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터 재계까지… 韓 '하나로 뭉친 계기'
유치 과정 서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신시장 개척 기회 얻어

[2030부산엑스포] "졌지만 잘 싸웠다"… 실패가 남긴 의미 있는 성과들 / 사진 = 연합뉴스
[2030부산엑스포] "졌지만 잘 싸웠다"… 실패가 남긴 의미 있는 성과들 / 사진 = 연합뉴스

[문화뉴스 김경은 기자] 부산 엑스포의 꿈은 결국 좌절됐지만 우리는 값진 성과를 얻었다.

지난 28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는 국제박람회기구(BIE) 173차 총회에서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에는 BIE 182개 회원국 중 165개국이 참여했으나, 대한민국의 부산은 이중 29표를 획득하며 최종 2위에 그쳤다.

투표 직전 최종 프리젠테이션에서는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인 한덕수 국무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한 박형준 부산시장,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나승연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대사 등이 연사로 참여했다.

실제로 대통령실을 비롯한 정부는 2차 투표에서 사우디를 상대로 역전승을 기대하며 이를 공략한 유치 활동을 펼쳐왔다. 하지만 1차 투표에서 리야드가 72.12%의 득표율을 기록해 결선 투표는 이뤄지지 않았다. 1차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득표한 국가가 없을 경우에만 2차 투표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요인으로는 사우디가 과시한 '오일머니'의 위력이 가장 큰 요인으로 언급되고 있다. 앞서 사우디는 리야드에 복합문화지구와 최첨단 도심철도망 등을 구축하는 등 엑스포 개최에 10조원 이상을 쓰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더하여 저개발 국가에 원조기금 지원도 약속하며 개도국의 표심을 획득한 걸로 판단된다.

이어 우리가 너무 늦게 출사표를 던졌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실제로 대한민국 부산은 가장 먼저 2030 세계박람회 유치 의향을 밝혔으나, 유치전에는 1년 늦게 뛰어들었다. 사우디에 반해 종교적 기반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없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비록 18개월 간 펼쳐진 유치전이 실제 유치권 획득으로 이어지진 못했지만 유치 과정동안 함께한 정부와 재계, 부산 시민들의 노력은 그야말로 '원팀'이었다.

정부 인사들은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직접 파리에 방문해 마지막까지 교섭을 펼쳤다. 민간 기업 역시 여러 국가 총수들과 접촉하며 부산에 대한 지지 확보와 홍보를 위해 노력했다. 부산시 범시민유치위원회 또한 파리 시내 주요 명소에 다양한 체험 행사를 진행하는 등 홍보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계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실패에 유감을 드러내면서도 유치 과정에서 한국의 저력을 세계에 보여준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한국경제인연합회는 공식 논평을 통해 "전 국가적 노력과 염원에도 불구하고 2030년 부산 세계박람회 유치가 좌절된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비록 이번에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준비 과정에서 정부는 물론 경제계, 국민 모두가 원팀이 돼 보여준 노력과 열정은 대한민국이 하나로 뭉치게 된 계기가 됐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어 "엑스포 유치 노력 과정에서 이뤄진 전 세계 다양한 국가들과의 교류 역시, 향후 한국 경제의 신시장 개척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엑스포 유치를 위한 노력과 경험은 앞으로 대한민국이 아시아의 리더를 넘어 글로벌 리딩국가로 나아가는 데 밑거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이라고 밝혀 앞으로의 비전을 제시했다.

이번 유치전에서는 아쉽게 고배를 마셨지만 유치 과정에서 우리 정부의 총력 외교 경험은 큰 자산으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유치 과정은 태평양 도서국이나 아프리카 국가 등 그동안 교류가 많지 않았던 중립 성향 국가를 상대할 수 있는 기회였다. 해당 국가들을 상대로 득표전에 나서면서 정부의 외교력은 자연스럽게 확대됐다.

정부는 이번 엑스포 유치전을 통해 새로운 외교적 자산을 얻었다고 평가하며, 다음 엑스포인 2035 세계박람회 도전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지난 28일 투표에서 유력후보로 거론되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가 119표를 획득하며 2030 세계박람회 개최권을 최종 획득하였다.

문화뉴스 / 김경은 기자 press@mhns.co.kr

주요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