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니토드', 이발사의 잔혹 복수극...그로테스크한 매력 돋보여
뉴캐스트 신성록, 6년 만 복귀 전미도...캐릭터 연기 눈길
오는 2023년 3월 5일까지 샤롯데씨어터

사진=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장면 / 오디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장면 / 오디컴퍼니 제공

[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뮤지컬 '스위니토드'가 3년 만에 돌아왔다. 다행히 올 시즌도 충분히 재밌다. 특히 캐릭터를 한껏 살린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인다.

'스위니토드'는 19세기 런던을 배경으로, 아내와 딸을 보살피던 건실한 이발사 벤자민 바커가 15년간의 억울한 옥살이 끝에 잔혹한 복수를 펼치는 이야기다. 

1979년 브로드웨이 초연됐으며 토니어워즈, 올리비에어워즈 등 각종 시상식을 석권한 작품이다. 이후 수차례 리바이벌되며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07년 초연됐으며 2019년 이후 3년 만에 4번째 시즌을 맞았다.

사진=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장면 / 오디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장면 / 오디컴퍼니 제공

'스위니토드'의 특별한 매력이라면 무엇보다 장르적 다양성이다. 잔혹한 스릴러와 유머러스한 블랙코미디, 슬픈 드라마가 적절히 배합됐다. 계속되는 전환과 비틀기가 관객들을 끌어당기는 힘으로 작용한다. 

상반되는 장르를 물 흐르듯 이어주는 건 매력적인 캐릭터들. 그리고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이다. 

뮤지컬에서는 다소 과장된 연기를 펼치는 게 일반적이다. 때론 거기서 오는 낯섦이 관객들에게 거부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하지만 '스위니토드'는 그 과장이 결코 어색하지 않다. 애초에 과장할수록, 미칠수록 매력이 높아지는 캐릭터로 만들어졌기 때문.

사진=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장면 / 오디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장면 / 오디컴퍼니 제공

스위니토드 역 신성록은 압도적 피지컬을 바탕으로 카리스마를 내뿜는다. 분노와 뒤섞인 슬픔은 굵직한 그의 목소리와 만나 한층 확장된다. 광기로 포효하는 'Epiphany' 장면이 하이라이트.

주인공은 분명 스위니토드지만 극을 장악하는 건 어쩐지 러빗 부인 같다. 6년 만에 러빗 부인으로 돌아온 전미도의 활약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다. 목소리 싹 바꾸고 선보이는 푼수 같은 아줌마가 왜 그리도 사랑스러운지. 러빗의 매력에 빠지지 않을 수가 없다.

곳곳에 유머가 담겨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로테스크함 속 핏빛 분위기가 퍼져있다. 폐공장을 모티프로 한 차가운 무대, 스산한 분위기의 조명과 무대효과들로 톤을 유지한다.

사진=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장면 / 오디컴퍼니 제공
사진=뮤지컬 '스위니토드' 공연 장면 / 오디컴퍼니 제공

여기에 뮤지컬계 거장 스티븐 손드하임의 음악으로 화룡점정. 장면과 캐릭터에 맞춰 변주를 가져간 넘버들은 들을 때마다 신선하고 중독적이다. 철저하게 계산된 변박자 음악이 기괴한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스위니토드'만의 독창성으로 발현된다.

당시 사회의 부조리, 인간의 탐욕과 잔혹함 등 여러 의미를 담고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 위를 덮고 있는 요소들이 너무나 많기에 묻히는 경향이 있다.

'스위니토드'에서는 이야기에서 어떤 의미를 발견하려 하기보다는 눈과 귀로 온전히 즐기기를 추천한다. 그래야 나도 모르는 새 그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오게 되니.

한편 이번 공연은 오는 2023년 3월 5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이어진다. 스위니토드 역 강필석, 신성록, 이규형, 러빗 부인 역 전미도, 김지현, 린아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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