, 2020년 1495억 원, 2021년 1628억 원으로 매년 늘어나며 연매출의 10% 이상을 기록했다.

결과가 증명하듯 종근당은 올해 상반기 기준 무려 87개의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을 운영하고 있고, 2021년에는 31건의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으며 국내 제약사 중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특히나 최근 바이오와 Liquistal 기술 투자를 확대하는 등 다른 제약사와 차별화된 신약을 개발하며 브랜드 입지를 더욱 견고히 하고 있다.

주력 파이프라인으로는 마리 투스(SMT) 치료제 ‘CKD-510', 황반변성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CKD-701)’,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항암이중항체 바이오신약 ‘CKD-702′ 등이 있다. 각각 유럽 학회에서 구두 발표 과제로 채택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내고 있다.

사진 = 종근당 공식 홈페이지
사진 = 종근당 공식 홈페이지

이는 숫자로도 증명됐다. 올해 3분기 종근당의 누적 매출은 1조 834억 원으로, 전년보다 10.7% 늘었다. 3분기 만에 매출이 1조 원을 넘어선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증권가는 이와 같은 실적 약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종근당이 내년 창사 이래 최고 매출액인 1조 5638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 추정했다.

내년 실적도 긍정적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출시 예정 제품들 때문이다. 위염치료제 지텍과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될 예정이고,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의 매출도 내년에 1279억 원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활약도 한 몫 하고 있다. 종근당은 인도네시아 합작법인(JV)과 베트남 대표사무소를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 연구소와 사업제휴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보다 탄탄한 의약품 포트폴리오와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자체 개발 신약 당뇨치료제 듀비에, 항암제 CKD-516, CKD-581, 면역억제제, 항생제 및 고혈압치료제 등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기업 경영 자체에서도 인정받았다. 지난 16일 종근당은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으로부터 규범준수 경영시스템 ‘ISO37301’과 부패방지 경영시스템 ‘ISO37001’ 국제 표준 통합인증을 획득했다. 신약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투명한 사내 문화를 만들고, 지속가능한 경영을 하기 위한 방안도 개발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같은 실적은 종근당이 인내하며 지킨 신념이 빛을 발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통합인증도 2018년부터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준법교육을 실시하고, 컴플라이언스 위반 직원을 징계하는 등의 노력의 결과이다. R&D 역시 올해 실적을 반영하여 투자 비용이 더 늘어난다면, 당장의 성과뿐만 아니라 10년 후의 실적도 기대된다 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 = 종근당 공식 홈페이지
사진 = 종근당 공식 홈페이지

이처럼 종근당이 R&D에 강점을 두고 브랜드 입지를 다진 만큼, 매년 연구개발비 상승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수익성이나 강점을 두고 있는 분야에 따라 투자비를 차별적으로 분배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가령 건강기능식품의 경우, 다른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파이프라인과 국내 최대 규모의 제조 시설을 구비하고 있지만, 과열된 시장 경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에만 233억 원의 영업 손실이 났고,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투자 대비 성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면, 시장 접근 전략부터 재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금리 상승으로 금융 비용도 증가하고 있는 만큼, 불필요한 비용 절감이 중요하다. 특히나 종근당의 파이프라인이 단기 성과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전략적인 연구개발비 분배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