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발원하는 황사 중국 스모그까지 끌고 날아와
고농도 미세먼지 7가지 대응요령
마스크도 잘 골라 구입하고 잘 착용해야 도움돼
외부 활동을 줄이고 실내 공기 잘 관리해야

사진=12일 미세먼지로 경기가 취소된 잠실 야구장의 모습. 이날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지역에 따라 400㎍/㎥에 달하기도 했다/연합뉴스
사진=12일 미세먼지로 경기가 취소된 잠실 야구장의 모습. 이날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는 지역에 따라 400㎍/㎥에 달하기도 했다/연합뉴스

[문화뉴스 우현빈 기자] 최근 중국발 황사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에서도 공기 중 미세먼지 농도가 급증하고 있다.

사진=온통 '매우 나쁨'을 나타내는 빨간색으로 가득한 서울 미세먼지 환경 지도/케이웨더 캡처
사진=온통 '매우 나쁨'을 나타내는 빨간색으로 가득한 서울 미세먼지 환경 지도/케이웨더 캡처

12일 16시 기준, 서울의 일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224㎍/㎥에 달했다. WHO의 기준값인 100㎍/㎥은 물론 몇 년 전 상향된 환경부의 기준값인 150㎍/㎥을 훌쩍 뛰어넘는 '매우 나쁨' 단계다. 초미세먼지도 곳곳에서 '나쁨' 단계에 달했다. 이러한 높은 미세먼지의 농도에 대해 다양한 원인이 꼽히지만, 이번 미세먼지 증가의 주요 원인은 바로 '황사'다.

우리나라로 향하는 황사는 주로 몽골과 중국 접경지대의 사막에서 발원한다. 특히 황하 중류의 건조지대, 황토고원, 내몽골고원에서 주로 발원하며, 한랭전선 후면의 강한 바람이나 지형적 난류로 인해 하늘 높이 솟는 모래바람이 바로 황사의 시작이다.

우리나라는 봄철이면 시베리아와 양쯔강 기단의 영향을 받는다. 중국 내륙지방으로부터 오는 양쯔강 기단과 러시아, 중국 북부 쪽에서 오는 시베리아 기단의 영향, 거기에 항상 부는 편서풍이 더해지면서 황사가 우리나라로 향하게 된다.

사실 황사 자체는 신라 시대에도 비처럼 떨어지는 흙인 우토(雨土)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을 정도로, 황사는 오래도록 우리 민족과 함께해온, 익숙하지만 반갑지는 않은 손님이다.

최근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황사의 입자 크기는 5~8㎛ 크기다. 그렇다면 미세먼지 농도는 올라도, 초미세먼지의 농도는 그리 높아지지 않아야 정상이다. 그런데 요새 황사가 불어닥치면 미세먼지뿐 아니라 초미세먼지의 농도도 어김없이 올라간다. 황사 속의 더욱 반갑지 않은 손님, 스모그다.

사진=황사와 스모그로 자욱해진 베이징 시내의 모습(11일)/연합뉴스
사진=황사와 스모그로 자욱해진 베이징 시내의 모습(11일)/연합뉴스

코로나19로 중국의 공장 가동이 멈추면서 한동안 괜찮았던 하늘이지만, 중국의 공장이 다시 돌아가면서부터 우리나라의 하늘도 다시 뿌연 빛을 띠는 추세다. 중국의 스모그가 우리나라로 날아오기 때문인데, 황사는 이러한 스모그를 쓸고 우리나라로 날아온다. 스모그는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측정되니, 당연히 황사가 날아오면 초미세먼지 농도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피할 수 없는 미세먼지. 철마다 찾아오는 이 손님을 어떻게 맞이해야 건강을 지킬 수 있을까? 환경부의 고농도 미세먼지 7가지 대응 요령에 대해 알아본다.

1. 외출은 되도록 자제할 것

봄철이면 우리를 반기는 여러 행사가 있다. 추운 겨울 내내 참고 있던 등산, 캠프, 각종 운동으로 모두가 들뜨고 분주해지는 시기다.

그러나 미세먼지 농도가 올라간다면, 이런 행사는 참는 것이 좋다. 우리 몸은 많이 움직일수록 많은 공기를 빨아들인다. 당연히 활동량의 증가는 더 많은 미세먼지 노출로 이어진다. 되도록 실외 활동을 줄이고, 아쉽더라도 실내 활동으로 대체하거나 아예 계획을 취소하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

2. 몸 상태에 따라 마스크 착용하기

미세먼지를 막는 가장 보편적이고 좋은 방법이 마스크다. 마스크는 우리 호흡기로 들어오는 공기를 한 차례 걸러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 병원체를 막아준다.

사진=KF-94 마스크를 판매 중인 가게의 모습. 상황에 따라 마스크의 종류도 잘 선택해야 한다/연합뉴스 제공
사진=KF-94 마스크를 판매 중인 가게의 모습. 상황에 따라 마스크의 종류도 잘 선택해야 한다/연합뉴스 제공

하지만 마스크에도 종류가 여럿 있다. 그 기준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KF라는 기준을 사용하는데, 여러 크기의 입자 중 몇 퍼센트의 입자를 막아낼 수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KF 마스크에는 AD, 80, 94, 99가 있다. KF-AD 마스크는 50~80%의 미세먼지를 막아낼 수 있고, 그 뒤로 이어지는 KF-80, KF-94, KF-99 마스크는 각각 80%, 94%, 99% 이상을 차단해주는 마스크다.

