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만 관객 '범죄도시2', 올해 최고 흥행작
박찬욱 감독·송강호, 칸영화제 수상
속편 선전·뮤지컬영화 등장 눈길
2023년 '교섭' '유령' 등 흥행 기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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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코로나 팬데믹 이후 첫 천만관객을 돌파한 영화 '범죄도시 2', 예상외의 참패를 기록한 '외계+인 1부', 칸 영화제에서 수상한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까지. 2022년 한국 영화의 한 해를 돌아본다.

올해 극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더불어 실내 취식이 가능해지면서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이에 개봉을 미뤄왔던 대작들이 대거 쏟아졌고, 극장은 회복세를 보였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2월 28일 기준, 올해 극장을 찾은 관객은 전체 1억1048만여 명이다. 지난해 6000여 명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었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2019년 2억2600만여 명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국 영화만을 놓고 보면 올해 관객수는 약 6195만여 명이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1822만여 명보다는 늘었지만, 2019년 1억1562만여 명에는 절반가량 부족했다.

검증된 흥행작, 속편으로 재도전

사진=영화 '범죄도시2', '한산: 용의 출현' 포스터
사진=영화 '범죄도시2', '한산: 용의 출현' 포스터

여전히 이전에 비해 극장이 침체돼 있기에 영화계에서는 흥행 가능성이 높은 카드를 우선적으로 내밀었다. 특히 흥행작 속편들의 분전이 눈에 띄었다.

지난 5월 개봉한 이상용 감독의 '범죄도시 2'는 누적 1260만 이상 관객을 동원했다. 688만이라는 전편 성적의 2배 가까운 초대박을 터뜨리며 국내 개봉작 역대 흥행 순위 13위에 랭크됐다. 

7월 개봉한 김한민 감독의 '한산: 용의 출현'은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1760만 관객으로 역대 흥행 순위 1위를 기록한 '명량'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충분히 만족할 결과다.

또한 780만 관객을 동원한 '공조'의 후속편 '공조2: 인터내셔날'도 9월 개봉해 698만 관객을 동원했다. 전편 못지않은 관심을 받으며 올해의 흥행작에 이름을 올렸다.

물론 속편이 모두 흥행한 것은 아니다. 

'정직한 후보2'는 89만, '해적: 도깨비 깃발'은 133만으로 부진했다.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는 280만이라는 기대에 비해 아쉬운 성적을 거뒀지만, 손익분기점은 넘어서며 체면치레했다.

이름값에 기대던 시대는 끝...'비상선언' '외계+인 1부', 흥행 참패

사진=영화 '비상선언', '외계+인 1부' 포스터
사진=영화 '비상선언', '외계+인 1부' 포스터

국내 대표 배우들이 총출동해 기대를 모았던 대작들은 쓴맛을 봤다.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은 제74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며 기대를 모았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의 동반 출연도 화제였다. 하지만 식상한 신파에 거부감을 느낀 관객들은 외면했고, 관객수는 205만에 그쳤다. 출연 배우들의 이름값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외계+인 1부'도 많은 기대를 모았다. '장르물의 대가' 최동훈 감독의 7년 만의 신작인 데다, 신선한 스토리, 화려한 비주얼을 갖춘 SF 장르였기 때문. 여기에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등의 출연도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2부를 염두에 둔 제작 때문인지, 팬들로부터 '지루하다', '정신없다'는 등의 혹평을 받았다. 결국 153만이라는 관객만을 동원한 채 물러났다.

칸 영화제 접수한 박찬욱·송강호

사진=CJ ENM 제공
사진=CJ ENM 제공

2020년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  2021년 배우 윤여정의 2021년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올해는 박찬욱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칸영화제를 장악했다.

지난 5월 열린 제 75회 칸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이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수상했다.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에 이은 세 번째 칸 수상이었다. 

배우 송강호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한국 배우 최초의 기록이었다. 앞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바 있다.

배우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 '헌트'도 칸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공식 초청돼 호평을 받았다. 국내 개봉 후에는 435만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까지 잡았다.

'헤어질 결심'은 내년 3월 개최되는 제95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국제장편영화상 예비후보에 올라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어 오스카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韓 뮤지컬영화, 본격 시작

사진=영화 '영웅', '인생은 아름다워' 포스터
사진=영화 '영웅', '인생은 아름다워' 포스터

장르적으로는 뮤지컬영화의 등장이 돋보인 해였다. '라라랜드', '겨울왕국' 등 음악과 함께한 영화들이 꾸준히 국내 팬들을 사로잡아왔지만, 한국 작품은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올해는 '뮤지컬영화'라는 타이틀을 달고 두 편의 영화가 개봉했다. 흥행에 있어 성공했다고 보긴 어렵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지난 9월  주크박스 뮤지컬 영화인 '인생은 아름다워'가 개봉했다. 하지만 호불호가 갈리는 평 속에 117만 관객만을 모으는 데 그쳤다.

동명의 국내 창작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웅'은 지난 21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대작 '아바타: 물의 길'과 동시기 개봉하는 악재 속에서도 1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영웅'은 관객수와 별개로 작품 만듦새에 있어 호평을 얻고 있다. 원작 뮤지컬을 바탕으로 하기에 서사와 음악이 유기적으로 결합됐다. 가장 중요한 음향 역시 기술적으로 뛰어난 완성도를 갖췄다는 평이다.

2023 '계묘년', 흥행 스타트 끊을 주인공은?

사진=영화 '교섭', '유령' 포스터
사진=영화 '교섭', '유령' 포스터

2023년에도 기대작들이 줄을 서고 있다. 1월 '교섭'과 '유령'을 눈여겨볼 만하다.

임순례 감독의 '교섭'이 1월 18일 개봉한다. 피랍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외교관과 현지 국정원 요원의 교섭 작전을 그린 영화다. 황정민과 현빈이 주연을 맡았다.

이해영 감독의 '유령'도 같은 날 공개된다. 1933년 경성, 조선총독부에 항일조직이 심어놓은 스파이 '유령'으로 의심받으며 외딴 호텔에 갇힌 용의자들이 탈출하기 위해 벌이는 사투와 진짜 유령이 펼치는 작전을 그린다. 설경구, 이하늬, 박소담, 박해수, 서현우 등이 출연한다.  

그 외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 김한민 감독의 '노량: 죽음의 바다', 김용화 감독 '더문', 류승완 감독 '밀수', 강제규 감독 '보스턴 1947', 배우 정우성의 연출작 '보호자' 등도 개봉 예정이다.

2022년 '범죄도시2'로 흥행 숨통을 트고, 뮤지컬영화로 다양성까지 넓힌 한국영화. 오는 2023년에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확실히 회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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