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 아침 7시 50분 KBS1 방송

[문화뉴스 조아현 기자] KBS '인간극장'이 '46년 만에 엄마를 찾았습니다'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전한다.

다섯 살 때, 어머니는 아버지의 폭력에 못 이겨 집을 나갔고 여덟 살 때는 굶주림과 학대를 견디다 못해 내 발로 보육원에 들어갔다. 그리고 열한 살 때, 미국으로 입양을 갔다. 

어느 영화보다도 기구했던 제이미 해경(54) 씨의 인생. 

양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상실감을 견딜 수 없었지만 3년 전, 한국에 세 번이나 찾아온 끝에 어머니를 찾을 수 있었다.

어렵게 다시 만난 어머니 곁을 지키고 싶었던 딸 제이미 씨. 다니던 회사와 정든 집을 정리하고 남편과 함께 충북 옥천, 엄마의 아파트 10분 거리로 이사를 왔다.

요샌 어머니가 타 주는 커피를 마시는 게 최고의 낙이라는 딸. 어머니 장현자(76) 씨는 사위가 좋아하는 김치 볶음을 만들어놓고 딸과 사위를 기다린다.

사진 = KBS '인간극장'
사진 = KBS '인간극장'

그런데 즐거운 날만 있는 건 아니다. 딸의 건강이 걱정되는 마음에 ‘살을 빼라’ 잔소리하는 엄마. 제이미 씨는 한국에 와서 14킬로그램이 쪘다고. 

무엇보다 속상했던 기억은 ‘엄마’가 아니라 ‘어머니’ 라고 부르라는 현자 씨의 말. 어쩐지 엄마에게선 알 수 없는 벽이 느껴져 울컥 눈물을 쏟고 마는데, 그런 엄마의 지난 세월도 그리 편치만은 않았다.

쫓기듯 집을 나왔지만, 아이들을 두고 온 죄책감에 평생을 홀로 지낸 현자 씨. 마음의 짐으로 병치레도 여러 번, 그래도 꿋꿋이 살아내면 ‘언젠가 아이들을 만날 수 있겠지’ 싶어 남의 집 살이며 안 해 본 일 없이 살아왔다.

보고 싶은 마음 꾹 참고 찾는 것을 포기하고 살았던 현자 씨. 보고 싶었지만 달리 방도가 없었고 그때부터 감정을 덮어두고 슬픔을 누르는 게 버릇이 됐나 보다.

엄마는 그렇게 무덤덤한 사람이 됐는데 어느 날, 딸이 나를 찾는단다. 보고 싶어도 혹시나 짐이 될까, 찾을 엄두도 못 냈는데 이제는 평생 곁에 있겠다는 딸. 그 따듯한 마음에 기대 평생 지고 있던 마음의 짐을 풀어놓을 수 있을까?

지난 3년 동안 엄마와의 추억을 쌓아가던 그녀, 아예 한집에 살아보면 어떨까, 욕심이 생겼고 그야말로 언덕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이삿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런 모녀의 만남에는 숨은 일등공신이 있다. 바로 제이미 씨의 남편 데이비드 씨. 1년만 어머니와 같이 살겠다는 아내의 말에도 ‘오케이’ 1년이 2년이 돼도, 집을 지어 엄마와 함께 살고 싶다는 그녀의 말에도 역시 ‘오케이’로 대답하는 남자.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질문에 ‘Because I love you’ 라 말한다.

꽃피는 봄, 드디어 한 지붕 세 식구의 동거가 시작됐다. 그런데 이사 첫날부터 엇박자, 모녀는 말만 섞었다 하면 티격태격이다. 엄마의 잔소리에 눈물이 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는 제이미씨. 남들처럼, 나를 낳아준 엄마와 싸우고 화해하고, 그렇게 살아보고 싶었단다.
  
46년 만에 어머니와 딸로 만나 놓쳐버린 ‘현실 모녀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두 사람. 모녀의 달콤살벌한 동거가 막을 올렸다.

사진 = KBS '인간극장'
사진 = KBS '인간극장'

1부에서는 제이미 씨가 3년 전 어머니를 찾아 한국으로 돌아온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아버지의 폭력 탓에 집을 나갔고 제이미 씨는 제 발로 보육원에 들어갔다가 열한 살 때 미국으로 입양을 갔다.

어렵게 다시 만난 어머니, 그 곁에 살고 싶어서 남편과 한국 생활을 시작했고 함께 살 집도 지었다.

건강도 살뜰하게 살펴드리는데 안과 검진에서 어머니는 생각지도 못한 진단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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