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난으로 급속하게 건설돼 생긴 한옥밀집지역
'종로북촌가꾸기회'의 요구로 북촌 가꾸기 정책 수립

사진=북촌 한옥 마을 입구 / 서울역사아카이브 제공
사진=북촌 한옥 마을 입구 / 서울역사아카이브 제공

[문화뉴스 안성재 인턴기자] 북촌한옥마을은 전통 한옥이 주는 매력으로 언제나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핫플'계의 '스테디셀러'다.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위치돼 있어 사람들이 한옥을 보러 자주 방문하는 곳이고, 이 곳에서 다들 사진 삼매경에 빠진다.

하지만 도심 속에 어떻게 한옥 마을이 이렇게 잘 보존돼고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양반층의 주거지, 북촌

사진=북촌 한옥 마을 / 서울한옥포털 제공
사진=북촌 한옥 마을 / 서울한옥포털 제공

한양의 중심부, 경복궁과 창덕궁 사이에 자리잡고 있고 북악과 응봉을 잇는 산줄기의 남사면에 위치하고 있어 지리적으로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 북촌은 예로부터 권문세가들의 주거지로 자리매김 해왔다.

1906년 호적자료에 따르면 북촌 전체인구 중 호주의 신분에 따른 구분에서 양반과 관료가 43.6%를 차지하고 있어 권문세가들의 주거지로 양반들의 주택들과 관료들의 집이 중심을 이루는 지역이었음을 알 수 있다.

도시 인구 집중이 만들어낸 한옥밀집지역

사진=가회동 31번지 골목길 / 서울역사아카이브 제공
사진=가회동 31번지 골목길 / 서울역사아카이브 제공

일제강점기 때 도시로의 인구집중 현상은 서울의 주택난을 가중시켰고 이러한 주택난에 따라 민간에 의해 진행되는 구획형 개발이 나타났다.

주택의 매매를 통해 이윤을 얻고자 하는 주택경영회사들이 등장하면서 1912년 이후 주택난으로 인해 중대형 필지의 분할을 통해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한옥들이  급속하게 건설되었다.

현재 북촌의 대표적 한옥밀집지역인 가회동 31번지, 11번지, 삼청동 35번지 일대 등도 모두 이때 주택경영회사에 의해 집단적으로 건설된 한옥주거지들로서 대규모로 건설된 후 분양되는 방식으로 공급됐다.

이러한 한옥 주거지는 해방 이후 1960년대 초반까지 지속적으로 건설되어 학교 및 공공시설로 남은 몇 개의 대형부지들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지역이 한옥들로 채워졌다.

강남지역으로 이전하는 학교들

사진=정독도서관 개관 / 서울역사아카이브 제공

1960년대 후반기부터 1970년대 전반기에 걸쳐서 시행된 영동지구 개발사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강남개발이 이루어짐에 따라 강북지역의 인구가 강남으로 대거 이동하면서 강북지역의 학교들도 강남지역으로 이전하게 됐다.

1976년 경기고가 이전하자 그 건물은 정독도서관으로 이용됐고, 1978년 휘문고가 이전하면서 1983년 그 자리에 현대건설사옥이 신축됐다. 학교가 이전하면서 신축된 대규모 시설들은 북촌 지역의 경관을 크게 바꾸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됐다.

한옥보존정책 시행

학교 이전지 개발에 따른 변화가 확산되면서 한옥의 보존 필요성이 대두됐다. 1976년 민속경관지역 논의 이후 1983년 제4종미관지구 지정으로 본격적인 한옥보존정책이 시행됐다.

그러나 이 시기의 한옥보존정책은 주민들과의 논의나 합의없이 행정주도로 시행된 것이며, 한옥을 문화재와 같이 엄격하게 규제하는 방식이었고, 또한 북촌로를 확대 포장하면서 많은 한옥들을 철거하는 등 이중적인 행정운영으로 주민들의 불만을 가져왔다.

북촌 주위 다세대 건축 확산

 주민들의 계속되는 건축기준 완화 요구에 따라 서울시는 1991년 5월에 주택의 경우 1층으로 규제하던 건물높이를 10미터 이하로 완화하였다.

이를 계기로 다세대 주택의 신축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게 됐고 북촌 경관이 급속히 훼손되기 시작했다.

북촌 가꾸기 정책 수립

사진=계동 6길 골목 / 서울역사아카이브 제공
사진=계동 6길 골목 / 서울역사아카이브 제공

급속도로 진행되는 한옥 멸실과 다세대주택의 신축 등으로 북촌 경관이 변해가고 주거환경도 악화되어가자 1999년 주민조직인 '종로북촌가꾸기회'의 요구로 서울연구원에서 주민들과 전문가, 서울시와 더불어 새로운 북촌 가꾸기 정책을 수립했다. 

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활동으로 마을의 환경을 개선해가고, 거주지로서의 매력을 증진시켜가는 과정을 통해 북촌을 가꾸어 가고자 하는 것으로 200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