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600회, 할머니 손맛
경상남도 진주시, 울산광역시 울주군, 경기도 양평, 경상남도 함양
개복치찜, 돔배기찜, 건어찜, 돼지족찜 등 음식 소개
16일 목요일 저녁 7시 40분 KBS1 방영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문화뉴스 우주은 기자] '한국인의 밥상' 600회에서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먹거리 약과를 비롯한 '할머니 손맛'을 만난다.

젊은 세대에게는 낡고 따분한 것이 아닌 오히려 ‘새로운 매력’으로 다가가고 있다는데 전통의 가치를 알고 익숙함에 새로움을 더하는 2030 청춘들의 도전기를 담아본다.

손녀, 세상에 하나뿐인 할머니 요리학교에 입학하다-경상남도 진주시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경상남도 진주시, 새벽부터 제철 산물들을 들고 나온 장꾼들의 번개시장이 열린다. 매일같이 출근도장을 찍는다는 홍순 할머니와 손녀 예하 씨. 새벽마다 열리고 오후면 닫는 시장은 마법의 보물 창고 같다. 진주에서 두번 째 봄을 맞는 예하 씨는 대학을 가는 대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자기만의 길을 가보겠다며 할머니 곁으로 와,  냉이 구별하는 법, 꾸물대지 않고 이불 개는 법 등 하나하나 배우고 있다. ‘세상에 하나뿐인 할머니 요리학교’라 이름 짓고 그때 그때 달라지는 할머니의 레시피를 꼼꼼하게 기록하고 있다. SNS에는 홍순 씨와 보내는 일상과 자신만의 레시피를 더한 음식 이야기들을 공유하며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게 어려서부터 먹고 자란 할머니의 음식들이라는데. 오랫동안 방앗간을 운영하신 할머니 덕에 빵보다 떡이 더 좋다는 예하 씨. 흑미가루에 찹쌀가루와 밤, 호두를 넉넉하게 넣고 쪄내면. 방앗간에서 떡 끄트머리를 주워먹던 추억이 되살아난다. 홍순 씨표 흑미떡에 분홍무로 만든 꽃이 올라가면 홍순 씨와 손녀의 합작품이 완성. 냄새만 맡아도 할머니가 떠오르는 음식인 청국장은 예하 씨의 기발함을 더해 청국장쿠키와 샐러드가 만들어진다. 강황을 넣어 노란 밥을 짓고, 청국장과 양파를 볶아낸 초밥 위에 할머니 손맛으로 조물조물 무쳐낸 냉이무침을 올린 냉이초밥까지 할머니 손에서 요리를 배우고, 삶을 배우는 손녀와 할머니의 일상을 들여다본다. 

할머니의 바다에서 새로운 꿈을 찾아가는 해남 청년 이야기-울산광역시 울주군

울산광역시 울주군, 물살이 세기로 유명해 미역맛이 좋다는 간절곶. 서둘러 바다로 나갈 준비를 하는 장재호 씨는 할머니와 어머니에 이어 3대째 바다를 누비는 해남이다. 17살에 물질을 배우기 시작해, 18년차 해남인 재호 씨는. 요즘 한창 미역 채취를 시작할 때라 하루 하루가 금쪽 같다. 바다에 나가는 재호 씨 곁에는 37년차 해녀인 어머니 이덕숙 씨가 함께한다. 미역 한 망에 60kg 넘어 물질하기 보통 힘든 게 아니라는데. 들고 나르는 일을 도와주는 재호 씨가 없었으면 미역 작업은 엄두도 못 낸단다.  손주가 뭍으로 나오면 제일 먼저 달려오신다는 김학음 할머니는 60여년 바다를 누비며 살아온 일류 해녀. 바다가 놀이터였던 재호 씨에게 처음 물질을 알게 해준 것 역시 할머니였다. 고된 일인지라 자식들은 안 시키려고 했던 물질인데. 몰래 숨어서 바다에 나갔던 손주는 ‘평동 작은 어촌계장’으로 불리며 궂은 일도 도맡아 하고 선배들 작업 도구도 만들어 주는 없어서는 안 될 막내가 되었다.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된장물에 싱싱한 해초와 성게알을 넣은 챗국은 요리는 고사하고 먹는 것도 귀찮을만큼 힘들었던 해녀들에게 든든한 한 끼였다. 집마다 있는 늙은 호박은 바닷가 마을에서 해먹는 매집찜의 필수재료라는데. 늙은 호박을 쎃어 넣고 갖은 채소와 해산물들 손질만 한참. 전분물을 넣어 찜이 될 때까지 뭉근하게 저어준다. 손이 많이 가는만큼 행사나 큰일 치를 때는 꼭 해 먹는 음식이라는 매집찜. 새콤달콤 할머니 손맛으로 무친 군소초무침까지 한 상 차려진다. 할머니의 바다에서 꿈을 찾아가는 재호 씨를 만나본다.  

