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20대 교사 초등학교 교실 서 극단적 선택
서이초 교장, "온라인상에서 퍼지는 이야기는 사실무근"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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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임지원 기자] 지난 18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이초 1학년 담임을 맡고 있던 20대 교사가 교내에서 극단 선택을 했다. 학교 관계자가 고인을 처음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고, 등교 시간 전이라 현장을 목격한 학생은 없었다.

19일 밤부터 현재까지 서이초등학교 정문 앞에는 교사를 추모하는 화환이 줄을 이었다. 교문 기둥에도 동료 교사들이 적은 추모 문구가 적힌 쪽지가 빼곡히 붙었다.

교사노동조합연맹은 19일 오후 성명서를 내고 철저한 진상 조사를 촉구했다. 교사노조는 “교육당국과 경찰당국에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 조사 및 수사를 요구한다”며 “해당 교사는 1학년 담임 및 학폭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교폭력 사건이 주요 원인이 됐을 거란 의견이 SNS상에서 유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일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교장이 해당 사건 발생 이틀 만에 공식 입장문을 냈다. 교사의 사망 원인 등이 밝혀지지 않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여러 추측 글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교장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제기된 의혹 대부분을 부정했다.

권선태 서이초 교장은 입장문을 통해 “모든 교직원은 비통한 심정으로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며 “(고인은) 신규교사였지만 꿋꿋하게 맡은 소임에 대해 열정을 보여주셨으며, 아침 일찍 출근해 학생과의 하루를 성실히 준비하시는 훌륭한 교사였다”라고 밝혔다.

그는 “고인의 담임 학년은 본인의 희망대로 배정된 것”이라며 “고인의 담당 업무는 학교폭력 업무가 아닌 나이스(NEIS) 권한 관리 업무였으며, 이 또한 본인이 희망한 업무”라고 밝혔다.

여기서 나이스는 초중고 행정 업무에 활용되는 교육행정 정보 시스템으로, 최근 개편 뒤 심각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교육 현장에 혼선을 빚은 바 있다.

또 '해당 학급에서 담임이 여러 번 교체됐다'는 주장과 관련해서 “올해 3월 1일 이후 고인의 담당 학급의 담임교체 사실이 없다”라며 “해당 학급에서는 올해 학교폭력신고 사안이 없었으며, 학교폭력과 관련하여 해당 교사가 교육지원청을 방문한 일도 없었다”라고 전면부인했다.

아울러 “SNS에서 거론되고 있는 정치인의 가족은 이 학급에 없음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앞서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과 김성주 서초구의원이 고인의 사망과 관련한 인물로 거론됐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20일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서초구 모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저의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며 해당 학교에 제 가족은 재학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정말 터무니 없는 허위사실이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는 것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며 "있지도 않은 일에 대해 이 시간 이후 악의적 의도와 비방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인신공격을 통해 명예훼손을 한 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법적 책임을 묻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교장은 “현재 선생님의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경찰에서 수사 중에 있지만, SNS 등을 통해 여러 이야기들이 사실 확인 없이 떠돌고 있다”, “무리한 억측과 기사, 댓글 등으로 교사의 명예가 실추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이초의 모든 교직원은 고인의 사인이 정확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면서 "황망하게 우리 곁을 떠난 고인에 대해 깊은 슬픔과 애도를 표하며, 유가족에 대해선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넨다"고 덧붙였다.

이어 가정통신문에서 "학생들이 받을 수 있는 충격에 대해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며 "필요한 경우 전교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지원이 필요한 학생을 찾아 적극 지원하고자 하며, 관련 상황을 면밀히 파악한 후 다시 안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원단체들은 철저한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해당 교사가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면서 특정 학부모의 지속적인 민원에 시달렸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학부모 민원이 원인이었는지 등을 철저히 수사하고 진상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도 "교육당국은 철저한 진상조사와 안전하게 교육활동을 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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