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27일 CGV 압구정에서 이길보라 감독(가운데), 백은하 저널리스트(왼쪽), 배우 권율(오른쪽)과 함께 하는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문화가 있는 날·예술이 있는 삶을 빛냅니다…문화뉴스] "가족에게 평범하게 일어나는 일들이라는 점이 이 영화를 경쾌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26세 신예 이길보라 감독의 신선한 연출력과 함께 들리는 세상과 들리지 않는 세상의 경계 아래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청각 장애인들의 삶을 따뜻한 감성으로 그려낸 '반짝이는 박수 소리' 여풍당당 GV 2탄으로 지난 4월 27일 CGV 압구정에서 백은하 저널리스트와 배우 권율과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를 가졌다.

백은하 저널리스트와 배우 권율의 대화에서 백은하 저널리스트는 "작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를 통해 이 영화를 처음 봤다. 영화를 보기 전에 짧은 시놉시스를 보고 조금 어두운 영화이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청각장애라는 약간의 불편함을 제외하고 우리 가족들에게서 평범하게 일어나는 일들이라는 점들이 이 영화를 경쾌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하였고 그게 오히려 나의 선입견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줬다"며 영화에 대한 호평으로 대화가 시작됐다.

배우 권율은 "영화를 보기 전까지 슬프고 마음 아픈 얘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하지만 이 영화를 보고 너무나 담담하게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일반적인 얘기를 하는, 누구보다 많이 행복하지도, 불행하지도 않은, 제가 겪고 살아가는 환경 속에서 오히려 잊고 살았던 부분에 너무나 담담한 시선으로 바라본다는 것이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지는 영화였던 것 같다"며 영화의 색다른 연출에 대해 언급했다.

특히 그는 가장 인상적인 장면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영화 내적으로는 저에 대한 거울이 되는 것들이 많았다. 리뷰들을 찾아보니 노래방신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는데 나에게 있어서도 스스로 반성을 하게 된 장면이었다. 내가 살아가면서 느끼고 했던 행동들이 알고 보니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했다는 게 많아졌다고 생각이 드는데. 그 씬 안에서 환하게 웃고 누구보다 행복하고 흥에 겹고 아름다운 노래처럼 들리는 모습들이 인상 깊었다. 음소거를 하고 그 신을 다시 봤는데도 너무나 좋았고, 그 신이 나에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했다. 내가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함에 있어 무언가를 진심으로 바라보고 즐기고 앞으로 향해 간다면 누군가에게 어떻게 보일 것이고, 나에 대해 돌이켜보게 한 인상적인 신이었다"며 관객들에게 묵직한 여운과 울림을 전하기도 했다.

   
▲ 배우 권율이 추천한 '반짝이는 박수소리'의 노래방 장면.

4월 28일, 아트나인에서 열린 변영주 영화감독과의 대화에선 GV 앞서 "근 일 년 동안 봤던 한국의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 중 제일 좋았다. 왜냐하면,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두 가지라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자기가 찍고 있는 소재나 대상, 환경을 바라보는 태도이며, 두 번째는 그 태도에 기인해서 일관적인 자기 시선으로 이야기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만들어 내고 있느냐고 생각한다. 그것은 정말 기본인 것 같지만, 그것을 지켜서 구현해낸다는 것은 어려운 작업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를 만난 것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즐거운 경험이었다"는 폭풍 칭찬을 쏟아내며 관객과의 대화의 포문을 열었다.

또한, 변 감독은 "평소에도 반찬 가짓수를 많이 내놓고 먹느냐", "어머니가 실제로도 음식을 잘하시느냐"고 말해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으며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의 총평에 대해 "고백하자면 처음 이 영화를 만났을 때 이런 얘기겠구나 하는 게 굉장히 명백했다. 청각장애인 부모를 가진 친구가 그에 대한 얘기를 하는 거구나. 그러면서 나는 다 봤다고 생각했고, '반짝이는 박수 소리'와 관련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기로 하고 다시 영화를 봤을 때도, 수첩에다 이런 질문을 할까 적으면서 보다가 20분쯤 지났을 때 자신을 반성하게 됐다. '그 얘기가 아니구나. 내가 지레짐작 한 거구나.' 그래서 내가 적은 질문들을 다 버렸다"라며 영화를 보기 전후 달라진 자신의 관점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그는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은 감독의 어린 시절이 나오면서, '엄마·아빠를 찍으면 찍을수록 그들의 세상은 그 자체로 견고하고 완전했다. 나는 그 드넓은 침묵에서 말을 꺼내고 이야기를 꺼내고 있었다'는 내레이션과 함께 동요소리가 들리면서 어린 시절 모습이 몽타주처럼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만약 누군가가 올해 12월 31일에 올해 보았던 한국영화 중에서 가장 좋았던 장면 10개를 뽑으라고 하면 꼭 그 장면을 넣고 싶다. 관객을 울리지 않지만 정말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게 2015년에 가장 필요한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울리는 일 말고 생각을 깊게 해주는 일"이라는 여운 있는 소감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를 마무리했다.

   
▲ 4월 28일, 아트나인에서 변영주 감독(오른쪽)과 이길보라 감독(왼쪽)이 참여한 관객과의 대화가 열렸다.

영화 '반짝이는 박수 소리'는 지난 4월 23일 개봉해 개봉 2주차를 맞고 있으며, 현재 전국 19개 상영관에서 상영되고 있다.

문화뉴스 양미르 기자 mir@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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