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수준 보안 유지한 채 우크라이나 방문...수행원 최소화
안보, 인도, 재건 세 가지 분야로 우크라이나 지원
젤렌스키 "홍수 피해에 깊은 애도 전해"

사진=우크라이나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 연합뉴스
사진=우크라이나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 / 연합뉴스

[문화뉴스 안성재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4박 6일 순방 일정 중 단연 주목된 점은 우크라이나의 깜짝 첫 방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바르샤바 대학에서 학생, 연구진 100여 명과 대화 시간을 갖고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리투아니아·폴란드 일정을 마치고 곧바로 우크라이나로 향했다.

우크라이나 전황이 여전히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최고 수준 보안을 유지해야 하는 만큼 우크라이나 수행원을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행원은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1차장을 비롯해 김은혜 홍보수석, 임기훈 국방비서관과 의전비서관실 소속 통역, 경호처 소속 경호관들 정도로 극히 제한됐다.

이도운 대변인 등 다른 대통령실 참모들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비상 대기했다. 현장 취재도 대통령실 출입기자의 '풀 취재' 대신 대통령실 소속 사진·영상 담당 직원들의 '전속 취재'로 대체됐다. 폴란드 방문에 함께한 경제 사절단 89명 가운데 어느 누구도 우크라이나까지 동행하지 못했다.

사진=우크라이나 이르핀 민가 폭격 현장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 연합뉴스
사진=우크라이나 이르핀 민가 폭격 현장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15일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해 부인 김건희 여사와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시 학살 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봤다.

이후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지고 우크라이나의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희망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으로서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말을 인용,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으로 우리가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진=확대회담 갖는 한-우크라이나 정상 / 연합뉴스
사진=확대회담 갖는 한-우크라이나 정상 / 연합뉴스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에 대해서는 안보 지원, 인도 지원, 재건 지원 등 세  가지 분야로 나눠 양국 간 협력 구상을 설명했다.

군수 지원에 대해서는 "지난해 방탄복, 헬멧과 같은 군수물자를 지원한 데 이어 올해도 더 큰 규모로 군수물자를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살상무기 지원 계획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17일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수물자 지원 확대와 관련,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강의 기적'에 빗대 '드니프로강의 기적'도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 믿는다며 "대한민국의 전후 회복과 번영의 역사가 그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가꾸는 동반자가 될 것이며, 나아가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함께 기여하는 믿음직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에 재정적·기술적·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한 윤 대통령의 새로운 이니셔티브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한국을 강타한 끔찍한 홍수로 약 20명이 사망한 것에 대해 나와 모든 우크라이나인들의 애도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쟁 국가를 공식 방문한 우리나라 최초의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공식 방문한 것은 아니지만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도 지난 2014년 12월 순방 일정을 전격 변경해 이라크 아크빌의 자이툰 부대 주둔지를 직접 찾은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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