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미래무형유산 발굴육성 사업의 일환

[문화뉴스 고나리] 동아시아의 보편적인 불교강창 문화이지만, 현재는 한국의 안정사에서만 전승이 확인되고 있어 학계와 불교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삼척 안정사 땅설법. 땅설법은 땅에 살아가는 민중의 눈높이에 맞춘 쉬운 불교의 교리 전달 방식을 의미한다. 종교를 넘어선 문화 및 학술적 가치로 문화재청이 공모한 '2023 문화재청 미래무형유산 발굴 육성 사업'에 선정된 바 있다. 

 

삼척 안정사에서의 땅설법 법회의 모습
삼척 안정사에서의 땅설법 법회의 모습

  오는 18일 이 사업의 성과를 공유하는 학술대회가 삼척 솔비치 에메랄드홀에서 개최된다.  문화재청에서는 2022년부터 지자체 공모를 통해 국가 또는 시도무형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무형유산을 대상으로 연구와 기록 등의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삼척 안정사에서 전승되어온 ‘땅설법’이 선정되어 1년간 연구와 영상기록화가 진행되었다.

동아시아 유일의 불교강창 '땅설법' 학술대회 열려
동아시아 유일의 불교강창 '땅설법' 학술대회 열려

 

본 사업의 수행을 맡은 삼척문화원은 전북대 김형근 교수를 책임연구자로 선임하여 땅설법의 학술적 내용 정리 및 무형유산적 가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 연구에는 김형근 교수가 전체 적으로 땅설법의 총론을 집필한 가운데, 무형유산으로서의 가치를 해명했다. 공동연구에는 불교민속 분야의 최고전문가인 불교민속연구소 구미래 소장이 ‘땅설법의 역사성’을 맡았다. 또 불교음악 전문가 서정매 동국대 교수가 ‘땅설법의 음악, 예술성’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중문학자이자 한국 돈황 강창문학의 최고 권위자 전홍철 우석대 교수가 한국 땅설법과 중국, 일본의 강창문화와의 비교 연구를 진행하였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이에 대한 성과들을 발표할 예정에 있다.

 

땅설법 전승자 다여 스님과 연구책임자 김형근 교수
땅설법 전승자 다여 스님과 연구책임자 김형근 교수

사업단은 1년간 이 사업을 통해 땅설법의 유일한 전승자 다여스님의 구술생애사 및 전승자 인터뷰를 30시간 이상 기록하였다. 또한 울산태화강연등축제 초청법회, 부처님오신날 땅설법, 백중 우란분재 땅설법 <목련존자일대기>, 경기 광주 불국사 초청 땅설법회 <화엄경> ‘세주묘연품’, ‘104위신중’ 땅설법을 대상으로 영상기록과 현장연구를 진행하였다. 이 결과물들은 오는 12월까지 기록화도서와 영상으로 제작되며 내년 초에는 일반에 공개될 예정이다. 아울러 연구단은 땅설법의 보호와 육성을 위한 삼척 시민네트워크 창립을 위해 노력하였으며, 체계적인 전승구축이 될 수 있도록 땅설법 전승자들과의 워크숍 등을 활발히 진행한 바 있다.

울산 태화강연등축제 초청 땅설법
울산 태화강연등축제 초청 땅설법

 

본 사업 수행주체인 삼척문화원은 “삼척에서는 많은 무형유산이 존재하지만 그에 대한 학술적 규명 등을 할만한 여건들이 그간 갖추지 못했다. 이번 문화재청 사업을 통해 지역 무형유산의 가치 들을 발굴하고, 또 지속할 수 있도록 마중물이 되어주어 감사하며, 아울러 지역에서도 무형유산의 소중함, 그것의 활용 가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하게 된 소중한 기회였다”고 의미를 부여하였다.

삼척 안정사 백중 우란분재 땅설법
삼척 안정사 백중 우란분재 땅설법

 

이 사업의 책임연구자 김형근 전북대 교수는 “문화재청의 미래무형유산 사업은 소멸 위협에 직면한 소중한 무형유산을 지속가능할 수 있게 도와주는 매우 소중한 사업”이라며 본 사업의 의미를 부여하였다. 아울러 “땅설법은 불교를 넘어선 한국의 소중한 무형유산으로서의 가치가 풍부한, 그래서 향후 국가무형문화재로서 충분히 지정될만하다”고 평가하였다. 김교수는 “더나아가 불교가 전파되어 있는 국가들에서는 보편적으로 존재했으나 이제는 한국에서만 유일하게 전승되고 있기 에, 역사적으로 또 그 연행의 예술적 측면에서도 소중하여 향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로도 가능한 문화유산”이라고 밝혔다.

현재 땅설법의 유일한 전승자인 안정사 주지 다여 스님은 “이번 사업이 땅설법의 가치를 학술적 으로 규명해주고, 또 널리 알려주는 것에 감사하다. 현재 땅설법을 전승할 승려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부디 땅설법의 가치를 느껴 발심하는 분들이 함께 함으로써, 이 소중한 문화유 산이 앞으로도 지속되기를 바란다”라고 하였다. 지금까지 땅설법은 삼척 안정사에서만 전승되었으 나, 2022년 서울 방이동에 ‘아란야사’라는 땅설법 전승공간을 마련하여 운영하고 있다.

 

문화뉴스 / 고나리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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