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경기침체 장기화 등 악재 지속...수요 위축으로 주력 사업 고전
2등 기업의 기술력 추격...'초격차' 위기 대응 전략 필요성 대두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문화뉴스 최은서 기자] 삼성전자가 14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하여 2024년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위기 대응 전략 및 미래 먹거리 발굴 전략을 논의한다.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는 주요 경영진 및 임원과 해외 법인장, 개발 책임자 등이 참석한다. 회의에 앞서 삼성전자는 경영진 및 인사, 조직 개편, 보직인사를 마무리하며 그룹 전열을 가다듬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4일 디바이스 경험(DX)부문 전사와 모바일 경험(MX)사업부를 시작으로 15일에는 영상디스플레이(VD)와 생활가전사업부가, 19일에는 반도체(DS)부문이 회의를 진행한다. 

미·중 갈등과 경기침체 장기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삼성전자 TV·가전, 스마트폰, 반도체 등 주력 사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또, 국내외 후발주자 경쟁사들이 빠른 속도로 기술력을 쫓아오며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이 위기에 직면했다. 삼성전자는 그간 2등과 압도적인 기술 차이로 시장 우위를 점하는 '초격차' 전략을 추구해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글로벌 1위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가전, 디스플레이 등 전반적인 사업 부문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냈다. 그러나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을 바짝 쫓아오고 있으며, 스마트폰 제조도 중국과 기술 격차가 좁혀졌다. 최근에는 인공지능 수요가 계속 늘며 디바이스 탑재 및 신기술 개발도 요구받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위협에 대한 발 빠른 대처 방안과 '초격차'를 유지할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사업 부문별 위기를 타개할 강도 높은 쇄신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연합뉴스

인공지능 산업에 필수적으로 필요한 최신 D램에 관해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우위의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업계 순위에 지각변동이 나타났다. 현재 업계에서는 차세대 D램 시장의 리더는 삼성전자가 아닌 SK하이닉스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는 올해 1~3분기에 누적적자 12조 6900억원을 기록했다. D램의 시장 점유율은 아직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의 성장으로 격차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삼성전자의 D램 시장 점유율은 1분기 42.8%에서 3분기에는 39.4%로 하락했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D램 시장에서 34.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전 분기 9.5%p에서 4.5%p까지 줄인 수치이다. 낸드 플래시 메모리 점유율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이에 11.2%p의 차이가 났지만, 그 차이 역시 전 분기 13.7%p보다 좁혀졌다. 메모리 반도체의 시장점유율 1위 유지하기 위한 대응 전략이 필요한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 TSMC와의 시장점유율 격차를 좁혀야 하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부문도 강도 높은 대비책이 주문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고조되는 미·중 반도체 갈등으로 중국 공장 팹에 대한 장비반입 규제 변수와 일부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중국 출구전략에 대한 논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DX부문은 경제 침제로 인한 가전과 TV 등 수요 위축 속에서 LG전자와의 생활가전 경쟁에서 우위를 노려야 하는 상황이다. MX부문에서 스마트폰은 전 세계 출하량 1위를 유지하지만, 고가형 제품에서 애플이 1등을 차지하며 고급 이미지는 가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70~80%는 중저가 제품으로 중국의 최신 스마트폰에 지위를 뺏길 위험이 높다. 

최근, 조직개편으로 '미래사업기획단'을 신설한 만큼 신사업 영역을 발굴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각 분야별 2등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으며 대내외적으로 경영 환경을 악화시킬 요소가 상당하다”며 “위기 대응 전략을 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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