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여류 첼리스트 연주자로서는 보기 드문 에너지”

공연일시: 12월5일(월) 롯데콘서트홀

국제 콩쿠르 무대에서 한국 첼리스트 가운데 가장 뜨거운 열광적 열띤 박수를 받은 연주무대는 최근 근자에 내 기억으론 첼리스트 최하영이 처음인 것 같다.

첼리스트 최하영이 2022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결선에서 연주한 루토스와프스키 첼로협주곡이나 Joerg Widmann 5 Albumblaetter의 연주는 관객의 그런 뜨거운 열광적 열띤 박수를 계속해서 받는 장면이 유트브 동영상으로 그대로 전해져온다.

올해 국제 콩쿠르 무대에서 우승한 연주자들의 면면이 번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해 금의환향한 임윤찬을 비롯해 프랑스 롱티보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이혁,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등 여러 연주자들이 있지만 관객이 공연에서 받아들이는 연주의 감흥이나 연주 레퍼토리 면에서 흡인력이 교향악이나 피아노, 바이올린 연주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첼로 영역에서 첼리스트 최하영이 국내 관객의 첼로에 대한 관심을 다시 끌어올린 것은 올해 클래식계의 숨은 값진 기여로 평가돼야 할 듯 하다.

지난 11월27일 독일 Halle에서 열린 Joachim Carr과의 리사이틀에서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하고 있는 첼리스트 최하영. (사진 에투알클래식)
지난 11월27일 독일 Halle에서 열린 Joachim Carr과의 리사이틀에서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하고 있는 첼리스트 최하영. (사진 에투알클래식)

현악기의 협주곡은 바이올린 협주곡이 다른 현악기들에 비해 수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어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슈만, 멘델스존, 차이콥스키, 브람스, 드보르자크 외에도 바이올린 협주곡을 남긴 작곡가들은 수없이 많다. 첼로협주곡 중에서 국내 관객들에게 먼저 떠오르는 것은 중후한 드보르자크의 첼로협주곡(Antonin Leopold Dvorak, Concerto for Cello in b minor Op.104)일 터인데 첼리스트 최하영이 루토스와브스키의 첼로협주곡(Witold Lutoslawski Concerto for Cello and Orchestra)으로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것은 신의 한수처럼 클래식 현대음악의 새로운 첼로작품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키는 중요한 기폭제가 되었다.

첼리스트 최하영은 아직 연주해보지 못한 20세기 후반작품도 많이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고 20세기 뿐 아니라 현존하는 작곡가들과의 교류에 관심이 많음은 물론 다가오는 2023년 시즌에 그런 새로운 레퍼토리들을 들려드릴 예정이라 밝히고 있어 관객들로선 많은 기대가 모아진다.

-“첼리스트 최하영의 루토스와브스키 첼로협주곡 우승, 클래식 현대음악의 새 첼로작품 관심증폭 기폭제”

사실 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이 다 쫒아다니며 듣지는 못했겠지만 첼리스트 최하영은 2022년 나이에 걸맞지 않게 열정적으로 올해 많은 첼로 공연무대에 섰던 대표적 국내 첼리스트의 한명이다.

부산문화회관,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 제주 서귀포 예술의전당, 철원 PLZ페스티벌, 광주 아시아문화전당,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이화여대 대강당, 그리고 최근의 롯데콘서트홀과 신영체임버홀, 제40회 송강음악회등 20대 여류 첼리스트 연주자로서는 보기 드문 에너지가 느껴진다.

이런 에너지를 첼리스트 최하영이 발산하는 데에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도 드러났지만 20대 초반의 첼리스트 치고는 폭넓은 레퍼토리들을 연주할 수 있는 탄탄한 레퍼토리들의 연주기반이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다. 첼리스트 최하영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결선에서 루토스와프스키 첼로협주곡으로 우승 연주한 것을 비롯, 세미 파이널 연주에선 벤저민 브리튼의 첼로 소나타Op. 65와 하이든 첼로협주곡 1번, 펜데레츠키의 Capriccio per Siegfried Palm, Daan Janssens의 Wie aus der Ferne, 그리고 니콜라스 파가니니의 Le Streghe op. 8, Closing concert에서는 쇼스타코비치 첼로협주곡 1번, First round 연주에선 LEOS Janacek Pohadka와 보케리니의 소나타등의 첼로연주로 첼로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풀어낸 바 있다.

