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신드롬(syndrome)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가.”

공연일시: 33() 저녁 730분 롯데콘서트홀과 35() 오후 5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독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관현악단의 조성진 협연 서울에서의 33일 금요일 저녁 롯데콘서트홀과 35일 일요일 오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의 두 번 공연무대 모두 전석 매진으로 연주가 진행됐다.

쇼팽콩쿠르의 2015년 우승자인 조성진과 2021년 우승자인 캐나다계 브루스 리우의 新舊 쇼팽콩쿠르 피아노경연 두 우승자들의 서울에서의 우연치않은 조우(遭遇) 대결도 흥미로운 양상이었는데 관객들의 열기면이나 티켓파워면에서 조성진이 브루스 리우를 압도했다.

서울에서의 첫 공연이었던 롯데콘서트홀에서의 지난 33일 저녁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제1번 연주가 끝나자 관객이 일제히 쏟아낸 환호성을 견주어보면 34일 토요일 주말 오후 5시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브루스 리우의 피아노 리사이틀은 과거 북새통을 이루던 조성진 리사이틀과 달리 을씨년스러울 정도의 티켓 파워면에서 브루스 리우의 열기가 달아오르지 못했던 풍경을 보였다.

최근 몇년간 클래식계 무대에서 조성진 신드롬을 형성해온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30대에도 이런 신드롬을 게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젊은 거장적 새로운 비루투오소로소의 변신도 필요해보인다. (사진 빈체로)
최근 몇년간 클래식계 무대에서 조성진 신드롬을 형성해온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30대에도 이런 신드롬을 게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젊은 거장적 새로운 비루투오소로소의 변신도 필요해보인다. (사진 빈체로)

-“젊은 거장적 새로운 비루투오소로 탈바꿈하는 모습의 변화도 필요해보여

사실 연주회가 공지되기만 하면 표가 금새 매진돼 일반인들이 표를 구하기가 매우 어려운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국내에서의 신드롬 현상은 같은 쇼팽콩쿠르 우승자라고 하는 브루스 리우와 달리 국내 클래식팬들에게 조성진이 한국인 동국인(同國人)이라는 점에 상당히 기인하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지난 2015년 쇼팽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피아니스트 조성진에게 따라다니는 수식어는 열띤 열정의 에너지, 숨막히는 연주를 펼쳐보이는 비루투오소(virtuoso)의 이미지였다. 1994년생으로 올해 만 29세를 맞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30대에도 이런 국내외에서의 신드롬 현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쇼팽콩쿠르 우승 이후 쌓와왔던 신중하고 시적이며 확신에 차 있으면서도 부드럽고, 타고난 균형감각을 바탕으로 대담함과 순수함이 조화를 이룬 이제까지의 비루투오시티적인 면에서 젊은 거장적 새로운 비루투오소로 탈바꿈하는 모습의 변화도 필요해보인다.

2023년 연초 올해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의 내한공연 협연자로 조성진은 32일 목요일 저녁 세종 예술의 전당에서의 연주회를 시작으로 33일 저녁 롯데콘서트홀과 34일 토요일 오후 아트센터인천에서의 콘서트를 소화하고 난 직후였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협연곡으로 이번에 연주한 곡은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협주곡 제1번으로 사실 이 협주곡의 초반에 나오는 강한 피아노 화음이나 이 협주곡을 들을 때마다 처음 들으면 서주 부분의 강한 임팩트는 이 연주곡의 가장 유명한 도입부분으로 회자되기도 한다.

네차례에 걸친 연이은 연주회에 다소 지친 탓인지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지난 35일 일요일 오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있었던 서울에서의 마지막날 조성진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협연은 이런 강한 임팩트나 연주의 활력이 다소 떨어져보였다. 심심치않게 마곡에서의 조성진 연주가 더 좋았다는 관객들의 평이 들렸는데 지난해 202210월 중순에 있었던 마곡LG아트센터 개관공연시 사이먼 래틀과 런던심포니와의 협연에서 라흐마니노프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랩소디, Op.43의 연주로 때로는 건반위에서 즐겁게 뛰놀고 자신감 넘치는 타건을 선보이면서 원 주제를 뒤집은 동기로 아름다운 멜로디를 보여주는, 24개의 변주중 가장 인기있는 변주인 ‘Variation XVIII. Andante cantabile'에선 숨막히는 연주를 펼쳐보였던 것들이 관객들에게는 더 인상적으로 자리잡았었나 보다.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브람스 교향곡 전곡연주, 어떤 팔레트 펼쳐보일지 관심

캐나다계 피아니스트로서 2021년 쇼팽콩쿠르 우승자인 브루스 리우가 검은 수트복을 입으며 다소 차거운 듯 하면서도 화려한 맛은 없지만 셤세한 피아니즘을 펼쳐보이며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 쇼팽의 녹턴 N0.20, Satie, Gnossiennes-1. Lent, 그리고 쇼팽의 Etude op. 10, No.5등 일곱곡의 앙코르곡으로 분전한 것은 The Great Pianist Series의 인상적 대목으로 기억에 남을 듯 하다.

한편 37일과 8일 화요일과 수요일 연이어 이틀에 걸쳐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브람스 교향곡 전곡연주를 앞두고 있지만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연주음색은 어긋남이 없는 유럽오케스트라의 전형의 하나를 들려줬다는 관객들의 평을 받으면서 고도(古都) 드레스덴의 풍광을 담은 고풍스러운 음색을 보이는 것이었다. 슈베르트 교향곡 제8미완성’(Symphony No.8 in b minor, D.759 'Unfinished')에서도 전체적인 연주음향 분위기가 밑으로 처지지 않고 바닥에서부터 단단하게 쌓아올린 듯 해 어둡고 두꺼운 현 파트 사운드가 강점인 지난해 11월 틸레만 지휘의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음색의 특별한 독특성을 보는 듯 했다.

참고로 지난해 1130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공연을 갖기도 했던 틸레만 지휘의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브람스의 사운드는 크리스티안 틸레만의 해석으로 더 농축돼서 진하게 표출됐고 기존 브람스 교향곡 연주들에 비해 새롭게 덧입혀지고 중첩된 새로운 해석에 대한 찬탄과 묘미를 마음에 머금을 수 밖에 없었다. 과거 베를린필이 서울 내한공연에서 뿜어내던 막강한 자장(磁場)과 화력의 느낌과는 다르게 지난해 서울 공연 연주에서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브람스 교향곡 제3번에서 듣고 있자니 2악장 Andante, 3악장 Poco Allegreto에서 목관악기들의 활약이 눈에 두드러지게 이목을 끌어 늦가을의 정취에 가장 어울린다는 브람스 교향곡의 악상에 가장 부합하는 연주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가 들려줬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악적 감정과 예술적 감성까지 끌어올리는 세계적 지휘자 크리스티안 틸레만의 지휘에 힘입어 베를린 슈타츠카펠레가 지난해 연주한 브람스 교향곡 제4번의 연주도 예외가 아니어서 친숙하면서도 새롭게 덧입혀진 듯한 농축한 음악이, 가을비에 점점 젖어들어가는 연주음향으로 펼쳐지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음색이 흥미롭고 경이로웠던 기억을 안고 있다.

수석 객원지휘자로 이 연주단체와 2012/13 시즌부터 함께 해온 정명훈 지휘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이번주 브람스 교향곡 전곡 연주가 과연 어떤 팔레트를 펼쳐보이게 될지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싶다.

(: 음악칼럼니스트 여 홍일)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