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장민수 기자] '더 글로리' 속 하도영의 마음은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다. 아내인 박연진(임지연)을 향한 진짜 마음은 뭔지, 특히 문동은(송혜교)에 대해서는 호감인지 동정인지, 혹은 사랑이었는지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다. 정성일의 대답은 '내 기준에선 사랑'이었다.

"하도영 입장에서는 사랑이라고 말을 못 했지만 정성일의 기준에서는 호기심이 생기고 숨 막히고 설레는 건 사랑이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숨이 막힐 정도면 그건 사랑인 거죠."

오묘한 감정을 나누는 관계이다 보니, 배우로서도 연기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그의 고민을 해결해준 건 상대역으로 만난 배우 송혜교. 정성일은 덕분에 길을 찾고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드러냈다.

"동은을 만날 때 이 여자를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가, 이 사람이 흔들릴 정도의 뭔가가 있어야 했는데 그게 뭘까 계속 고민했어요. 근데 기원신에서 송혜교 씨 덕에 찾았죠. 너무 잘하시더라고요. 그 단단함이 좋았어요. 긴장감과 알 수 없는 아우라도 있고요. NG 없이 한 번에 갔죠."

"저한테는 연예인이었지만 송혜교도 그냥 사람이더라고요. 워낙 톱스타니 처음 봤을 때는 어려웠어요. 근데 몇 번 만나고 밥먹고 하다보면 너무 털털하고 가식이 없어요. 좋고 편한 친구죠. 큰 힘이 됐어요."

정성일은 일거수일투족 대중의 관심을 받는 송혜교에게 "너 참 피곤하겠다, 뭐만 하면 기사 나오고"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정성일도 이제 그런 관심을 받게 됐다. 그러나 이제 막 연기를 시작한 입장도 아니니 크게 달라질 건 없다고 한다. 그저 좋아하는 무대와 촬영장에서 연기를 선보일 수 있음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연기 시작할 때 제 꿈은 고향 친구들에게 자랑거리가 되는 거였어요. 이제 그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근데 제가 연예인병 걸릴 나이는 아니니까 살아가는 마음이나 생활패턴은 크게 달라질 건 없는 것 같아요."

"30대 초반엔 제가 연기를 잘한다고 거만했던 적도 있어요. 근데 뚜껑을 열어 보니 전 아무것도 아니라는 걸 알게 됐죠. 자만하고 건방지면 안 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늘 배우려고 해요. 이제 연기에 있어 더 많은 선택권이 생겼죠. 다만 한 번에 변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는 해요. 이젠 정장 그만 입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고 싶다는 건 없는 것 같아요. 계속해서 여러 고민을 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