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반짝거리는 바다도, 길거리의 흥겨운 음악들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더블린에서 마신 기네스 맥주가 지금까지 경험한 맥주 중에 가장 맛있었다.
더블린에서 마신 기네스 맥주가 지금까지 경험한 맥주 중에 가장 맛있었다.

더블린에 왔다. 왜 아일랜드에 왔냐고 묻는다면 딱히 이유는 없다. 나라 자체에 이유가 있다기보다는 항공권이 저렴해서 왔다. 함께 여행을 간 사람이 물었다. 아일랜드의 첫인상이 어떤지에 관한 질문이었다. 무작위로 사진을 주고 세계의 어느 곳인지 맞히는 대회가 있다고 한다. 그 대회에 아일랜드 사진이 나오면 어떤 특징으로 유추할 수 있겠냐는 심오한 질문이었다.

 

템플바(Temple Bar)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술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특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다음은 바닷냄새다. 길거리를 걷다 보면 시큰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바다가 근처에 있다는 의미다. 더블린은 내가 마치 부산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줬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갈매기도 한몫했다.

피닉스 공원의 사슴은 무리를 지어 이동한다.
피닉스 공원의 사슴은 무리를 지어 이동한다.

피닉스 공원(Phoenix Park)에 가면 사슴을 볼 수 있다. 한참을 걸었다. 공원을 20분 이상 걸었는데도 정중앙을 지나지 못했다. 사슴을 못 볼 것 같았다. 지나가던 두 사람에게 물었다. 그들도 사슴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몇 분 후, 앞서가던 그들이 나를 불렀다. 사슴을 찾았다고 했다. 여러 마리가 한자리에 있었다. 나뭇잎을 주면 달게 먹었다. 신비로웠다.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모허절벽에서 윤슬을 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보통 날씨가 흐리기 때문이다.
윤슬은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모허절벽에서 윤슬을 보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보통 날씨가 흐리기 때문이다.

모허절벽(Cliff of Moher)에 갔다. 가이드투어를 예약했다. 오전 8시에 출발해 오후 8시에 더블린으로 돌아왔다. 모허절벽은 아름다웠다. 해리포터 촬영지이기도 한 이곳은 말 그대로 영화 같은 곳이다. 절벽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으면 상쾌하다. 초록빛의 초원과 푸른색의 바다가 대비를 이룬다. 햇살이 내리쬐며 물결에 다채로움을 더한다. 꿈만 같다.

 

더블린의 밤은 흥겹다. 길거리 여러 곳에 라이브 바가 있다. 곡이 연주되고, 사람들이 노래를 따라 부르고 있었다. 길거리를 걷고 있으면 신난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덩달아 신이 난다. 심지어 경찰관에게까지 농담을 건네는 사람들의 모습을 봤다. 더블린에서 보낸 밤은 라이브 바에서 마신 칵테일보다 진했다. 그만큼 강렬하게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더블린의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이 거리의 음악과 함께 불어왔다.
더블린의 저녁에는 선선한 바람이 거리의 음악과 함께 불어왔다.

더블린은 화려하지 않았지만, 특색 있는 도시였다. 반짝거리는 바다도, 길거리의 흥겨운 음악들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나도 더블린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아도 괜찮다. 나의 개성을 가지고 싶다. 나만의 장점을 가진 사람. 그 장점이 오래도록 기억되는 사람. 프랑크푸르트가 그리워질 때쯤, 더블린 여행은 이 생각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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