숨쉬기는 KF-AD가 가장 편하지만, 그만큼 걸러낼 수 있는 미세먼지의 양도 적고 밀폐성도 떨어져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땐 다른 마스크를 고려하는 게 좋다. 특히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다면 최소한 KF-80 이상의 마스크를 착용해야 호흡기를 지킬 수 있다. 반대로 KF-99는 99% 이상의 미세먼지를 막아낼 수 있는 마스크인 만큼, 밀폐성이 높고 통기성도 떨어져 숨쉬기는 더 힘들다. 자신의 상태와 그날의 미세먼지 상태를 고려해 착용할 마스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마스크를 고를 때는 반드시 포장지에 '의약외품'이라는 표시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KF 인증을 통과한 마스크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표시가 없다면, 확실한 성능을 기대하기 어렵다. 마스크의 크기도 잘 맞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어린이를 위한 마스크도 있는데, 성인용 마스크는 너무 커서 어린이가 착용하면 제대로 공기를 걸러주기 어렵다. 가급적 어린이용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아이들의 호흡기 건강에 도움이 된다.

마스크를 착용할 때는 잘 고정되었는지, 얼굴에 잘 밀착되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옆으로 공기가 새어들어오거나 빠져나가는 느낌이 든다면 마스크의 크기를 바꾸거나 다른 형태의 마스크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단, 마스크를 착용했을 때 호흡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어렵다면 사용을 중지해야 한다. 특히 임산부, 노약자, 심혈관질환자, 어린이의 경우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서 숨쉬기가 현저히 곤란해졌다면 의사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

3. 외출 시 대기오염이 심한 곳을 피하고, 활동량 줄이기

우리나라는 지형이 복잡한 만큼 날씨도 복잡하게 돌아간다. 그와 동일하게 미세먼지도 지역에 따라 차이가 크다. 외출을 해야 한다면 가능하면 미세먼지 농도가 낮은 곳을 택하고, 불가피하게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을 택해야 한다면 가급적 활동량을 줄이는 것이 좋다.

또 지역 단위가 아니더라도, 도로변이나 공사장 주변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장소에 해당한다. 호흡기가 약하다면 이런 장소 주변에서 오래 머무르는 것은 피해야 한다.

4. 외출 후 깨끗이 씻기

미세먼지는 호흡기로만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연구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두피나 눈을 포함해 피부로도 침투한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그 침투력이 더 높은 편이다.

외출했다가 피부에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가 많이 붙은 상태에서 제대로 씻지 않을 경우, 피부에 달라붙어있던 오염물질이 그대로 체내로 흡수될 가능성이 있다. 또 피부나 머리카락, 옷 등에 달라붙어있던 미세먼지가 다시 공기 중으로 날아올라 호흡기로 들어오기도 하므로, 외출 후에는 가급적 잘 씻고 옷도 잘 세탁하는 것이 좋다. 샤워를 하고, 특히 손, 발, 눈, 코를 깨끗이 씻고 양치까지 해주는 게 좋다.

5. 물과 비타민C 많이 섭취하기

사진=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미세먼지 대처의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사진=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미세먼지 대처의 좋은 방법 중 하나다.

물은 우리 몸이 노폐물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가장 중요한 수단이다.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의 형태로 우리 몸에 들어온 오염물질 역시 소변이나 땀 등 배설의 형태로 체외로 배출된다. 이때 물이 충분하지 않으면 배설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려우므로,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좋다.

항산화 작용을 하는 비타민C를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비타민C 보충제를 먹는 것도 좋지만,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이나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더 좋다.

6. 실내 공기질 관리하기

환기는 집안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는 주요 수단이다. 미세먼지 농도가 어느 정도 높더라도 집안에 갇혀있는 공기보다는 나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실외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이상이라면 되도록 환기는 자제하고 공기청정기나 에어컨 등을 통해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은 실내 오염도를 낮추면서 온습도 조절을 동시에 할 수 있지만, 적합한 필터가 장착되어있어야 이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의 필터를 주기적으로 청소, 점검, 교체해주는 등 관리가 잘 이루어질 때 미세먼지를 잘 걸러낼 수 있다.

환기를 할 때 주로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며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는 지표면 근처 기온이 떨어지면서 공기가 정체된다. 되도록 오전 10시 이후부터 오후 9시 사이, 하루 3번 30분 이상씩 환기를 해주는 게 좋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낮보다 밤이나 이른 아침의 공기가 더 맑을 수 있으니, 외부 미세먼지 농도를 고려해 환기의 주기와 시간대를 정하는 것이 좋다.

환기뿐만 아니라 실내 청소도 중요하다. 밖에서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모두 막을 수는 없으니, 주기적으로 실내 청소를 잘 해주는 것도 실내 공기를 관리하는 좋은 방법이 된다. 특히 물걸레질은 바닥에 쌓은 먼지를 닦아내는 한편 실내 표면에 앉은 먼지가 다시 공기 중으로 날아올라 우리 호흡기로 들어오는 일을 막아준다.

7. 대기오염 유발 행위 자제하기

자동차에서도 꽤 많은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이 나온다. 황사 시기 우리나라의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유입되는 것이 많지만,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지는 미세먼지의 양도 적지 않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미세먼지 조절에 도움이 된다.

또 폐기물을 태워 처리하는 경우가 있는데, 폐기물을 태워 없애면 뒤처리는 편할 수 있지만 거기서 나오는 오염물질은 막을 수 없다. 되도록 폐기물은 태워 처리하기보다 각 지자체의 기준에 맞게 잘 정리해 배출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호흡기 건강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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