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뉴스 김현석 기자]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년부터 매년 e스포츠 월드컵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는 게임과 이스포츠 산업 육성과 글로벌 허브 도약을 위한 사우디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로 평가된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사우디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이날 성명에서 “e스포츠 월드컵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게임들이 포함되며, 상금 규모도 이스포츠 역사상 가장 크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내년 초 공개될 예정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E스포츠 월드컵은 게임 및 e스포츠 글로벌 허브로 거듭나기 위한 사우디 여정의 다음 단계”라며 “경제 다각화, 관광 부문 성장, 일자리 창출 등 ‘비전 2030’ 목표 실현을 위한 전진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사우디는 2017년 왕세자 자리에 오른 무함마드 왕세자의 경제 다각화 계획인 ‘비전 2030’을 통해 화석연료 산업 비중을 줄이고 관광 및 비즈니스 중심국으로의 변모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일환 중 하나가 ‘국가 게임 및 e스포츠 전략’이다. 사우디는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자국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이스포츠 등 기여도를 500억 사우디 리얄(약 18조 원) 이상으로 높이고 신규 일자리 최소 3만9000개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우디는 게임 산업 육성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달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는 게임산업 육성을 위해 400억달러(약 54조원)을 투입하고 있다. 나아가 글로벌에도 영향력을 행사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끄는 국부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는 지난해 1월 출범 이후 6월까지 세계 각국 이스포츠 및 게임개발업체에 80억달러(약 10조원)를 투자했다.

이 가운데 넥슨과 엔씨소프트 지분을 확보하고, 시프트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국내 게임사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기도 했다. 최근엔 사우디 투자부가 위메이드와 MOU를 맺고 블록체인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