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595회, 따스한 한 그릇 엄마와 찌개
2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KBS1 방영

[문화뉴스 최도일 기자] '한국인의 밥상' 595회에서는 밥상 앞에 모여 앉아 삶의 기쁨과 위로를 나누는 사람들을 만난다.

보글보글 찌개 끓는 소리는 내 어머니의 밥 먹으라는 소리와 같다. 찌개는 참으로 평범하고 투박한 한 그릇이다. 그런데도 그 ‘찌개’여야 어머니가 떠오른다. 추운 겨울, 찌개 한 숟가락은 영영 잊을 수 없는 어머니 한숨이자 마음이다.

엄마의 시간과 정성으로 구수해지다 ‘흑돼지청국장찌개’ - 경상남도 함양군 마천면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세상 무엇도 품을 수 있을 만큼 넉넉해, 어머니의 산이라 불리는 지리산. 이곳에서 20년째 자식들을 위해 장을 담그는 허점순 씨가 있다. 점순 씨는 꼭두새벽부터 일어나 콩과 옻을 삶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점순 씨의 정성으로 빚어낸 조선간장은 찌개부터 반찬까지 이곳저곳에 다 넣어 감칠맛을 내주는 이 집안의 보물이다. 

마천면의 특산품인 옻을 이용해 직접 띄운 청국장과 또 다른 특산품인 흑돼지를 넣어 만든 흑돼지청국장찌개는 두 딸이 가장 좋아하는 엄마의 찌개다. 또 막내딸인 연숙 씨가 임신했을 때 입덧이 심해 아무것도 먹지 못했으나 이것만은 매일 찾았던 고추장양념불고기가 있다. 아궁이 불에 구워 그 불 앞에서 오순도순 이야기를 나누어 먹을 때 두 배로 맛있다고 한다. 평생을 퍼주어도 부족한 엄마의 사랑과 정성으로 만들어 낸 따뜻하면서도 구수한 한 상을 만나본다.

갯벌은 엄마에게, 엄마는 자식에게 내어주다 - 충청남도 태안군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충남 태안 안면도에 있는 백사장항은 40년 전만 해도 숲으로 이루어진 오지였다. 이곳에서 70년째 갯벌로 나가고 있는 강남숙 씨가 있다. 그는 일곱 살 때부터 친정엄마를 따라 갯벌에서 조개를 캐기 시작했다. 봄에는 톳, 여름에는 고시락, 겨울에는 몰을 캐며 4남매를 키워냈다.  남숙 씨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 갯일을 그만둘 법도 하지만 몸이 허락할 때까지 갯벌에 나가고 싶다. 

이제는 남숙 씨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자식들을 위해 펄이 내어준 재료들로  음식을 만들어준다. 붕장어짜글이는 어렸을 때부터 자식들이 서로 먹겠다고 다투던 음식이다.  항상 캐오는 바지락을 가득 넣고 와글와글 끓인 와그라탕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부지런하게 따온 몰까지 된장과 함께 무쳐주면 투박하지만 남숙 씨의 사랑이 담긴 갯벌 한 상이 완성된다.

함경도 출신 엄슐랭 엄마의 ‘생태찌개’, 아들에게 이어지다 - 경기도 부천시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10년간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살았던 할아버지가 있다. ‘스머프 할배’로 불리는 정성기 씨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치매에 걸린 어머니에게 삼시 세끼를 직접 요리해서 대접했다. 정성기 씨는 아버지가 치매에 걸렸을 때 임종을 지키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도 컸기에 어머니만이라도 꼭 직접 모시고 싶었다고 한다.

고향이 함경도인 어머니는 생태와 갖은양념을 넣고 끓인 생태찌개를 무척이나 좋아하셨다. 다른 자식들이 해준 것보다 성기 씨가 해준 생태찌개를 특히 좋아하셨다. 병세가 깊어질수록 어머님이 하루라도 더 사셨으면 하는 마음에 된장, 채소, 밥을 갈아 만든 연명죽은 성기 씨의 염원으로 만들어낸 음식이다. 지금은 하늘로 소풍을 떠나신 어머님을 그리워하며 또 한 번, 어머니를 위한 밥상을 차려본다. 

과메기 덕장에 엄마의 사랑 걸렸네 ‘통과메기김치찌개’ - 경상북도 영덕군 창포리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1 '한국인의 밥상'

푸른 바다가 넘실대는 경북 영덕 창포리. 해안에서도 돌출되어 사계절 바람이 불어오는 영덕 창포리는 예부터 청어를 말려 겨울 양식으로 먹어왔다. 이곳에 과메기 덕장을 운영하는 권병수 씨네 가족이 있다. 

통과메기김치찌개는 고소한 맛이 일품인 청어 과메기로 만든 음식이다. 각종 채소와 양념을 넣고 무친 새콤달콤한 과메기무침과 지글지글 구워낸 청어구이까지 더해지면 작업으로 지친 고단한 몸을 녹여줄 어머니 이향화 씨의 한 상이 완성된다. 세상살이의 헛헛함을 달래주는 어머니의 찌개가 가족들을 따스하게 위로해준다. 

한편 '한국인의 밥상'은 KBS1에서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40분에 방영한다.

주요기사
방송 최신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