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진리에게’가 7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아티스트의 태도나 침묵에는 다 의미가 있는 것인데,

방송에서 그 부분이 모두 잘려나간다.

주인공의 중요한 아이덴티티가 잘려 나가는 것.

영화 ‘진리에게’가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의 다큐멘터리(기록영화) 쇼케이스 부문에 초청받아 7일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이 장편 다큐멘터리는 그룹 f(x) 출신 배우 故최진리(아래 설리)를 인터뷰 중심으로 조명한다. 이날 GV(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한 정윤석 감독은 “영화에서 아티스트로서의 설리의 행동을 보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아티스트의 태도나 침묵에는 다 의미가 있는 것인데, 방송에서 그 부분이 모두 잘려나간다. 주인공의 중요한 아이덴티티가 잘려 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예능도 10시간 촬영하면 1시간만 방송된다”며 미디어가 설리를 조명한 방식이 침묵을 생략하는 방식이었다고 언급했다. 이 과정에서 인물은 급진적으로 그려지고, 오해와 논란을 낳았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2019년 촬영 당시 설리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촬영된 인터뷰는 넷플릭스 ‘페르소나: 설리’로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촬영 도중 설리의 죽음으로 제작이 중단됐다. 인터뷰 질문은 페미니즘 선언, 악성 댓글 게시자에 대한 선처 등 아티스트 설리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었던 주제들에 대해 다룬다. 영화에는 설리가 세상을 떠나기 4개월 전에 발매된 솔로 앨범 수록곡 ‘도로시’도 등장한다.

 

고인의 인터뷰를 영화로 제작하는 것에 윤리적 문제는 없는지 묻는 질문에 정 감독은 “기존 인터뷰는 공개 원칙으로 촬영됐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고인의 명예훼손이 있는지를 점검하기 위해 법조인과 정신과 상담의 자문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 감독은 “‘진리에게’는 주인공 진리의 영화이기도 하지만, 그를 그리워하는 이 땅의 수많은 진리들을 위한 영화”라고 밝혔다.

 

정 감독은 제작 의도에 대해 “추모와 애도의 과정이 되기 바란다”며 “진정한 추모의 시작은 고인의 말씀 안에서 고인과 나의 삶을 돌아보고 어떤 실천을 하며 살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 말씀 안에서 각자의 질문을 정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최초 공개된 ‘진리에게’는 넷플릭스에 공개될 예정이며, 시기를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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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 최경헌 기자 khchoi9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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