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작 '칼부림' 10년째 연재중...역사 다룬 웹툰
역사 소재·그림체·작업 방식 등 독보적인 길 걸어와
관악문화재단과 협업 통해 '별을 품은 아이' 선보여

사진=고일권 작가 제공
사진=고일권 작가 제공

[문화뉴스 이수현 기자] "남들이 잘 하지 않는 역사를 깊이 파고들어 들여다보는 것, 그게 제가 남들과 다른 차별점이라고 할 수 있겠죠"

어렸을 적 읽었던 역사 만화책은 웹툰작가의 길로 이끄는 막대한 영향을 줬고, 뚜렷한 색을 가진 지금의 고일권 작가를 만들었다.

네이버 웹툰에서 '칼부림'을 연재 중인 고일권 웹툰 작가는 "그림을 곁들인 이야기꾼"이라며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역사를 깊이 파고들어 들여다보는 것, 미려하고 세련된 그림체들 사이에서 내가 하고픈 그림체로 버텨온 것이 나름대로 저의 차별점이자 정체성이 아닐까 한다"라며 자신이 걸어온 길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어렸을 적부터 그림에 관심이 많았던 고일권 작가는 "우연히 네이버 도전만화에 작품을 올리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라며 웹툰 작가로 활동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10여 년 웹툰을 연재하며 어려운 점은 없었을까?

고 작가는 "주간 연재 자체가 힘든 일"이라며 "일주일에 한 번씩 결과물을 내 독자들에게 평가받는 건 정말 가슴 떨리는 일이다"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그래도 10년 정도 해오니 나름대로 생활에 녹아들어 익숙해졌다"라고 전했다.

고일권 작가하면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 '역사'.

역사를 바탕으로 단단한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고 작가는 "어렸을 적 역사 만화책을 많이 본 것이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쳤다"라며 "군대에 있을 때도 ‘칼의 노래’ 같은 소설을 보며 사극의 재미를 느꼈고 이를 계기로 대중 서적부터 전문서적까지 관심을 넓혀갔다"라고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를 밝혔다.

사진=네이버 웹툰 '칼부림' 중 한 장면/네이버 웹툰 제공
사진=네이버 웹툰 '칼부림' 중 한 장면/네이버 웹툰 제공

고일권 작가는 종이, 붓, 펜을 이용한 아날로그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아날로그 작업 방식을 두고 그는 "본질은 내가 그리려는 것이 무엇인가이지 뭘로 그리냐는 아니다"라며 소신을 밝혔다.

이어 "디지털 작업물이 거의 없다 보니 비교하기 힘들지만, 필요에 따라 복사, 붙여넣기 등 수정이 필요한데 그런 부분에서는 귀찮은 점이 있긴 하다"라고 어려운 점을 밝혔다.

하지만, 아날로그 작업은 그에게 오히려 새로운 재미를 안겨줬다.

그는 "붓으로 먹을 찍어서 종이에 그리는 맛이 상당히 재밌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한 번 더 관악문화 재단과 함께 협업한 고 작가는 관악 '창작만개' 사업의 일환으로 '별을 품은 아이'를 선보였다.

'별을 품은 아이'는 제3차 고려 거란 전쟁에 임했던 강감찬의 인간적인 면모를 1인칭 시점으로 서술한 작품이다.

고 작가는 "작고 못나고 비루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강감찬이 훗날 귀주대첩이라는 역사적인 대승을 거두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들이 오버랩 되는 부분과 전달되는 감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별을 품은 아이' 연재를 통해 마주하게 된 강감찬 장군에 대해서는 "보면 볼수록 정말 대단한 분이시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분"이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강감찬은 상원수 겸 서북면행 영도 통사라는 직위를 가지고 20만 대군을 이끌고 최전선에 직접 나가서 싸워 빛나는 대승을 이끌었다. 

고 작가는 "우리가 ‘장군’이라 지칭하지만 강감찬은 문관 출신이다"라며 "자신의 주요 분야가 아님에도 큰 족적을 남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일권 작가는 강감찬 장군의 역경과 극복 과정을 웹툰으로 풀어내며 관악구 청년들에게 희망을 전한다.

낙성대가 위치한 관악구에 청년 인구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그는 "요즘 청년들이 고단한 시기를 보내고 있고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보이지 않는 희망으로 마음이 우울할텐데 강감찬의 서사가 청년들의 이야기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의도를 밝혔다.

그는 "강감찬의 인생에 귀주대첩의 영광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라면서 "고난과 역경이 있었고 그것을 극복하여 마침내 가슴속 별빛을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결국은 우리 삶 속에 있는 별을 깨우는 희망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면서 "우리 안에 있는 희망을 스스로 놓아버리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청년들을 격려했다.

사진=카카오페이지 '별을 품은 아이' 중 한 장면/카카오페이지 제공
사진=카카오페이지 '별을 품은 아이' 중 한 장면/카카오페이지 제공

강감찬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별을 품은 아이'는 그에게 어떻게 다가왔을까.

'별을 품은 아이'는 현재 오랜 기간 연재 중인 '칼부림'과 대동소이하다고 입을 연 그는 "다른 것이라면 칼부림의 배경이 되는 17세기 초중반의 자료들은 힘들더라도 찾으면 결과물이 나와 있는 것들이 많은 것에 반해 10세기 초의 고려 시대는 정말 거의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동시기 외국자료들도 뒤져보고 더불어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의 자료들까지 배합하는 등 고생이 많았다고 밝히며 "나름대로 사극 작가라는 명성을 가지고서 고려 시대를 허투루 그리게 된다면 후발주자들에게 잘못된 결과물을 넘기진 않을까 많이 고민됐다"라고 말했다.

데뷔 이래로 꾸준히 사극 웹툰을 풀어낸 고일권 작가. 그가 앞으로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궁금하다.

그는 "개인적인 바람이라면 우리나라 역사 속 전쟁들은 한 번씩 다룰 수 있으면 좋겠다"라면서 "그때까지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려 나름대로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해보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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