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소멸 위기에 진입한 의성군 안계면을 기록한 사진전

[문화뉴스 백현석 기자] 지방소멸의 위기에 진입한 경북 의성군 안계면을 기록한 박정일 작가의 ‘중첩된 공간들’ 사진전이 3월 21일부터 4월 15일까지 안계미술관에서 열린다.

박정일 작가는 시간과 공간 속에서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자연과 사회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기록해오고 있으며, 2019년 홍콩의 민주화운동과 사라져가는 지역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고 있다. 

이번 안계의 작품 속에는 이제 막 솟아오르며 안계면의 대표성으로 자리 잡게 될 ‘안계행복플렛폼’의 공사현장, 고대 유적처럼 보이는 벼려진 창고 건물들, 담벼락 아래의 키 작은 관목들이 보인다.

또, 잡초가 돋아나고 균열이 간 낡은 도로, 해 질 무렵 스산하다 못해 듬성듬성 불이 켜진 상점의 간판들, 오래된 양조장과 가축병원 그리고 눈 내린 안계평야 위에 선명하게 새겨진 경운기의 발자국 등을 담았다.

 

박정일 작가 ‘중첩된 공간들’ 사진전 포스터
박정일 작가 ‘중첩된 공간들’ 사진전 포스터

작가는 중첩(superposition)된 공간들을 그대로 담은 텅 빈 선험적 형식이 아니라, 그것들의 상호작용 속에서 나타나고 해체되는 사물들로 표현해 낸다. 

주로 폐허가 된 장소, 기능이 정지된 사물, 그 속에서 파묻힌 관계 그리고 장소와 사물이 놓인 공간을 바라본다. 

이번 전시에는 이 곳의 공간들을 꼴라주(collage)하고, 그 현장을 오브제 이미지로 제시하면서 현재의 사건으로 만들어 낸다. 장소의 기록을 통해서 그리고 그 속의 사물들을 담아 시선의 바깥에 놓인 대상을 가려진 곳과 함께 드러내는 것이다. 

박정일 작가는 ”나는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의 ‘사진은 코드 없는 메시지다’라는 말을 기억하고 있으며, 우리는 대상의 무엇과 만나고 있는지, 사진은 대상의 무엇을 우리에게 가져오게 하는지를 계속해서 질문하게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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