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배우상, 작품상에 김시은과 '다음 소희'
감독상에 '거미집' 김지운 감독
정지영 감독에게 '특별공로상' 돌아가

사진=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제공
사진=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제공

[문화뉴스 이유민 기자] 2023년을 빛낸 한국영화들을 위한 상이 여러 제작자와 출연자에게 돌아갔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가 지난 5일 제10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 수상작 및 수상자를 발표했다. 행사는 오는 15일 저녁 6시부터 명필름 아트센터에서 개최되며 사회는 이혜은 배우가 맡는다.

작품상은 '다음 소희', 감독상은 '거미집'의 김지운 감독, 각본상은 '올빼미'의 현규리 작가와 안태진 감독이 받게 됐다. 여우주연상은 '잠'의 정유미, 남우주연상은 '30일'의 강하늘, 특별공로상은 '소년들' 등을 연출한 정지영 감독이 수상한다.

작품상의 '다음 소희'는 자본주의 사회의 슬픈 자화상을 담은 영화다. 한 여고생의 곡절 깊은, 짧은 삶이 스크린에 비춰졌다. 영화의 전반부는 여고생 '소희'(김시은), 후반부는 '형사'(배두나)를 중심으로 사회 곳곳의 일그러진 속내를 각기 달리 들여다보는 시선이 돋보였다. 각지의 많은 '소희'들이 언제든 잇따를 수밖에 없는 사회 전반의 구조적인 형태와 만성적인 행태를 심도 있게 조명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감독상을 수상한 '거미집'은 영화관객을 향한 우화를 그려냈다. 영화에선 뒤늦게 결말을 바꾸려는 감독, 그와 생각이 다른 배우들과 제작자, 검열의 칼을 대려는 정부의 입장이 엇갈린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작품을 통해 영화에 대한 영화를 블랙코미디 장르로 극화하는 데 성공했다. 동시에 '거미집' 속이 일이 비단 과거만의 일이겠냐고 질문하는 작품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각본상의 '올빼미'는 조선 최대 궁중 비사를 다뤘다. 조선의 16대왕 인조와 소현세자, 그리고 '주맹증' 침술사를 중심으로 역사적 사실에 영화적 상상력을 가미한 드라마를 흥미롭고 의미심장하게 구성했다. '팩션영화'의 모범사례를 보여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영화 '잠' 스틸컷. / 사진=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제공
영화 '잠' 스틸컷. / 사진=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제공

신인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가져간 '잠'은 몽유병 소재 스릴러다. 정유미는 점점 기괴해지는 남편의 몽유병 증세에 시달리는 아내의 불안과 공포와 사투를 섬세하게 펼쳐내며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결이 다른 '섬뜩함'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작품 '30일'은 로맨틱 코미디로, 강하늘이 수상했다. 강하늘은 이혼숙려기간 동안 온탕과 냉탕을 오가던 중 마침내 초심을 되찾기까지의 잇단 해프닝을 실감나게 그려냈다. 배우가 보여줄 수 있는 '겉바속촉' 연기를 선보였다.

남우조연상과 여우조연상은 '밀수'의 김종수와 고민시가 수상한다. 두 배우는 겉과 속이 다른 인간의 면면을 제각각 절절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종수는 세관 계장 역할을 맡았다. 양다리를 타던 그는 마침내는 양두구육의 탈을 벗고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일전을 벌이는 인물을 열연했다. 고민시는 화류계 여성으로 아픔을 삭이면서 어떻게든 한밑천을 잡으려고 아둥바둥 곡절을 치르는 인물을 배우의 방식으로 풀어나갔다.

촬영과 미술, 음악상은 '거미집'에게 돌아갔다. 각각 김지용, 정이진, 모그가 수상할 예정이다. 조명상은 '더문'의 황순욱, 편집 및 음향상은 '올빼미'의 김선민과 박용기, 기술상은 '콘크리트 유토피아'의 은재현이 받는다.

신인배우상은 '다음 소희'의 김시은이 수상의 영광을 안는다. 김시은은 올해 개봉한 다른 영화 '너와 나'에서도 섬세하고 영민한 연기력을 펼치며 주목받았다.

특별공로상을 수상한 정지영 감독은 올해 감독 데뷔 40주년을 맞았다.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로 데뷔해 '거리의 악사', '부러진 화살', '남영동1985' 등에 이어 올해 '소년들'을 내놓은 베테랑 영화감독이다. 그는 지난 10월에 열린 런던아시아영화제에서도 평생공로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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