이와 관련 첼리스트 최하영은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가 워낙에 레퍼토리가 넓어 루이지 보케리니의 소나타도 연주해야 했고 협주곡 심사도 이 과정에 들어있다. 이 대회를 위해 쓰여진 현대곡도 소화해야 하고 준결승 리사이틀의 경우는 A버전과 B버전, 두 개의 다른 버전을 준비해 가야했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해외 무대에서도 첼리스트 최하영은 크레메라타 발티카, 카메라타 찰츠부르크, 베를린 심포니, 보스톤 필하모닉등과 협연했고 시티 오브 런던 페스티벌, 크론베르크 첼로 페스티벌, 프라드 파블로 카잘스 페스티벌, 암스테르담 첼로 비엔날레, 베이징 수퍼 첼로 페스티벌, 스위스 베르비에 페스티벌, 아트 다이얼로그 페스티벌에 초청된 경력을 쌓아 국내외에서 첼리스트로서 에너지를 발산하고 있는 대표적 한국 여류 첼리스트의 한명으로 관객들에게 비쳐진다.

-“첼로의 그윽한 맛 느끼게 해준 멘델스존 첼로 소나타 2번”

필자는 연말 지난 12월5일 월요일 저녁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최하영 첼로 리사이틀과 12월21일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우승 첼리스트 최하영과 함께 하는 한경arteTV 개국음악회에서 최하영이 연주한 하이든 첼로협주곡 1번을 함께 할 수 있었는데 이런 20대 첼리스트 연주자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해져왔다.

카타르 월드컵축구 한국-포루투갈전 16강 경기를 앞두고 있었던 탓인지 지난 12월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첼리스트 최하영의 첼로 리사이틀은 사실 관객이 많이 적었다. 올해 번 클라이번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해 아이돌같은 신드롬의 전석 매진 신화를 이어가고 있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무대 열기에 비해 아쉬운 면도 없지 않았지만 첼로의 그윽한 맛을 느끼게 해주는 멘델스존 첼로 소나타 2번 Allegretto scherzando부터 첼리스트 최하영의 연주가 내 시선을 사로잡았다.

두 번째 레퍼토리로 연주된 벤저민 브리튼의 첼로 소나타Op.65의 첼리스트 최하영의 연주는 2악장 스케르초가 매우 독특하게 모두 피치카토로 쓰여져 손으로 피치카토를 뜯는 연주로 연결된 것이었고 전반적으로 우울하며 서정적인 분위기가 지배적인 Elegia가 가장 감동적인 연주로 다가왔다.

첼리스트 최하영의 마지막 연주곡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 Op.19는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하고 절묘한 선율을 담아내고 있는 핵심적인 악장답게 첼리스트 최하영의 첼로연주가 3악장Andante에서 점점 무르익는 연주가 됨을 느낄 수 있었다. 12월21일 수요일 저녁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한경arteTV 개국 무대에 하이든 첼로협주곡 1번 레퍼토리로 무대에 선 첼리스트 최하영은 하이든 특유의 경쾌한 악상과 고풍스런 매력이 잘 살아있는 대표적인 첼로협주곡으로 실내악적 편성의 몸집을 줄인 규모였음에도 첼로연주로 따뜻이 콘서트홀을 물들였다.

첼리스트 최하영의 무대를 접하고서 많은 클래식 애호가들이 예전의 첼리스트 장한나의 무대연주나 재클린 뒤 프레(Jacqueline Du Pre)의 연주를 떠올렸던 관객들이 적지 않았을 터, 이런 관객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첼리스트 최하영의 행보가 계속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글: 여 홍일-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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