장(醬)학생, 전통에서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다-경기도 양평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경기도 양평, 오늘은 겨우내 잘 띄워둔 메주를 꺼내 장 담그는 날! 대학에서 조리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채원, 박세연 씨가 전통 장을 배우겠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겨울철 할머니 댁 메주 띄우는 냄새가 싫기만했던 세연 씨는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 후 전통 장의 소중함을 알게되었고, 일명 ‘醬(장)학생’ 으로 MZ 세대들에게 전통 장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시작된 ‘장 아카데미’ 활동을 하며 전통 장에 대한 애정도 더 깊어졌단다. 잘 말린 메주는 소금물에 씻어내 항아리에 차곡차곡 쌓아 소금물과 건고추, 대추를 넣는 것이 전부. 이제부터 장맛은 자연의 몫! 항아리 속 잘 익은 장은 ‘장 가르기’로 된장과 간장을 분리한다.  장학생 활동 중, 전통 장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조리법을 배우는 시간이 특히 인상적이었다는데.
 된장을 주재료로 하는 된장덮밥은 단호박과 사과로 상큼한 단맛을 내, 된장 특유의 쿰쿰한 냄새는 잡고, 구수하고 감칠맛을 살려 젊은 사람들에게도 호불호 없는 맛이라고. 전통 장의 가치를 알고 옛 맛에서 새로움을 발견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청년, 음식으로 소통하고 마음을 나누다- 경상남도 함양

경상남도 함양, 새벽 닭울음소리를 들으며 시리얼로 아침식사를 하는 청년들은 도시 청년들과 함양군의 할머니들 함께 음식을 만들고 생활하는 ‘고마워 할매’ 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계기로 시골살이를 하고 있다. ‘고마워 할매’ 프로그램을 기획한 박세원 씨는 고향으로 귀농한 후 마을 할머니들의 따뜻함이 묻어있는 집밥을 보며 아이디어를 내어 시작하게 되었다. 서울에서 취재작가로 일하며 할머님들이 반겨주던 때의 따뜻함을 잊지 못하고 함양 살이를 결심했다는 엄지 씨. 병원에서 근무하던 푸름 씨는 퇴사 후 휴식이 필요하던 중 시골살이가 재미있겠다 싶어 냉큼 함양으로 내려온 게 벌써 5개월째란다. 모든 게 처음이라 서툴지만, 그래서 지루할 틈이 없다. 마을 새내기 주민으로 할머니들 일손 돕겠다며 나선다. 연결고리가 없는 도시 청년들과 할머니들을 이어준 게 바로 음식. 할머니들의 레시피를 기록하고 그 안에 서려있는 이야기들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사진=KBS '한국인의 밥상'

향긋한 봄쑥을 쌀가루에 버무려 단맛을 더해 포슬포슬 쪄낸 쑥털털이, 아궁이에 불을 붙여, 불린 콩을 곱게 갈아 주걱으로 천천히 저어주며 끓인다. 면포에 거른 비지에 김치 썰어넣고 비벼먹던 비지김치비빔은 먹을 게 없어 비지를 밥처럼 먹고 살던 그때 그 시절의 음식. 고추를 다져 멸치와 간장만 넣고 볶은 고추다짐까지 도시 생활에 지친 청년들은 할머니 손맛이 담긴 요리를 배우며 위로를 받고, 잘하는 거 없다는 할머님들은 요리를 알려주며 자존감을 회복하는 기회가 되었단다. 도시 청년과 시골 할매들서로의 부족함을 채우고, 위로하며, 응원하는 한상이 차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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