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지 않았다. 새로운 자유를 즐기는 것이 행복했지만, 생각해야 했다. 이 시간이 끝나면 돌아가야 하고 독일에서 누릴 기회는 더는 없다는 걸. 고용되는 건 나의 시간과 에너지 대부분을 한 조직에 투자한다는 것을 의미했다. 회사에서 나를 고용한다는 일도 기대할 수 없는 일이었고,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다. 결국, 다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먼저 글쓰기로 수익을 창출했다. 문화뉴스에서는 독일에서 기사를 작성해줄 학생 기자를 찾고 있었다. 기사 한 편당 소정의 원고료를 받았다. 글로 기록하는 것은 수익 창출이 목적이 아니더라도 독일에서 꼭 하고 싶었던 일이기 때문에,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일주일에 한 편씩 직접 찍은 사진을 첨부해 기사를 발행했다. 그 기사를 보고 먼저 연락한 독자도 생겼다.

다수의 국제박람회가 독일에서 열린다. 박람회가 열리는 장소에는 통역 수요도 많다. 그래서 독일 내 한인커뮤니티에는 통역원을 구하는 글이 자주 올라온다. 정부기관 및 사기업이 통역원을 고용한다. 케이팝 콘서트에서도 비슷한 업무를 맡을 수 있다. 한류 열풍으로 유럽에서 열리는 케이팝 콘서트가 꽤 많았다. 이런 곳에서도 당연히 통역수요가 자주 발생하기 마련이다.

케이팝 콘서트와 더불어 독일 내 여러 도시에서 케이팝 파티가 열렸다. 전문 디제이가 행사를 진행하고, 케이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한곳에 모인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 일을 했다. 박람회 현장에서도 촬영 수요가 있는데, 정부 기관이든 사기업이든 성과를 시청각 기록으로 남긴 뒤 보고해야 하기 때문이다. 같은 행사에서 통역 업무와 동시에 촬영을 진행하기도 했다.

독일 대학원생 및 대학원 준비생들이 들어가 있는 카카오톡 채팅방에 들어갔다. 석사 과정 관련한 정보를 얻기 위해 들어간 것이었는데,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그 채팅방에 아리랑 라디오의 한 작가님이 글을 올리셨다. 독일 관련 뉴스를 취재할 특파원을 찾고 있다는 것. 라디오 생방송을 진행하게 될 거고, 급여도 있다. 이렇게 나는 특파원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다음과 같은 분들에게 나의 방법을 추천한다. 독일에서 지내는 기간 동안 꾸준히 기록하고 싶은 분.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분들. 방송 및 콘텐츠 활동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싶은 분들. 이 세 가지 활동으로 수익까지 창출해내고 싶은 분께 추천한다. 요약하자면, 유럽에서 자유로운 나를 위해 나는 회사원이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