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
국립현대미술관 '김구림'
서울시립미술관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

[주말 갈만한 곳] 한국 근현대 미술의 대가들을 만나보자, 서울 전시 3편 /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주말 갈만한 곳] 한국 근현대 미술의 대가들을 만나보자, 서울 전시 3편 /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문화뉴스 최병삼 기자] 한 해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한국의 예술혼을 만나볼 수 있는 서울 전시 3편을 소개한다.

“그림처럼 정확한 나의 분신은 없다. 난 나의 그림에 나를 고백(告白)하고 나를 녹여서 넣는다. 나를 다 드러내고, 발산하는 그림처럼 정확한 놈도 없다.”

장욱진은 한국 근현대 화단에서 이중섭, 김환기, 박수근, 유영국 등과 함께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2세대 서양화가이자, 1세대 모더니스트이다.

‘지속성’과 ‘일관성’은 장욱진 그림의 주요한 특징이다. 그러면서도 재료를 가리지 않는 자유로움과 하나의 고정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작 태도를 보여주며 끊임없이 변화를 시도했다. 현재 알려진 작품들만 헤아려도 유화 730여 점, 먹그림 300여 점으로 그 수가 상당하다. 

나무와 까치, 해와 달, 집, 가족 등 일상적이고 친근한 몇 가지 제한된 모티프만을 평생에 걸쳐 그렸지만, 매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또한 서양화를 기반으로 동양적 정신과 형태를 가미하면서도 서로 간 무리 없이 일체를 이루는 경우는 장욱진 외에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전시는 1920년대 학창 시절부터 1990년 작고할 때까지 약 60여 년간 꾸준하게 펼쳐 온 장욱진의 유화, 먹그림, 매직펜 그림, 판화, 표지화와 삽화, 도자기 그림을 한 자리에서 조망한다. 

장욱진은 그의 화문집 '강가의 아틀리에' 서문에서 밝혔듯이, “참된 것을 위해 뼈를 깎는 듯한 소모”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자유로운 발상과 방법으로 화가로서의 본분을 지키며 자기 자신을 소모시켰다. “나는 정직하게 살아왔노라.”라고 당당하게 외치며 ‘진솔한 자기 고백’으로 창작에 전념했다.

그가 떠난지 30여년이 흘렀지만, 그의 그림은 지금도 여전히 세상을 향해 정직하게 고백하고 있다.

'가장 진지한 고백: 장욱진 회고전'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된다. 매주 화, 목, 금,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매주 수,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주말 갈만한 곳] 한국 근현대 미술의 대가들을 만나보자, 서울 전시 3편 /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주말 갈만한 곳] 한국 근현대 미술의 대가들을 만나보자, 서울 전시 3편 / 사진 = 국립현대미술관

'김구림'은 실험미술의 선구자인 김구림의 예술 세계를 조명하는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는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매체, 장르, 주제를 넘나들며 예술의 최전선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해 온 작가의 전위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비디오 아트, 설치, 판화, 퍼포먼스, 회화 등 미술의 범주를 넘어 무용, 연극, 영화,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 온 작가를 입체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한국 현대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김구림의 작품을 설명하거나 깊이 있게 경험할 기회는 충분치 않았다. 그렇기에 이번 전시를 통해 김구림의 미술사적 성과를 재확인하고, 현재진행형 작가로서 오늘날 그의 행보를 살펴보고자 한다. 

전시는 1960년대 초 한국전쟁 이후 실존적인 문제에 매달리며 제작한 초기 회화, 1960-70년대 한국 실험미술의 중심에서 발표했던 퍼포먼스와 설치, 1980년대 중반부터 지속하는 '음과 양' 시리즈 등을 고루 소개한다. 또한 김구림 작가의 동시대적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대형 설치와 함께 영화, 무용, 음악, 연극을 한데 모은 공연을 새롭게 선보인다.

1950년대부터 이어진 김구림의 전방위적 활동과 거침없는 도전은 시대에 대한 반응이었고, 관습에 대한 저항이었던 바 그와 다른 시간대를 영위하는 이들이 단숨에 파악하기에는 어려운 낯선 영역일 것이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부분적으로 밖에 파악할 수밖에 없었던 김구림의 세계를 최대한 온전하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두게 됐다. 

1998년, 한국 화단의 대표적인 작가 천경자 화백은 시민과 후학들이 자신의 작품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94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60여년에 걸쳐 제작한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였다.

'김구림'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개최된다. 매주 월, 화, 목, 금, 일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며 매주 수, 금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주말 갈만한 곳] 한국 근현대 미술의 대가들을 만나보자, 서울 전시 3편 / 사진 = 서울시립미술관
[주말 갈만한 곳] 한국 근현대 미술의 대가들을 만나보자, 서울 전시 3편 / 사진 = 서울시립미술관

“내 그림들이 흩어지지 않고 시민들에게 영원히 남겨지길 바란다.”
 
한국화의 채색화 분야에서 독자적인 화풍을 이루어 온 작가의 독특한 작품세계와 그 기증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한 천경자 상설전시는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라는 이름으로 2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는 꿈과 사랑, 환상에서 비롯된 정한(情恨)어린 스스로의 모습을 끊임없이 작품에 투영하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은유한다. “그것이 사람의 모습이거나 동식물로 표현되거나 상관없이, 그림은 나의 분신”이라고 말하는 천경자 화백의 작품세계는 마치 자신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전시는 이처럼 자전적인 성격을 가지는 작가의 작품 전반에 대한 자기고백적 측면에서 접근하여,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 ‘환상의 드라마’, ‘영혼의 여행자’, ‘자유로운 여자’라는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하였다. 다채로운 이야기로 구성된 이번 전시를 통해 천경자 화백의 작품 기증이 지닌 참뜻이 다시 한번 빛나길 바라며, 앞으로도 지속적 연구를 통해 다각도로 재조명될 천경자 상설전시에 대한 관람객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을 기대한다.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상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개최된다/ 매주 화, 수, 목,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가능하며, 토요일 및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press@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