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작동되지 않았다… 차량 결함 주장
차량 제조사 측, 급발진 사례 확인된 바 없어

설운도, '급발진 의심 사고' 심경 최초 고백… "명백한 간접 살인" / 사진 = JTBC '한블리-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캡처
설운도, '급발진 의심 사고' 심경 최초 고백… "명백한 간접 살인" / 사진 = JTBC '한블리-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 캡처

[문화뉴스 김경은 기자] 가수 설운도가 지난 10월 겪었던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해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지난 5일 방송된 JTBC '한블리-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에는 설운도와 그의 부인이 출연해 해당 사고는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이라고 주장했다. 

설운도 부부는 지난 10월 25일 뒷자리에 아들을 태운 채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인근의 한 골목을 지나고 있었다. 시간은 오후 8시 30분경이었으며, 운전은 아내인 이수진 씨가 맡았다.  

이때 차량이 갑자기 굉음을 내며 골목길을 약 120m가량 질주했다. 중간에 택시와  속도는 줄어들지 않았고, 차량은 이후 식당으로 돌진하고 나서야 정차했다. 해당 사고로 10명이 다쳤다.

조수석에 타고 있던 설운도는 사고 당시를 회상하며 "차가 윙 소리를 내길래 '브레이크! 브레이크'라고 소리쳤다. 집사람이 '안 들어! 안 들어'라더라. 차가 굉음을 내면서 날아가는 속도가 총알 같았다"고 전했다. 설운도 아내 이 씨 역시 "순간 제트기가 날아가는 것 같이 차가 움직였다"고 밝혔다.

또한 이 씨는 브레이크 역시 말을 듣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1984년도부터 사고 장소에 살았다. 솔직히 그 길은 눈을 감고도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다. 스피드 낼 이유도 없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고 전했다. 이어 "보통 때 브레이크 밟으면 느낌이 있는데, 사고 때는 딱딱하고 안 듣는다는 느낌이 100%였다"고 주장했다.

피해 택시를 운전한 기사는 급발진을 의심했다. 14년 전 자동차 관련 일을 했다고 밝힌 그는 "저는 서행으로 주행하고 있었는데 차가 날라오더라. 사고 나자마자 급발진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딱 들었다. 일반적이지 않은 소리, 쇳소리가 들렸다"고 전했다.

설운도 역시 급발진으로 인한 사고를 주장했다. 사고 직전 브레이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으며, 굉음과 함께 RPM이 순간적으로 올라갔다는 입장이다. 또한 지난해 7월 출고한 차량임에도 에어백이 터지지 않은 점, AEB (자동 긴급 제동장치) 역시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는 명백한 '간접 살인'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교통사고 이후로 트라우마가 장난 아니다. 정신적인 고통은 치료가 안 된다"며 "차를 타면 겁이 난다. 공포가 확 밀려온다. 아내는 세탁기 소리만 커도 깜짝 놀란다"고 사고 후유증에 대해 토로했다.

또한 "병원에 입원해 계신 분들의 빠른 쾌유를 바라고, 피해 본 분들께도 너무 죄송하다"며 "급발진으로 많은 분이 피해를 봤을 텐데, 억울함을 호소할 곳도 없다. 법은 회사 측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99.9%던데 보통 문제가 아니다. 약자가 피해를 보는 사회는 근절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해당 사고와 관련해 한문철 변호사는 "국과수 감정 결과와 EDR(사고기록장치) 자료가 나오면 객관적으로 상황과 일치하는지 모순되는지를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에어백이 터지지 않은 것도 말이 안 된다"며 "시속 7km/h 이상이면 AEB 시스템이 작동된다고 한다. 근데 왜 택시 앞에선 작동이 안 됐을까"라며 의문을 드러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역시 "정상적인 사람이 골목길에서 급가속 후 약 10초 동안 달렸다는 건 운전자 실수보다는 자동차 결함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며 전자 제어 장치 오동작으로 인한 사고는 자동차의 급발진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설운도 사건과 관련해 차량 제조사 측은 "차량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국과수로 넘어가서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면서 "당사에선 차량 결함으로 인한 급발진 사례는 확인된 바 없다"고 입장을 전했다.

문화뉴스 / 김경은 기자 press@mhns.co.k

주요기사
방송 최신기사

 
저작권자 © 문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