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륵스키곡의 오케스트라 연주, ‘전람회의 그림’ 입체적으로 보여줘”

공연일시: 1220() 저녁 8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올해 2022년 국내에서 열린 외국 오케스트라의 내한공연으론 마지막 무대를 장식했다.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오케스트라이며 프랑스의 주요 오케스트라 중에서도 손꼽힌다는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의 프랑스적 이미지에도 불구, 이번 내한공연에서 연주된 레퍼토리들은 지난해 20219월 이 연주단체의 15번째 음악 및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우즈베키스탄 출신 아지즈 쇼하키모프의 입김이 많이 반영된 차이콥스키의 피아노협주곡 제2(협연: 알렉상드르 캉토로프)과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 1번으로 짜여져 자국의 프랑스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해주길 기대했던 음악애호가들이라면 다소 아쉬울 수도 있을 법한 레퍼토리들의 연주였다.

우즈베키스탄 출신 지휘 아지즈 쇼하키모프의 입김이 많이 반영된 차이콥스키의 피아노협주곡 제2번(협연: 알렉상드르 캉토로프)과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 1번으로 짜여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내한 연주공연 장면. (사진 라보라 예술기획, 영앤잎섬(주))
우즈베키스탄 출신 지휘 아지즈 쇼하키모프의 입김이 많이 반영된 차이콥스키의 피아노협주곡 제2번(협연: 알렉상드르 캉토로프)과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 1번으로 짜여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내한 연주공연 장면. (사진 라보라 예술기획, 영앤잎섬(주))

-“프랑스 작곡가의 작품 기대했던 애호가라면 아쉬울 수도 있을 법한 레퍼토리들

이런 아쉬움을 충분히 희석시킬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연주나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의 명성에 가려져있는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제2번의 보석같은 연주를 빚어내는 프랑스 출신의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의 피아노 연주에서 사실 관객들은 프랑스 작곡가 작품들의 연주에 대한 실질적 아쉬움은 없었을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지휘 아지즈 쇼하키모프나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의 이름은 국내 음악애호가들에게 그리 낯선 이름이 아니다. 우선 지휘자 아지즈 쇼하키모프의 경우 지난 826-27일 서울시향과 롯데콘서트홀에서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피아니스트 베조드 압두라이모프와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3번의 지휘를 이끌었고 이어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10번을 지휘했기 때문이다.

클래식의 변방에 가까운 우즈베키스탄의 두 연주자가 이끈 지난 827일의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제3번 무대는 정통 클래식적 분위기를 주면서 지난 422일의 서곡연주를 생략한 서울시향 브루크너 교향곡 제2번 무대를 오버랩시키는 듯한 느낌을 가져다 주었었다. ‘그 어떤 음도 소홀히 다루지 않아 그것이 베조드 압두라이모프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거나 같은 동향의 지휘자 아지즈 쇼하키모프의 지휘에 대해 프레이징은 깔끔하지만 흩날리거나 가볍지 않고 고혹적 사운드로 중후한 맛을 잘 살렸다는 평들이 내 개인적으로 아지즈 쇼하키모프의 지휘가 지난 4월의 러시아 출신의 지휘 바실리 페트렌코의 모습을 흡사 연상시켰던 기억을 갖고 있다. 쇼하키모프의 지휘에서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제10번의 구조가 명확히 구분되며 드러났고 오케스트라의 소리를 매우 잘 만든 내내 생기가 넘치면서도 밸런스가 매우 좋았다는 평들에서 지휘자 아지즈 쇼하키모프의 이미지가 동향의 우즈베키스탄 피아니스트보다 더 인상적으로 관객들에게 다가왔던 것 같다.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역시 지난 4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자신의 피아노 리사이틀을 가져 국내 팬들에게도 낯선 이름은 아니다. 캉토로프가 자신의 서울 리사이틀에서 전반부에서 프란츠 리스트/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피아노를 위한 울음, 탄식, 근심, 두려움 전주곡’(Franz Liszt/Johann Sebastian Bach ‘Weinen, Klagen, Sorgen, Zagen’ Prelude for Piano, S. 179) 연주곡의 시발로 해서 내게는 역시 가장 감동적이었던 프란츠 리스트의 <순례의 해>, 두 번째 해: 이탈리아 7. 단테를 읽고, 소나타풍의 환상곡(Franz Liszt Deuxieme annee: Italie, S. 161)에 이르기까지 알렉상드르 캉토로프 역시 새털같이 섬세한 피아니즘을 선보였던 기억이 새롭다.

-“오케스트라의 프랑스적 선율, 앙코르곡에서 더 빛났던 느낌

그런데 캉토로프는 아직 명함 효과면에서 국내 관객들에게 충분히 인지도가 낮았던 까닭에 그 다음날 420일 같은 장소에서 내한 피아노 리사이틀을 가진 조지아 출신의 여류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쉬빌리에게 관객 동원 흡인면에서 밀리면서 자신의 명함을 서울무대에 처음 내민 캉토로프로선 국내 관객을 보다 자신의 리사이틀로 많이 끌어들이기 위해선 서울무대를 보다 많이 찾아야 하는 것이 선결조건이 될 듯싶은 생각을 필자로 하여금 갖게 만들었었다.

하지만 이번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과의 내한 협연무대에 선 캉토로프의 피아니즘은 달랐다. 사실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에 대한 대중들의 인지도는 바닥을 치는 곡이어서 클래식을 듣는 음악애호가들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전작(前作)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이 특히 1악장의 오케스트레이션의 웅대하게 시작하는 사운드로 제일 유명하기에 이 2번 피아노협주곡의 존재 자체도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이곡이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에 밀린다는 얘기는 아니며 곡 자체는 1번에 견주어도 밀리지 않는 곡이라는 점을 캉토로프의 피아니즘이 증명해줬던 것이다.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을 입체적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보여준 아지즈 쇼하키모프의 지휘는 이번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내한공연의 연주 레퍼토리들이 쇼하키모프의 입김에 많이 좌우됐다는 인상을 불식시키듯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등 프랑스 작곡가들의 오케스트레이션 교향곡들이 연주되지 못한 실질적 아쉬움은 없었다.

이날 연주회의 첫곡으로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이 연주한 비제의 카르멘 모음곡 1번이 오히려 아름답고 매혹적인 선율이 두드러지는 대목이 무척 많았던 프랑스 작곡가 비제의 편린을 들려준 연주곡이 됐고 피아니스트 캉토로프는 ‘F Mompou Cancio y Danza no.6’, 스트라빈스키의 피아노버젼 편곡 불새(The Firebird)와 차이콥스키의 ’Piano Trio in A Minor, Op. 50, TH. 117: Var. VI: Tempo di valse’등 무려 한 피아니스트가 앙코르곡으로 들려주는 예외적 케이스인 세곡의 앵콜곡으로 자신의 진정한 피아니즘을 국내 관객들에게 보여준 듯 싶었다. 스트라스부르 필하모닉 역시 생상스의 ‘Bacchanale’G. Bizet "L'Arlesienne" Suite No.2 Farandole’의 연주로 오케스트라의 프랑스적 선율은 앙코르곡에서 더 빛났던 느낌이다. (: 여 홍일-음악칼럼니스트)

음악칼럼니스트 여홍일: 2012년부터 몇몇 매체에 본격 음악칼럼 리뷰를 게재했다. 현재는 한국소비자글로벌협의회에서 주한 대사 외교관들의 지방축제 탐방 팸투어 전문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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