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만족도 조사에 직원 동원 정황…국토부, 檢 수사의뢰
2019∼2020년 기재부 조사 때 고객인 척 참여…'우수' 등급받아
고객만족도 조사 때 '직원 고객으로 둔갑' 코레일유통과 유사

SR 수서역에 들어온 SRT 열차. /사진=연합뉴스
SR 수서역에 들어온 SRT 열차. /사진=연합뉴스

[문화뉴스 주진노 기자] 이번엔 에스알(SR)이 고객만족도 조사를 조작하다 덜미를 잡혔다. 

수서발고속열차(SRT)를 운영하는 공기업 에스알(SR)이 지난 2019∼2020년 고객만족도 조사에 직원들을 응답자로 동원한 정황이 3일 국토교통부 감사 결과 드러났다.

국토부는 최근 SR에 대한 감사를 통해 이런 정황을 확인하고 권태명 전 SR 대표를 비롯한 5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달 말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밝혔다. 

권 전 대표 등은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2019년 12월∼2020년 2월 시행된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조직적으로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SR은 이 조사 결과에 따라 '우수' 등급을 받았다.

이에 앞서 정부 용역으로 실시되는 고객만족도 조사에 직원들이 고객인 양 가장해 응답하도록 해 좋은 점수를 받으려 한 코레일유통 임직원들에게 법원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내린 바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8단독 전범식 판사는 지난 5월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코레일유통 임원 박모(60)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나머지 임원 정모(57)씨와 한모(55)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했다.

코레일유통 임직원인 이들은 기획재정부 위탁을 받은 조세재정연구원으로부터 고객만족도 조사 용역을 받은 여론조사기관 B사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이들은 고객만족도 조사 담당 직원에게서 조사 일정표를 확보한 뒤 2020년 1월 초부터 그달 29일까지 본사와 전국 21개 역사 직원 177명이 고객인 것처럼 고객만족도 조사 설문지에 답변하게 했다.

코레일유통과 비슷한 수법은 SR의 고객만족도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일부 SR 직원들은 조사 기간 수서역에 나가 고객인 척하고 고객만족도 조사 설문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직원인 사실을 숨기려 친지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는 감사 과정에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고객만족도 조사를 조작했다기보다는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개입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SR은 문제의 고객만족도 조사가 마무리된 직후인 2020년 5월 국토부 지시로 자체 감사를 하면서 조사 개입 사실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은 것으로 국토부는 보고 있다.

당시 국토부는 2020년 1∼2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서도 비슷한 방식의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하고 SR에도 감사를 지시했다. 코레일은 일부 직원들이 자체 경영실적 평가를 높게 받아 많은 성과급을 타려고 고객만족도 조사에 끼어든 것으로 감사 결과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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