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처럼 오너 리스크로 확산되지는 않을지 우려

사각형 안의 글을 거꾸로 읽으면 '멸공'이 된다. / 사진 = 전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사각형 안의 글을 거꾸로 읽으면 '멸공'이 된다. / 사진 = 전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캡처

[문화뉴스 최병삼 기자] 지난 22년 '멸공' 관련 발언을 하며 결국 사과문도 게재했던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또 '멸공'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지난 22년 1월 정용진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에 숙취해소제 사진과 "#멸공" 해시태그를 달린 게시물을 올렸으나 폭력 선동으로 삭제됐다. 이에 그는 삭제 이유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며 중국과 관련된 게시물을 추가로 올렸다. 

이는 인터넷상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고, 정 부회장은 자신의 '#멸공' 해시태그가 북한을 향한 것이며 중국과는 무관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다양한 비판을 받았다.

그는 당시 "사업하면서 북한 때문에 외국에서 돈 빌릴 때 이자도 더 줘야 하고 미사일 쏘면 투자도 다 빠져나가더라, 어떤 분야는 우리나라와 일본만 보험 할증이 있는데 이유가 전쟁위험과 지진위험 때문이다"라며 이어 "멸공은 누구한테는 정치지만 나한테는 현실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발언에도 불구하고 정용진 부회장은 계열사 주가 하락, 소비자 불매운동 조짐 및 이마트 노조의 비판에 결국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 후로도 정 부회장은 SNS에서 '멸공'을 연상시키는 문구를 여러 차례 게시했다. 최근에는 '멸균', '박멸' 등의 단어와 함께 거꾸로 읽으면 '멸공'이 되는 게시물을 올려 논란이 재점화되었다. 

정 부회장의 이러한 행동은 그의 개인적 신념과 정치적 입장을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으나, 기업의 글로벌 이미지와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대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멸공'이라는 단어는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으며, 정용진 부회장 같은 고위 인사의 발언이 중국 관광객들 사이에서 부정적으로 확산될 경우 신세계그룹의 매출과 더불어 외교적으로도 문제가 번질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22년 전국이마트노동조합은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것은 자유이나 그 여파가 수만 명의 신세계, 이마트 직원들과 그 가족들에게도 미치는 것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본인 스스로 기업인이라 한다면, 이제 그 경계를 분명히 하고 그간 사업가로서의 걸어온 발자취를 한번 돌아봐야 한다"라며 정 회장에게 당부의 말을 올리기도 했다.

22일 신세계그룹의 주가는 주당 158,200원으로 지난달 대비 11.12%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용진 부회장의 SNS 행보가 자칫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처럼 오너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을지 걱정된다.

한편, 정 부회장은 지난 9월 KBO 경기의 오심 판정에 항의하기 위해 직접 KBO 사무국을 방문하는 등의 행동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는 신세계그룹이 실적 부진으로 인해 파격 인사를 단행한 시기와 맞물려 일부 누리꾼은 "대기업의 경영자가 신문 스포츠면에 뜨는 것이 맞느냐"며 "경영에 진정성을 갖고 임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비판한 바 있었다. 

문화뉴스 / 최병삼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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