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링크플레이션으로 소비자 실질 구매력 감소 우려

델몬트, 오렌지·포도 주스 과즙 함량 20% 축소 / 사진 = 롯데칠성음료 공식몰 캡처
델몬트, 오렌지·포도 주스 과즙 함량 20% 축소 / 사진 = 롯데칠성음료 공식몰 캡처

[문화뉴스 최병삼 기자] 롯데칠성음료의 주스 음료 브랜드 '델몬트'가 오렌지·포도 주스 제품의 과즙 함량을 축소하기로 했다. 

델몬트의 과즙 함량 감소는 '슈링프플레이션'의 한 사례다. '슈링크플레이션'이란 영어 단어 'Shrink(줄어들다)'와 'Inflation(물가 상승)'의 합성어로 제품의 크기나 중량을 줄이면서 가격은 유지하는 것을 뜻한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기업이 슈링크플레이션을 사용하면 제품의 가격이 그대로 유지되어 있어 물가가 상승하지 않은 것으로 착각하지만 실제로는 동일한 가격으로 더 적은 양을 구매하는 것으로 소비자의 실질 구매력이 감소하게 된다. 또 일부 제품의 경우 품질이 저하되었거나 맛이 변했다고 느낄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델몬트의 과즙 함량 및 성분 조정 리뉴얼은 지난 7월부터 순차적으로 실시됐다.

리뉴얼되는 대표 품목은 델몬트 오렌지 100·포도 100 180mL, 400mL와 1.5L 페트 제품으로, 과즙 함량을 100%에서 80%로 조정하고 패키지 디자인도 함께 변경하기로 했다.

델몬트 오렌지 100·포도 100은 오렌지 100%, 포도 100%로 광고하여 '착즙 주스'로 착각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농축환원주스다. 농축환원주스는 과일을 착즙하여 과즙을 얻은 후, 열을 가하여 수분을 증발시켜 농축액을 만든다. 그 후 맛, 향, 영영소 손실을 막기 위해 정제수와 각종 첨가물 등을 첨가하여 원래의 농도로 환원한 주스를 말한다.

예를 들면 10개의 오렌지를 착즙하여 과즙을 얻은 후 수분을 증발시켜 1의 농축액을 만든다. 이러한 농축액은 장기 보관이 가능하고 운송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후에 이 농축액에 다시 9의 정제수와 각종 첨가물을 넣어 10의 주스로 환원시키는 것이다.

과즙 함량이 80%로 축소되면서 제품의 품질과 맛이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델몬트 제품의 크기는 190mL·400mL·1.5L로 이전과 180mL만 190mL으로 변경됐을 뿐 이전과 차이가 없다. 과즙 함량이 줄어들었기에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종 첨가제 투여량이 증가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하지만 소비자는 제조사가 농축액을 만들고 환원하는 과정에서 식품첨가물을 얼마나 넣는지 정확하게 알기 어렵다. 제조사의 제조 기법에 따라 달라질뿐더러, 함량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델몬트는 제품명에서 100을 제외하여 델몬트 오렌지·포도로 변경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아직 이전 이미지를 사용해 광고를 하는 온라인 판매업자들이 많다. 소비자들은 제품 구입 시 제품명을 꼼꼼히 확인하고, 과즙 함량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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